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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동상이몽의 북·중·러, “전체주의 삼각체제는 빛좋은 개살구!” - 중국, 러시아·북한과 단결 의지 보이나 분열 여전 - 중국, 외교적 세결집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력 증대가 목표 - 유마오춘, “트럼프, 시진핑-푸틴 가짜 우정 깨뜨릴 수 있어”
  • 기사등록 2025-09-09 04:2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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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러시아·북한과 단결 의지 보이나 분열 여전]


중국 전승절 행사로 전체주의 삼각체제가 미국과 정면 대결에 나섰다는 분석들이 한국내 언론 지면을 장식하고 있지만 이들 3국간 관계는 ‘빛 좋은 개살구’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겉으로 보기에는 푸틴과 김정은을 향한 시진핑의 포옹이 미국을 향해 강력한 메시지를 전달한 듯 보였지만, 그러한 관계는 현재로서 군사적 혹은 정치적 동맹 수준에 훨씬 못 미친다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중국의 시진핑 주석이 핵 강국인 러시아와 북한의 지도자들과 함께 화려한 행렬을 이루며 천안문 광장에서 국기를 흔드는 군중 사이로 대륙간 탄도 미사일이 굴러가는 모습은 국제 질서 재편의 새로운 국면을 알렸다”면서 “시진핑은 그동안과는 다르게 북한과 러시아 등을 향해 과감하게 관계를 강화하는 모양새를 보였는데, 두 나라 모두 서방의 제재를 받고 있지만 이들 국가들을 활용해 미국과의 갈등을 효과적으로 다스리려 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중국의 이러한 외교적 행동이 관계를 더욱 심화시키는 듯 보였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들의 관계가 유라시아대륙(세계에서 가장 부유하고 인구가 많은 지역)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군사적 혹은 정치적 동맹으로 나아가지는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해 칭화대학교 국제관계학과 탕샤오양 학과장은 “중국은 이 두 나라와의 협력에 매우 신중하다”면서 “서구에서 두 나라를 동맹국으로 묘사하는 것과는 달리, 중국은 같은 진영에 속하지 않으며, 특히 전쟁과 안보 문제에 대한 중국의 관점은 북한과 러시아가 가지고 있는 관점과 매우 다르다”고 평가했다. 특히 탕샤오양은 “중국은 국경 지역의 안정을 원한다는 점에서 북한과 러시아의 생각과 확연히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중국, 외교적 세결집을 통해 미국과의 협상력 증대가 목표]


카네기 차이나 싱크탱크의 수석 연구원인 통 자오도 “중국은 소위 격변의 축으로 여겨지는 것을 점점 더 조심스러워하고 있다”며 “미중 경쟁이 심화됨에 따라 중국은 미국이 동맹국을 소외하는 것과는 달리, 자국을 중심으로 우방국들을 결집시킬 수 있는 능력이 더 뛰어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9월 3일의 천안문 열병식은 중국의 군사력 증강을 통해 미국의 군사력에도 맞설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국내외에 과시하려 했다.


그러나 상하이 푸단대학교 국제문제연구소 소장인 신보 우(Xinbo Wu)는 이들과는 완전히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북중러 3국간 유대감에는 분명한 한계가 존재한다”면서 “러시아와 중국 모두 상대방이 개입하는 주요 분쟁에 개입하고 싶어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만약 대만 문제로 미국과 심각한 갈등이 발생한다면 러시아는 우리를 돕지 않을 것”이라면서 “우리는 좋은 친구이자 좋은 파트너이지만 그게 전부이며, 우리는 결코 동맹국이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실제로 중국 관리들은 베이징이 러시아에 무기를 보내지 않고, 우크라이나 영토에 대한 러시아의 주장을 인정하지 않으며, 북한의 분쟁 참여를 승인하지 않는다.


이와 관련해 WSJ은 “중국 군대는 우크라이나에서 서방 무기 체계에 대항한 러시아의 경험에서 교훈을 얻고 있으며, 일부 서방 관리들은 중국이 평양이 자체 무기고를 현대화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북한의 전쟁 참여를 암묵적으로 승인했다”면서 “이는 서방과의 다각적 전쟁이 발발할 경우 베이징에 잠재적인 이점이 될 수 있다”고 짚었다.


WSJ은 이와 관련해 “중국과 북한의 경제적 관계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러시아와 중국은 작년에 2,450억 달러 규모의 양자 무역을 이루었는데, 이는 수 년간의 급속한 성장 이후 올해 첫 7개월 동안 8% 감소한 수치”라면서 “러시아 수출의 거의 전부는 석유, 가스, 원자재로 구성되어 있으며, 중국은 러시아에 산업 생산품을 공급하는데, 여기에는 러시아 군사 산업에 필수적인 부품도 포함된다”고 설명했다.


WSJ은 “중국은 푸틴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동안 러시아 국민에 대한 비자 요건을 폐지할 것이라고 밝혔는데, 이는 대부분의 유럽 국가와 여러 아시아 국가에서 이미 시행 중인 자유화 조치로, 무역과 관광을 활성화하기 위한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도 이에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짚었다.


그러나 현실은 시진핑이나 푸틴이 생각하는 것처럼 굴러가지는 않는 듯 보인다. 한때 러시아 쇼핑객들로 북적였던 베이징의 리탄 쇼핑센터는 요즘 텅 비어 있다. 가죽 재킷과 코트를 파는 장둔 씨는 “전쟁 전에는 장사가 잘 됐는데, 러시아인들이 돈이 없어서 안 온다”며 “돈이 있어도 제재 때문에 꺼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중국 차(茶)를 도소매로 판매하는 한 가게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이후 매출이 절반으로 줄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현실에 대해 WSJ은 “베이징과 모스크바의 관계는 결코 공짜가 아니다”면서 “훨씬 더 중요한 기술 및 무역 공급원인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과의 중국 관계는 베이징이 러시아의 전쟁 노력을 지원하면서 악화되었다”고 짚었다.


실제로 칭화대학교 국제안보전략센터 소장인 다웨이는 “중국과 유럽의 관계가 이 전쟁의 인질로 잡혀 있는 것은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라면서 “이것은 중국이 원하지도 않고 지원하지도 않는 전쟁에 대한 대가”라고 잘라 말했다.


WSJ은 이와 관련해 “엄격하게 통제되는 중국 사회에서는 대부분의 정치적 문제에 대한 토론이 허용되지 않지만,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내전에 대한 다양한 견해는 여전히 관용되고 있으며, 일부 저명한 학자들은 키이우의 저항을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의 주요 전략가 중 한 명이자 인민대학의 저명한 교수인 스인홍은 “러시아와 북한이 세계 무대에서 모험적인 행동을 하기 때문에 베이징에 위험을 초래하고 있다”면서 “특히 중국이 경제적 역풍에 직면해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그러나 중국 지도부는 푸틴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패배하는 것은 중국에 이롭지 않다고 생각하며, 왕이 외교부장은 최근 유럽 측 협상단에게 이러한 생각을 표명했다. 그럼에도 중국이 러시아가 승리하여 우크라이나를 속국으로 만들고 우크라이나 너머 유럽의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푸틴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생각할지는 전혀 불분명하다. 사실 그렇게 흘러가는 것 자체를 중국은 원하지 않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스인홍 교수는 “러시아가 승리한다면, 전쟁 중인 지금보다 중국에 더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중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가 훨씬 낮아질 것이고, 트럼프 대통령 집권 후에도 공화당이 백악관을 지킨다면 러시아는 워싱턴과 화해할 가능성이 더 커질 것이고, 중국은 이를 걱정할 것”이라 진단했다. 결국 러시아의 전쟁 승리가 중국에게는 불이익을 가져다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이와 관련해 WSJ은 “트럼프가 러시아를 중국에서 분리시키려는 현재 시도는 푸틴이 백악관의 약속을 그다지 신뢰하지 않을 것이라는 계산 때문에 베이징에서 큰 반감을 불러일으키지 않는다”면서 “이는 많은 러시아 분석가들도 공유하는 견해”라고 짚었다.


WSJ은 이어 “지난 10년간 시진핑의 외교 정책은 대부분 약탈적인 식민 열강에 의해 중국이 분열되었던 ‘수모의 세기’의 유산을 극복하고자 하는 ‘국가 재건’ 계획에 기반해 왔다”면서 “대만에 대한 중국의 지배권을 회복하는 것이 그 핵심이기는 하지만 과거 식민주의의 유일한 주요 유산은 러시아가 인구 밀도가 낮은 러시아 극동 지역을 포함한 중국의 상당 부분을 합병한 것을 잊을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


이에 대해 WSJ은 “과거의 역사는 여전히 중국인들의 모스크바 관계에 대한 인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러시아는 청나라 시대에 중국에서 가장 큰 땅을 빼앗았는데, 현대사에서 굴욕의 시대에 중국은 주로 두 나라, 즉 러시아와 일본으로부터 고통을 겪었다”고 짚었다.


[유마오춘, “트럼프, 시진핑-푸틴 가짜 우정 깨뜨릴 수 있어”]


이와 관련해 전 미 국무부 중국 정책 전문가인 유마오춘은 5일 WSJ에 기고한 칼럼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의 푸틴 대통령과 중국 시진핑을 분열시키려는 것은 옳은 전략”이라 주장하며 “러시아-중국-북한 축은 지나치게 과장되었으며 환상에 불과하다”고 짚었다.


유마오춘은 이어 “모스크바는 영향력을, 베이징은 지배력을, 평양은 주목을 원한다”면서 “중러 두 나라의 단결은 공동의 전략에 기반하지만, 그 기저에는 상호 적대감과 시진핑의 재정적 지원이 깔려 있기 때문에 자금이 고갈된다면 그 환상은 무너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유마오춘은 또한 “시진핑은 푸틴, 김정은, 심지어는 시무룩한 인도까지 포함하는 거대한 반서방 동맹을 이끌고 있다고 세계가 믿게 만들고 싶어 하지만 중러 관계에는 명백한 균열이 있다”면서 “중국의 경제 규모는 러시아의 10배에 달하는데, 베이징은 중앙아시아에서 푸틴의 옛 동맹국들을 포섭하고 있어 분노를 사고 있다”고 짚었다. 실제로 베이징은 역사적으로 1992년 한국을 인정한 것부터 우크라이나에 대한 모호한 태도까지 친구를 버린 전력이 있다.


유마오춘은 이어 “푸틴과 김정은이라는 무자비한 전략가들과 달리 시진핑은 더 연약하고 의심이 많으며, 심지어 국내에서 ‘돈을 많이 쓰는 사람’이자 정권 몰락을 촉진하는 사람이라는 조롱을 받고 있는데, 트럼프는 이 문제의 진실을 알고 있다”면서 “푸틴, 시진핑, 김정은은 불신과 야망으로 분열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유마오춘은 “미국의 사명은 이러한 균열을 이용하는 것”이라며 “이들을 분열시키는 것은 가능할 뿐만 아니라, 베이징의 허황된 통합이라는 환상을 깨고 '인류 공동의 운명 공동체'를 통해 중국 공산당의 천년왕국적 패권 야망을 종식시키는 열쇠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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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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