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중국관찰] 중국의 치부 그대로 드러낸 천안문 열병식, 권부의 권력투쟁은 숨길 수 없었다! - 열병식 의외의 인물이 총지휘, 군부 분열 드러내 - 분열된 당 원로, 원자바오는 참석, 후진타오는 불참 - 시험대에 오른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 “숨길 수 없는 두려움”
  • 기사등록 2025-09-04 04:37:35
기사수정



[열병식 의외의 인물이 총지휘, 군부 분열 드러내]


9월 3일 중국 베이징의 천안문 광장에서 진행된 항일전쟁 승전 기념일 군사퍼레이드가 성대하고 또 화려하게 진행되었지만 오히려 이날 열병식을 통해 중국 권부의 분열과 중국의 민낯을 그대로 드러내 보여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시진핑 국가주석은 10년 전과는 다르게 대만을 향한 통일 의지나 미국을 넘어서는 패권 욕심 역시 전혀 숨기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열병식을 통해 시진핑의 본심이 그대로 드러났다는 평가도 나온다.



영국의 BBC중문판은 3일(현지시간) “9월 3일 오전 9시,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기념일이자 세계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이 공식적으로 시작되었다”면서 “시진핑 주석은 연설 후 사열차에 탑승해, 중앙전구 공군 사령관 한성옌(韩胜延) 중장이 열병식 총사령관의 보고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사실 이날 열병식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부분 중 첫 번째는 누가 이 열병식의 총 지휘를 맡을 것이냐에 대한 것이었는데, 원래대로라면 중앙전구 사령관이 당연히 지휘를 해야 하나 공식적인 중앙전구사령관인 왕창(王强)은 현재 행방불명 상태라서 누가 이 자리를 대신할 것이냐에 관심이 모아졌다. 이 문제가 주목을 끈 것은 바로 군부의 분열과 갈등을 그대로 드러내 보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날 열병식에서 시진핑 군사주석이 군을 사열할 때 총사령관은 중앙전구의 공군사령관 한성옌(韩胜延) 중장이었다는 사실은 지금 군부의 혼란이 극에 달해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지금 군부가 가장 핵심적 지역 사령관인 중앙전구 사령관조차 결정하지 못하는 상태라는 것을 말해줌과 아울러 현직 중앙전구 사령관으로 되어 있는 왕창에 대한 처결 여부도 결정하지 못하고 구금만 하고 있다는 것 역시 중국 군부의 혼돈 상황을 그대로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결국 군사 퍼레이드는 화려하게 벌어졌지만 그 뒤에 숨겨져 있는 군부의 분열과 혼란은 전혀 가리지 못했다는 점에서 이날 열병식은 분명한 한계를 갖는다. 이 말은 결정적으로 군사 퍼레이드에서 아무리 훌륭한 무기들이 소개되었다 할지라도 그 무기들을 다룰 군부가 오합지졸이라면 아무런 쓸모가 없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분열된 당 원로, 원자바오는 참석, 후진타오는 불참]


이날 열병식의 두 번째 관전 포인트는 천안문 망루에 과연 중국 공산당 원로들이 몇 명이나 참여할 것이며 특히 누가 그 자리에 설 것인가에 관한 것이었다. 이 문제는 지금 중국 권부의 분열 상황과 시진핑의 미래를 단적으로 설명해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우선 10년 전 열병식 때는 블라디미르 푸틴과 한국의 박근혜 대통령이 각각 외빈 1위와 2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는 그 자리에 푸틴과 김정은이 섰다. 그것도 10년 전에는 한쪽에는 외빈들이 섰고, 다른 쪽에는 장쩌민(江泽民)과 후진타오(胡锦涛)같은 은퇴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이 섰다.


이러한 좌석 배치는 이번 열병식이 갖는 외교적·정치적 함의를 있는 그대로 드러낸다. 10년 전에는 시진핑의 완쪽에 공산당 원로들이 섰지만 이번에는 푸틴과 김정은이 양측 날개를 형성해 섰다. 이는 그만큼 당 원로들에 대한 예우가 희미해졌음을 의미한다. 그 말은 곧 시진핑과 당 원로들 간 거리가 그만큼 멀어졌음을 뜻한다.


그러나 이번 열병식에서는 원자바오(温家宝), 왕치산(王岐山), 장가오리(张高丽), 자칭린(贾庆林), 류윈산(刘云山) 등은 참석했지만, 지난 2022년 중국 공산당 20차 전국대표대회 도중 시진핑에 의해 끌려나간 후진타오(胡锦涛) 총서기와 96세의 주룽지(朱镕基) 전 총리는 불참했다. 여기서 주룽지는 최근까지 두문불출 상태라 열병식 단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을 이해할 수 있지만, 후진타오의 불참은 지금 시진핑과 후진타오간에 짙은 앙금이 남아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이러한 갈등이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어떻게 표출될지 관심이 모아진다.


[시진핑 연설에 대만 강력 항의, “공산당, 아무런 기여없었다!”]


눈여겨볼 것은 시진핑의 열병식 연설에 대한 대만의 반응이다. 시진핑은 이날 연설을 통해 “중국인민항일전쟁은 위대하고 주목할 만한 전쟁”이라면서 “중국 공산당의 영도 하에 창설된 통일전선의 기치 아래 중국 인민은 근대 이래 외세의 침략에 맞서 최초로 완전한 승리를 거두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대만의 대륙위원회는 “중국공산당은 단지 자신의 세력 확장과 공고화에만 급급할 뿐 전쟁 수행에는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았다”면서 “중국 공산당이 아무리 많은 자원을 행사에 투입하더라도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감출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대륙위원회는 이어 “항일전쟁 당시 중화민국 정부와 모든 군인, 그리고 국민은 수많은 희생을 치르고 결국 승리를 거두었지만, 중국 공산당(CCP)이 아무리 많은 자원을 행사에 쏟아붓더라도, 이 엄연한 역사적 사실을 가릴 수는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시험대에 오른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 “숨길 수 없는 두려움”]


문제는 이번 열병식이 겉으로는 화려해 보이지만 그 내면에는 시진핑의 군부 장악력이 취약함을 여실히 드러내 보인데다 당 원로들간의 분열 양상도 그대로 노출되면서 시진핑의 앞날이 밝지 않음을 보여주었다. 특히 시진핑은 엄청난 무기력으로 위세를 떨치려 했지만 그러한 위세 자체가 두려움을 극복하려는 몸부림으로 읽혀지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


이번 천안문 열병식과 대조를 보이는 것은 지난 6월에 열린 미국의 군사 퍼레이드다. 미국은 이미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군가를 향해 위세를 떨칠 필요도 없고 자신들의 능력을 과시할 필요도 없다. 그래서 군사 퍼레이드라기보다는 그냥 축제다. 행진하는 탱크들도 최신예 제품이 아니라 마치 박물관에나 가야 할 듯한 고물들도 나오고 군악대 역시 그저 연주를 마음껏 즐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의 자신감이다. 미국의 열병식은 미국의 군대가 가지고 있는 근육을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파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과거 전쟁의 역사를 추모하고 참전 용사들에게 경의를 표하는 행사라고 볼 수 있다.


그런데 중국의 열병식은 어떠한가? 사실 중국이라는 나라의 힘을 과시하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시진핑의 권위를 만방에 과시하려는 자리라고 봐야 할 것이다. 누가 중국의 주인인지 성대한 잔치를 통해 부각하려는 의도가 강하다. 이를 통해 자신의 실각설도 잠재우고 흔들리는 중국 인민들의 마음도 단단하게 붙잡아 두려는 의도가 내포되어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이 바로 파시즘의 미학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열병식의 공식 명칭이 ‘반파시스트 전쟁 승전 기념’이라고 하지만 지금 시진핑이 벌이고 있는 열병식 자체가 파시스트의 전형적 모습이라는 아이러니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


특히 이번 열병식에 투입된 비용이 대만 국가안보국 추산에 따르면 360억 위안(약 7조원) 정도 소요되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일부 평론가들은 이번 열병식이 마치 ‘종말론적 축제 같다’는 평가를 내놓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 호주의 ‘디오스트레일리안(The Austaralian)’은 3일, “베이징에서 선보인 가장 위험한 무기는 미사일도, 드론도, 탱크도 아닌 중국 공산당이 조장하는 공격적인 민족주의”라면서 “베이징 군사 퍼레이드가 인상적이기는 하지만, 중국 인민해방군이 새로운 장비를 최대한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그리고 그 장비가 제안된 대로 작동할지 여부는 훨씬 더 어려운 질문”이라고 꼬집었다. 중국 군부가 부패로 찌들어 있기 때문이다.


이 매체는 이어 “열병식에 등장한 인민해방군이 겉보기에는 화려해 보이지만 군사 전문가들은 퍼레이드를 위해 훈련된 병력과 실제 군사력을 갖춘 병력의 차이를 잘 알고 있다”면서 “현실은 중국 인민해방군에 현대적인 전투 경험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데, 호주 국방부는 남중국해에서의 중국 인민해방군의 행동을 ‘비전문적’이라고 규정한다”며 직격탄을 날렸다. 한마디로 중국군은 제대로 훈련도 되어 있지 않고 지휘 체계조차 너무나 미흡하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 이 매체는 “인민해방군에게 가장 큰 위험은 공산당의 선전에서 비롯되는 과신”이라면서 “무엇보다도 오늘 베이징에서 열리는 퍼레이드에서 우리가 목격하게 된 것 역시 바로 그 과신”이라고 꼬집었다.


[베이징 시내 ‘시진핑 하야’ 촉구 포스터 등장]


한편, 천안문 광장에서 군사 퍼레이드가 열리기 직전 베이징 시내에는 시진핑 하야를 촉구하는 대형 포스터들이 나붙어 비상이 걸렸다.


이와 관련해 X 플랫폼 계정 “리 선생님은 당신의 선생님이 아닙니다”는 1일 해당 게시물 사진을 올리면서 “한 중국 시민이 베이징의 어느 한 게시판에 ‘총서기 사퇴’라고 쓴 대형 손글씨 포스터를 게시했다”면서 “포스터 전체에 ‘시진핑’이라는 단어는 언급되지 않았고, 대신 ‘총서기’라는 단어가 사용되었다”고 밝혔다.


이 대형 포스터에는 현재 국제 정세가 복잡하고 변화무쌍함을 먼저 강조하며, “우리의 정치 활동은 국제 정세의 변화에 ​​따라 변화해야 한다. 총서기의 정치 활동은 더 이상 눈에 띄지 않으며, 부패한 요소들은 '집단화'의 형태로 나타나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행동으로 변했다”면서 “단위 지도자와 당원들의 모범적이고 선구적인 역할은 더 이상 보이지 않으며, 총서기의 생각을 도대체 모르겠다”고 적었다.


이 포스터는 이어 “현 상황을 고려할 때, 그는 총서기 자리에 적합하지 않다”면서 “생산성 이론에 몰두하는 당 최고 지도자는 정치 사업이나 사상 교육에 집중하지 않고 정치 문제를 엉뚱하게 처리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


이 대형 포스터 사진은 해외 중국 웹사이트에 널리 유포되었지만, 현재 중국 내 공개 온라인 플랫폼에서는 일부 네티즌이 비공개적으로 유포하는 것을 제외하고는 볼 수 없다.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355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정기구독
Why TV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