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가장 역동적 도시 상하이, 전례없는 도전에 직면]
한국인들이 가장 많이 찾는 중국의 역동적 도시이자 경제수도인 상하이가 황량하다 할 정도로 몰락하고 있다. 한때의 번영했던 그 모습은 날이 갈수록 시들해져 가고 있고, 심지어 도시의 빈곤화가 이루어지면서 국유기업들까지 흔들거리고 있다. 그러니 집값까지 추락하는 것은 당연하다. 도대체 중국 최고의 도시라고 일컫던 상하이는 어쩌다가 이 지경이 되었을까?
대기원시보는 23일, “최근 몇 년 동안 중국 경제가 계속 침체되면서 국제적인 대도시 상하이의 번영했던 분위기가 희미해지고 있다”면서 “텅 빈 거리와 골목길, 대규모 기업 해고 사태까지, 한때 중국 활력의 상징이었던 상하이는 전례 없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고 보도했다.
대기원시보는 이어 “점점 더 많은 주민들이 경제적 압박을 느끼고 있다”면서 “거리 전체가 폐쇄되고 있으며, 도심의 핵심 상업 지구에서도 과거의 활기 넘치는 분위기는 찾아보기 힘들다”고 짚었다.
실제로 블로거 ‘라오 왕’(老王)이 23일 공유한 영상을 보면 상하이가 지금 얼마나 어려운 상황에 빠져 있는지 금방 알 수 있다. ‘라오 왕’은 상하이 시민 여러 명이 텅 빈 쇼핑몰에서 줄지어 자고 있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또한 난징 서쪽 도로에서 촬영된 또 다른 영상에서도 사람들이 거리에서 자는 모습을 공개했다. 그만큼 도시가 슬럼가로 점점 변해가고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대기원시보는 “상하이의 가장 상징적인 관광 명소 중 하나인 예원성황묘(禮元城皇廟) 또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면서 “이 지역을 방문한 주민 송 씨는 유동 인구가 2019년 같은 기간에 비해 약 3분의 2 감소했다고 밝혔다”면서 “예전의 붐비던 모습은 아예 찾아 볼 수가 없고 심지어 점심시간에도 거리 전체 상점에 들어가는 손님이 거의 없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과거 유동 인구가 많았던 곳에서도 이제는 사람이 거의 눈에 띄지 않을 정도라는 것이다.
대기원 시보는 “또 다른 주민은 이 거리의 인기가 99%나 급락했다고 말했다”면서 “2년 전, 그는 상하이 창러루(上海長樂路)의 식당 앞에서 사람들이 먹고 맥주를 마시는 모습을 보았는데, 하지만 지금은 같은 자리에 아무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다보니 이젠 아무 것도 남지 않았다며 한탄했다”고 밝혔다.
대기원시보는 또한 “상하이의 많은 산업이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면서 “돈을 벌기가 어렵고, 모두가 어려움을 겪으면 소비는 자연스럽게 감소하기 시작하는데, 그러니 사업주들은 돈을 잃고 노점상들은 떼거지로 문을 닫고 있다”고 현실을 설명했다.
대기원시보는 “상하이의 가장 유명한 쇼핑가에서도 소비 침체는 여전히 뚜렷하게 나타난다”며 “무엇보다도 평소에는 번화했던 거리가 완전히 텅 비어 있으며, 사람들이 약간 있는 곳에서도 자세히 살펴보면 80~90%는 눈팅만 할 뿐 돈을 쓰지 않고, 심지어 상하이 기차역조차 퇴근 시간에는 텅 비어 있다”고 짚었다. 상하이 기차역은 몇 년전만 해도 출퇴근 시간은 물론이고 대낮에도 어깨를 부딪치며 다닐 정도로 번화했었다.
대기원시보는 “일부 주민들은 상하이의 외식업계는 물론이고 전국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한때 긴 줄이 늘어서 있던 유명 음식점들조차 이제는 창문에 ‘매장 세일’이라는 안내문을 달고 있다”면서 “한 여성 의류 매장 주인은 어제와 오늘 아예 가게 문을 열지 않았다면서 내년 임대료를 이미 선납한 것을 후회하고 있었다”고 짚었다. 그녀는 최근의 상황이 너무나도 어려운데, 이러한 절망의 시기가 언제까지 계속될 것인지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또다른 상하이의 한 주민은 “월급은 몇천 위안밖에 안 되는데, 대출금이 천문학적이에요. 인생이 끝난 것 같다”며 “요즘은 잠이 안온다”고 토로했다.
대기원시보는 “요즘 상하이의 많은 시민들이 경기 침체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면서 “평범한 사람들은 매달 열심히 일하지만 소득은 거의 없음에도 주택 담보 대출금과 자동차 할부금 상환에 대한 걱정이 덮쳐오고, 여기에 해고에 대한 우려까지 겹치면서 사실상 멘탈이 나가있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중국의 화려했던 시대는 끝났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여기저기서 “중국의 화려했던 시대는 이미 끝났다”는 자조섞인 한탄들이 터져 나온다. 이와 관련해 중국의 경제학자인 왕더페이(王德培)는 최근 온라인에 유포된 연설에서 “중국의 거리가 화려했던 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면서 “중국 최대 도시 상하이의 난징루(南京路)가 한때 가장 호화로운 거리였지만 이젠 난징루의 많은 개성 넘치는 상점과 유명 브랜드들이 문을 닫고 있다”고 밝혔다.
왕더페이는 그러면서 “이것이 경기 침체를 반영하는 것일 뿐만 아니라 소비 패턴의 변화와 비즈니스 모델 조정에 따른 불가피한 결과라고 생각한다”면서 “소비 패턴이 오프라인에서 온라인으로 전환되고 대형 쇼핑몰이 급증함에 따라 전통적인 거리 경제의 쇠퇴는 거의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그 화려했던 난징루가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시대가 되어가고 있다고 짚은 것이다.
[상하이의 거대기업들마저 해고, 경제난 심화 가속화]
이런 가운데 상하이의 미래를 더욱 어둡게 만드는 것은 상하이의 거대기업들마저 직원들을 해고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기원시보는 “소매 및 요식업계 외에도 상하이의 국유기업들도 압박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면서 “최근 상하이 신통지하철그룹(上海地鐵)이 갑자기 이른바 '인사구조 최적화 방안'을 내놓았는데, 첫 번째 방안에는 약 2,000명의 직원이 해고 대상으로 포함되었는데, 대부분이 50세 이상이었다는 사실이 폭로되었다”고 밝혔다.
대기원시보는 “상하이 지하철의 기존 직원들의 월급은 대부분 8,000위안에서 15,000위안 사이인 반면, 신입사원의 초봉은 4,000위안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면서 “상하이 지하철 2,000명 해고라는 소식은 아직 신통지하철그룹 측에서 확인하거나 공식 발표하지 않았지만, 온라인에서는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이라는 사실이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상하이의 경우, 다양한 지하철 시스템에 대한 2024년 연례 보고서에 따르면, 도시지하철의 수익성은 주로 정부 보조금에 의존하는데, 그 중 비중이 상당히 큰 부분이 바로 인건비다. 상하이의 전통적인 국영기업이 이 정도면 다른 기업들의 상황이 어떠할지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과거 같으면 지방정부의 수익, 특히 토지 판매 등을 통한 수익이 엄청났기 때문에 다른 부족 부분을 메꿀 수 있었지만 부동산 경기가 대폭 위축되면서 지방정부, 심지어 중국 제1의 경제도시라고 말하는 상하이마저도 적자 운영을 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직원 대거 해고로 그 결과가 나타나고 있다고 보면 된다.
대기원시보는 또한 “상하이건설그룹(上海建工)도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일부 직원들이 온라인에 해고 통지서를 게시하고 있다”면서 “상하이건설그룹의 올해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6.06% 감소했으며, 이에 따라 주주 귀속 순이익은 -1억 7,900만 위안을 기록했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상하이건설그룹 이사회 서기 리성(李誠)은 “건설 입찰 건수 감소와 수주 처리 속도 둔화로 인해 신규 계약, 공사 실적, 영업이익이 감소했다”면서 “더욱이, 부동산 및 투자 사업 부문의 실적이 기대치를 밑돌면서 전반적인 수익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대기원시보는 “상하이건설그룹은 연말까지 대규모 해고를 준비 중인데, 현재 직원 수는 1만 4천 명으로 아마도 8천 명 미만으로 줄일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대기원시보는 이어 “해고는 일괄적으로 진행될 예정이며, 일부 직원은 프로젝트가 완료되는 대로 해고될 예정”이라면서 “일부 직원은 이미 귀가 조치되었으며, 월 최저 임금인 2,690위안만 지급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상하이건설그룹은 대형 국유기업이자 상장기업이다. 중국을 대표하는 건설 기업 중 하나로, 국내외에서 수많은 대규모 인프라 및 랜드마크 건설 프로젝트를 수행해 왔으며,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의 감독을 받고 있다.
심지어 과거에는 출입국하는 사람들로 넘쳐나던 상하이 푸동공항(上海浦東機場)마저도 여객 수송량이 급감하면서 공항이 텅 비어 있다는 보도들까지 나오고 있다. 실제로 푸동 공항이 막대한 손실을 겪고 있으며 8천 명의 직원을 해고할 계획이라는 소문까지 나돌고 있다.
이에 대해 일부 누리꾼들은 “ 공항까지 이처럼 대규모 해고가 이어진다면 다른 산업의 전망은 더욱 비관적” 이라고 한탄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은 앞으로 일반적인 현상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대기원시보의 전망이었다.
[부동산 가격마저 대거 하락, “희망 둘 곳이 없다”]
이런 가운데 상하이의 부동산 가격마저 대거 하락하면서 이젠 희망을 둘 곳이 없다는 한탄이 쏟아져 나온다. 실제로 최근 자료에 따르면 베이징, 상하이, 선전 등 1선 도시의 중고 주택 가격은 모두 2016년 수준으로 하락했고, 광저우는 2017년 2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더 나아가 홍콩은 2015년 2월 수준으로 떨어졌다.
지난 9월 22일, 겔룽후이(格隆匯)는 웨이보 계정 ‘겔룽후이 그림 세계(格隆匯圖解天下)’에 관련 이미지와 데이터를 게시하며, “2025년 8월 베이징의 중고 주택 가격 지수가 293.4로 2016년 6월 수준으로 떨어졌으며, 최고치 437.4에서 32.9% 하락했다”면서 “상하이의 중고 주택 가격 지수는 255.0으로 2016년 2월 수준으로 추락했으며, 최고치 385.8에서 33.9%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중국의 1선도시들의 주택 가격들이 추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중국의 부동산 경기가 위축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문제는 중국 가계 자산의 70~80%가 바로 이 주택에 묶여 있는데, 가만히 있었는데도 자산이 이렇게 30~40%씩 사라져버리고 있다는 점에서 중국인들이 받는 심리적 충격은 이루 말할 수 없다 할 것이다.
그런데도 시진핑 주석은 물론이고 지도부들은 “중국 경제는 제대로 갈 길을 가고 있으며, 안정적 운영을 하고 있다”고 궤변을 늘어 놓는다. 이것이 국민은 안중에도 없는 중국 공산당 정권의 본질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