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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관찰] 미국에 고개숙인 시진핑, “더이상 대만 정복 전쟁 않겠다!” 선언 -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독립반대’ 의사표명 요청한 시진핑 - 시진핑은 외교정책의 대전환 꿈꾸는가? - 시진핑의 대만정책 변화는 시대적 요구
  • 기사등록 2025-10-02 11:4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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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독립반대’ 의사표명 요청한 시진핑]


대만 정복 야욕을 여과없이 드러내 보이던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만 독립을 반대해 줄 것”을 간곡하게 요청하고 나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는 시진핑의 중국이 외교노선을 극적으로 전환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또한 일련의 늑대전사 외교 포기 정책들과 맞물려 결국 중국이 미국에게 고개를 숙이면서 타협적 외교를 추구하려 한다는 분석까지 나온다.



블룸버그통신은 30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미국의 대만정책에 ‘독립 반대’라는 명시적 구절을 넣어달라고 촉구하고 있다”면서 “이는 중국에 있어 중대한 외교적 전환점으로 평가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물론 시진핑의 이러한 요청에 대해 미국에 더 강경하게 대응하려는 시진핑의 의도를 드러낸다고 해석할 수도 있지만, ‘대만 독립 반대’라는 표현은 역으로 중국의 ‘대만 정복전쟁 포기’라는 뜻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진핑의 이번 발언이 주목된다고 할 것이다. 다시말해 미국의 대만정책에서 대만이 중국 영토라는 사실을 인정한다면 중국은 더 이상 대만을 무력으로 공격해 정복할 뜻을 펼치지 않을 것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와 관련해 “미국과 대만의 관계를 규정하는 언어는 오랫동안 민감한 주제였다”면서 “지난 2월, 국무부가 웹사이트에서 미국이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갑자기 삭제하자, 중국은 워싱턴에 ‘잘못을 바로잡을 것’을 재빨리 촉구했다”고 짚었다. 이에 앞서 바이든 행정부도 2022년 5월 해당 문구를 삭제했지만, 중국 당국의 강력한 항의로 다시 복원한 바 있다.


눈여겨볼 점은 지난 조 바이든 정부때는 외교 경로를 통해 ‘대만독립 반대 삭제’에 대해 항의를 해 왔지만 이번에는 시진핑 주석이 직접 나서 ‘대만독립 반대’ 문구 삭제를 복원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점이다.


[시진핑은 외교정책의 대전환 꿈꾸는가?]


이는 크게 두 가지로 해석할 수가 있다. 첫째는 10월 하순에 열리는 4중전회를 앞두고 대만 독립 문제가 주요 이슈로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함일 가능성이 있다. 사실 시진핑은 대만 정복을 자신의 중국몽 가운데 최우선 과제로 두고 있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 2기 접어들면서 대만 문제에 대한 이슈가 다시 부상하는 것 자체를 시진핑은 두려워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요한 것은 항상 외교라는 것 자체가 주고받는 것이 있어야 하는데 시진핑의 요구대로 국무부의 대만 정책 가이드라인에서 ‘대만독립 반대’ 문구를 삽입해 준다면 중국은 무슨 양보를 해 줄 것인가의 여부다. 여기서 가장 크게 떠오르는 것이 중국 역시 대만 정복을 더 이상 꿈꾸지 않겠다는 것일 게다. 다시말해 전쟁을 통한 대만 정복은 포기할 수도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면 시진핑은 과연 트럼프에게 그러한 통큰 양보를 할 수 있을지 두고봐야 한다. 어쩌면 사실상 미국의 외교정책이 대중국 봉쇄로 집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한다는 것은 자살과 마찬가지다. 대만을 중국이 실제로 공격한다면 중국 역시 멸망할 수도 있다는 엄청난 도박을 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미국과 중국이 윈윈하는 차원에서 미국은 ‘대만독립 반대’를 명시적으로 천명하고, 중국은 더 이상 대만을 정복하려는 전쟁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협약을 맺자는 것이다.


두 번째는 미중간에 외교정책의 대전환을 노린 시진핑의 카드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는 자신에 대한 재신임이라 할 수 있는 4중전회가 코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중국 공산당 지도부로부터 강력한 지도자로서의 이미지를 만드는 데, 또한 어려운 경제여건을 다시 살릴 수 있는 지도자로 이미지 메이킹을 하는 데 있어 미중관계의 회복이 절대적 과제라는 점을 시진핑은 절실히 인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러한 흐름을 읽을 수 있는 것이 리창(李强) 총리가 미국의 뉴욕을 방문한 자리에서 행했던 연설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26일, “중국의 리창 총리가 미국 기업 임원과 학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두 나라는 다투지만 궁극적으로 서로에게 필요한 부부와 같다’는 은유적 표현을 했다”면서 “부부 사이에는 의견 차이가 있지만 여전히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게 되는데 미중관계도 이와 같아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사실 ‘미중관계 부부론’은 지난 2013년 당시 중국 공산당 부총리였던 왕양(汪洋)이 중미 경제 대화에서 즉흥 연설을 통해 “중미 경제 관계는 부부와 비슷하다. 우리는 같은 지구에 살고 있고, 당신은 내 안에, 나는 당신 안에 있다”면서 “비록 서로 다른 주장과 의견 차이가 있지만, 우리는 서로에 대한 이해를 넓히고, 상호 신뢰를 강화하며, 삶의 공통 기반을 다져야 한다”라고 말한 데서 기인한다. 당시 시진핑 주석은 막 취임했고, 왕양은 부총리가 된 직후였으며, 첫 중미 경제 대화를 주최하고 있었다.


왕양의 즉흥적인 미중간 ‘부부’ 이론은 당시 매우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왔고, 회의에 참석한 미국 대표들은 폭소를 터뜨렸다. 물론 왕양의 이 발언에 대해 미국에서는 호평을 했지만 중국내에서는 강한 반발에 부딪치기도 했다. 왕양의 부부 이론에 의거하면 미국이 남편이고 중국은 아내라고 해석할 수 있어서다. 그래서 공산당 내에서 중국을 주부라고 묘사한 것은 중국의 국제적 이미지를 손상시키는 것이라는 비판이 나왔던 것이다.


그래서 왕양은 더 이상 미중관계를 부부관계로 비유하지 않았고, 왕양 이후의 중국 관료들도 이러한 표현을 사용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러한 내막을 다 알고 있는 리창 총리가 또다시 미중간 관계를 부부로 표현한 것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만큼 이례적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이러한 표현을 시진핑 주석이 사용하도록 허락했을리도 없고 리창이 시진핑에게 그렇게 말하겠다고 통보하지도 않았을 것이다. 그런데도 리창은 왜 ‘미중 부부관계’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일까? 특히 왕양은 시진핑 주석이 그렇게 좋아하는 인물은 아니다. 오히려 정적에 가깝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런데도 리창이 왜 왕양의 표현을 이 시점에서 불러내 ‘미중 부부관계’ 카드를 꺼내들었을까?


여기에는 두 가지 해석이 있다. 우선적으로 중국은 미국과의 외교관계를 부부간 같이 다시 긍정적으로 회복하기를 원한다는 것을 드러내 보인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그만큼 미중간 외교의 대전환이 지금 필요한 시점이라고 리창은 판단하고 있다는 뜻이다. 지금 상황에서 미중간 갈등을 해소하지 읺고는 중국 경제가 살아날 수 없기 때문이다.


두 번째는 리창이 왕양의 현재 정치적 스테이터스(status)를 은연중에 드러낸 것이라는 해석도 가능하다. 이미 중국 내부에선 시진핑 이후의 정치적 리더로 왕양을 손꼽는 이들이 많다. 다시말해 ‘포스트 시진핑’으로 떠오르는 인물이 왕양이라는 설명이다.


어찌되었건 리창 총리는 지금 미중관계의 대전환을 요구하고 있다고 봐야 할 것이다. 그 길만이 중국을 살리는 길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런 차원에서 왕양의 이론을 들먹인 리창 총리의 미국 방문 의의를 찾을 수가 있을 것이다.


[시진핑의 대만정책 변화는 시대적 요구]


지난 30일 저녁, 시진핑 주석은 중화인민공화국 76주년 기념 만찬을 주재했다. 시진핑 주석은 평소와 마찬가지로 국가 발전 방향, 홍콩과 마카오 발전, 그리고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지침을 제시했다. 물론 올해 대만 관련 연설은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작년과 비교했을 때 ‘대만의 독립과 분리주의 활동에 단호히 반대한다’는 내용이 강조되었고 또한 ‘외부 간섭 반대’도 돋보이는 부분이었다.


그런데 시진핑의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5주년이었던 지난해 연설과 비교해 보면, 대만 관련 정책이 ‘통일 추진’에서 ‘반독립’으로 전환했음을 분명히 확인할 수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대만에 대한 시진핑의 생각이 근본적으로 바뀌었다고 보지는 않는다. 당연히 대만은 통일해야 할 대상이기는 하지만 현재의 중국 상황이 무력을 행사해 이를 실현시키기에는 난관이 너무나 많다고 판단해 군사적 통일전략이 아닌 대만의 외교적 고립과 대만 내부 혼란 조성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사실 이미 알려진 바와 같이 시진핑은 2027년 대만 통일이라는 명제를 이제까지 한번도 놓아본 적이 없다. 지난 2022년에도 시진핑 주석은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연설에서 대만 문제를 거듭 언급하며 “무력 사용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지난 2023년 당시 CIA 윌리엄 조셉 번스는 “시진핑 주석이 2027년까지 대만 통일을 위한 무력 사용을 준비하라고 인민해방군에 명령했다”고 여러 차례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금 중국의 현실은 결코 무력사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어버렸다. 경기 침체가 대만 무력통일보다 더 중요한 아젠다가 되어버렸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진핑이 꿈꾸는 대만 통일전쟁은 앞으로 기약없이 미뤄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 말은 결국 시진핑의 외교노선이 지금 외통수에 몰려 있다고 볼 수 있다. 다시말해 미국과의 화해, 그리고 미국의 도움을 받는 전략이 아니고서는 중국 경제가 회생할 수 없어서다. 그러니 시진핑의 코도 납작 낮아질 수밖에 없는 것이고,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에게 읍소할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되어 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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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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