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트럼프 'APEC 방한' 준비중…미중정상회담 논의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오는 10월 말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APEC과 중국의 4중전회가 맞물려 있어서 이번 미중정상회담 개최가 중국의 정치 풍향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CNN은 6일(현지시간) 오는 10월의 APEC에서 미중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보도하면서 “북한 김정은 위원장의 참석 가능성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회담 성사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 “투자 유치 확대를 포함한 경제협력 역시 트럼프 대통령 방한의 주요 목표로 보인다”고 전했다.
CNN은 이어 이날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 3명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과 참모진이 APEC 회의 참석을 위한 물밑 준비작업에 들어갔다”면서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APEC 기간 시 주석과의 양자 회담 가능성에 대해 진지한 논의가 이뤄져 왔지만 아직 구체적으로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덧붙였다.
CNN은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 방한시 시 주석 및 김정은과의 만남이 성사될 지가 초미의 관심사지만 김정은의 참석 여부가 불확실한 터라 미국 정부는 미중정상회담 성사에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이 중국 시진핑, 북한 김정은과의 관계가 미묘한 시기에 추진되고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전승절 열병식을 계기로 북·중·러 정상이 밀착하는 모습을 보이자 트루스소셜을 통해 불쾌감을 표시한 바 있다”고 짚었다.
물론 트럼프와 김정은과의 만남에 대해서는 아직도 물음표가 붙는다. 이에 대해 CNN은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 핵 협상을 하던 2019년에 김정은을 도청하기 위해 특수부대를 침투시켰다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이 작전에 대해 전혀 알지 못한다고 부인했고 북한은 아직 이 보도에 대해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대해서는 우리 채널이 7일, “美, 북핵협상 중 특수부대 北침투, 영화같은 '김정은 도청' 작전... 트럼프는 ‘몰랐다!’”는 제목의 정세분석(유튜브 3525회)를 통해 자세히 분석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백악관에서 이재명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서 가능하면 올해 김 위원장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자협의체인 APEC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대미 투자 확대에도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관세와 안보, 원자력협정 개정 등 한미 현안에 대한 후속 논의가 이뤄질지도 관심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관계자는 “논의 중인 한국 방문의 초점은 경제 협력”이라며 “무역과 안보, 민간 원자력 협력에 관한 논의도 포함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CNN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과 관련한 세부 사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지만 트럼프 행정부 관계자들은 이번 방한을 미국에 대한 투자 확보의 기회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사우디아라비아와 카타르, 아랍에미리트(UAE) 순방 때도 대미 투자에 초점을 맞춘 바 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역량 확보를 위해 한미원자력협정 개정을 추진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한미정상회담 후 브리핑에서 “원자력 협력에 대해서도 의미 있는 논의를 했으며 앞으로도 양국의 추가적 협의가 이어질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최대 관심사, 미중간 관세전쟁 타결될까?]
만약 트럼프-시진핑간 정상회담이 이루어진다면 가장 큰 관심사는 미중간 관세 갈등이 과연 타결될지, 또한 중국이 원하는 대로 결과가 안착될 수 있을지에 달려 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폴란드 대통령과의 오벌 오피스 회동에서 ‘그들 모두와 매우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 1~2주 안에 얼마나 좋은지 알게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암시는 워싱턴과 베이징이 서로 밀고 당기는 와중에 시진핑 주석과의 회동이 있을 가능성을 언급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의 무역 정책의 주요 타깃이다.
CNN은 이어 “미국과 중국 관계자들은 무역 협정을 놓고 유럽 양국의 최고 경제 자문위원들과 두 차례의 직접 회동을 포함한 일련의 협상을 진행해 왔다”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무역 전쟁이 가장 격렬했던 4월, 즉 미국이 중국 상품에 부과하는 관세가 최고치로 다시 치솟는 것을 연기해 왔으며, 협상이 계속되는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 상품에 대한 미국의 관세 인상이 4월 최고치로 다시 치솟는 것을 연기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4월에 중국 수입품에 145%의 관세를 부과했고, 중국은 미국 상품에 125%의 관세를 부과하며 보복했다. 이러한 관세는 지난달에 재개될 예정이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11월까지 높은 관세율을 일시 중단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또다른 관심사, 4중전회에는 어떠한 영향을 미치게 될까?]
트럼프-시진핑간 정상회담은 그동안 세계 정세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었지만 이번에 갖게 될 미중정상회담이 갖는 중요한 정치적 요인 때문에 많은 설왕설래가 있어온 것도 사실이었다. 특히 시진핑 입장에서는 미중정상회담을 10월말에 열게 된다면 최소 2027년 전국인민대표대회까지는 임기가 안정적으로 연장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적극적으로 준비해 온 것도 사실이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의 이러한 상황을 잘 알고 있었기에 미중정상회담을 두고 판단을 유보해 왔던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29일, 전 세계의 주요 언론들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국가주석 간의 미중정상회담 추진설에 대해 마치 곧 성사될 듯 보도했지만, 정작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그러한 뉴스들은 모두 가짜뉴스”라며 “정상회담 추진에 관심없다”고 말해 비상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여기서 핵심은 트럼프 대통령이 시진핑의 초청이 있었음에도 미중정상회담에 관심이 없다고 말했다는 점이다.
이와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소셜미디어인 ‘트루스소셜’에 “물론 내가 중국에 갈 수는 있지만, (그 경우) 시진핑 주석의 초청이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초청은 이미 있었다”면서 “그러나 나는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그런데 바로 이 시점에서 주목할 것은 트럼프 대통령 자신이 지난 7월 22일, 시 주석이 본인을 중국으로 초청했다면서 '그리 머지않은 미래'에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이 있다는 식으로 언급한 바 있었다는 점이다. 이러한 연속되는 발언에서 중요한 것은 분명 미중정상회담에 관련해 시진핑 주석측의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대해 확답을 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그러다가 급기야는 “시진핑 주석을 만나는 것에 대해 관심이 없다”면서 시진핑과의 거리두기에 나섰다고 볼 수 있다.
그런데 CNN의 미중정상회담 추진설 보도가 맞는다면 일단 미국측에서 판단했을 때, 지금 상황에서 시진핑과 정상회담을 갖는 것이 오히려 미국에 이익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시진핑 주석이 간곡하게 요청하는 정상회담을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인다면 오히려 시진핑의 양보를 많이 받아낼 수도 있다는 판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지금 미국의 모든 외교 정책의 정점에는 대 중국 압박이 있다. 미국 정부가 최근들어 시행하는 반도체 관련 정책이라든지 중국의 제2도련선을 무력화하기 위한 군사적 무기 배치 등이라든지 하는 모든 정책들이 결국은 중국 압박이라는 대전제에 귀결된다.
이런 상황에서 미중정상회담은 분명한 한계가 있다. 미국이 아무리 양보를 하려 해도 그동안 지켜온 대중압박 정책을 포기할 수는 없는 것이고, 동시에 우방국들을 압박해 대 중국 포위 정책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이러한 정치,경제적 압박외교를 흔들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반면 시진핑 중국 주석 입장에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는 것 자체가 중국의 정치 환경에서는 중요한 분기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미 많은 수익을 얻어 냈다고도 할 수 있다. 이런 측면에서 중국이 미국으로부터 얻어낼 수 있는 것들을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희토류 무기화 등은 상당히 포기하면서 대신 미국의 대 중국 관세를 중국측에 약간 유리하도록 조정하는 한도 내에서 소기의 전리품으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미중정상화담의 성사는 미국 입장에서는 국익을, 중국 입장에서는 시진핑의 정치적 안정을 확득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미중정상회담 성사는 중국 내 반 시진핑 세력에게는 상당한 좌절감과 함께 또 인고의 시간을 감내해야 하는 중대한 고비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