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사령관 지명도 못한 천안문 열병식, 누가 주도하나?]
9월 3일의 천안문 열병식이 불과 1주일여로 다가온 가운데 이날 군사 퍼레이드를 주관할 총사령관 선출도 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잇따른 군부의 숙청으로 인해 당연히 사령관을 맡아야 할 중앙전구(과거 베이징군구) 사령관을 임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누군가는 총사령관이 되어 열병식을 지휘해야 하는데 과연 누가 그 자리를 맡게 될 것인지, 그 인물이 시진핑계일지 아니면 장유샤 측일지 아직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해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이다.
대만의 자유시보는 24일, “9월 3일 열병식 총사령관 선출이 난항을 겪고 있다”면서 “잇따른 장군 실종 소식은 시진핑의 권력 위기를 시사한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지유시보는 이어 “중국은 9월 3일 대규모 군사 퍼레이드에 99A식 주력전차 등 ‘육전(陸戰)의 제왕’의 등장을 거창하게 홍보하며 군 전력을 과시하고 있지만, 이처럼 치밀하게 조작된 정치적 쇼의 이면에는 인민해방군 지도부 내부의 대대적인 숙청 이후 발생한 인적 붕괴와 권력 다툼의 위기가 도사리고 있다”고 밝혔다.
자유시보는 “아이러니하게도 퍼레이드까지 열흘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퍼레이드 사령관이라는 핵심 직책은 아직 결정되지 않았고, 후임으로 거론되었던 장군마저 자취를 감췄다”며 “이는 시진핑 주석의 군 통제가 직면한 전례 없는 곤경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짚었다.
자유시보는 “전통적으로 군사 퍼레이드 총사령관은 수도를 보호하는 중앙전구 사령관인데, 원래 사령관이었던 황밍(黃銘)은 작년에 북부전구사령부로 자리를 옮겼으며, 후임으로 거론되던 왕창(王強) 장군은 중앙전구 사령관 쉬더칭 정치위원과 함께 7월 말 중국 공산당 건군절 기념 행사에도 참석하지 않으면서, 외부에서는 이를 심각한 위기의 신호로 해석했다”고 설명했다. 군부의 현역 장성이 그렇게 중요한 자리에 참석하지 않았다는 것은 당연히 신변에 이상이 생겼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시보는 “중국 분석가들은 지난 8월 1일의 군 창건일 행사에 최소 9명의 현역 장군이 리셉션에 불참했으며, 이들 중 상당수가 이미 숙청되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면서 “특히 중부전구사령부 사령관과 부사령관이 모두 직위에서 해임되었을 가능성이 있어서 이로 인해 열병식 총사령관 선출이 어려워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업미디어(上報)의 두정(杜政)은 “중앙군사위원회 정무공작부 부주임인 허훙쥔(何宏軍), 무장경찰부 사령관 왕춘닝(王春寧), 정무위원 장훙빙(張紅兵), 해군사령관 후중밍(胡中明), 정무위원 위안화즈(袁華智), 육군사령관 리차오밍(李橋銘), 정무위원 진수퉁(秦樹桐), 중앙전구 사령관 쉬더칭(徐德清), 그리고 중앙전구 사령관으로 알려진 왕창(王強) 등이 이날 리셉션에 불참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홍콩의 성도일보는 “전 북부전구 사령관 왕충중(王強調)이 중부전구 사령관으로 임명되었다”고 보도했지만, 공식 소식통은 아직 왕충중의 중부전구 사령관 임명을 발표하지 않았다.
[군부의 현실 그대로 보여준 열병식 지휘권]
이날 행사와 관련해 업미디어의 두정은 “당국은 임시 대체자를 찾기 위해 네 가지 가능한 옵션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두정은 “첫 번째는 중앙전구 사령부 부사령관이 총사령관직을 맡는 방안이 있지만, 2023년 5월 중앙 전구 사령부 부사령관으로 승진한 리즈중(李志忠) 중장은 2024년 2월 27일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회에서 대표 자격을 상실한 것으로 확인되어 이 방안은 일단 무산됐다”고 밝혔다.
두정은 이어 “두 번째 옵션은 베이징 주둔 사령관으로 대체하는 것인데, 공식 정보에 따르면 베이징 주둔 사령관인 푸원화(付文化)는 올해 3월 인민무장경찰 부사령관으로 자리를 옮기고 중장으로 승진했으며, 그의 후임자는 알려지지 않아 이 방안 역시 무산됐다”고 짚었다.
두정은 “세 번째 옵션은 다른 전구의 장군을 군사 퍼레이드 총사령관으로 전속시키는 것인데, 이는 관례에 어긋나 국제적으로 조롱받을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선택될 수 있는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
두정은 “마지막 네 번째 접근법은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장 류전리(劉振立), 또는 중앙군사위원회 부주석 장유샤(張又俠)가 총지휘권을 맡는 방법이 있으나, 장유샤가 시진핑과 대립각을 쌓고 있다는 점에서 류전리가 선택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짚었다.
이에 대해 자유시보도 “당국이 기존 관행을 깨고 다른 전구 사령관, 베이징 주둔군 사령관, 또는 심지어 장유샤(張又俠) 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을 임시로 파견하여 직접 개입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러한 조치는 장유샤가 시진핑의 군 통제력을 사실상 약화시켰다는 최근의 소문을 고려할 때, 더 큰 의문을 불러일으킬 것이 분명하다”고 짚었다.
자유시보는 그러면서 “장유샤가 지휘권을 장악한다면 이러한 소문이 사실로 확인되어 추가적인 정치적 격변을 촉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자유시보는 또한 소식통을 인용해 “작년 대만 주변에서 진행된 중국 인민해방군의 군사 훈련에서 베이징 인근 병력이 시진핑 주석에게 불만을 표하며 ‘중난하이를 침수시키고 시진핑을 몰아내자’와 같은 다소 과격한 구호를 외치기까지 했다”면서 “이는 군 내부의 심각한 충성심 위기를 여실히 보여준다”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해 자유시보는 “평론가들은 열병식 최고사령관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 이는 군 내부의 완전한 붕괴를 시사하는 것일 가능성이 높다고 직설적으로 지적했다”고 설명했다.
두정(杜政)은 “군사 퍼레이드를 지휘할 총사령관조차 찾기 어려워 군의 주요 인사들의 붕괴에 국민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면서 “시진핑 집권 이후 승진한 장군은 79명인데, 이중 공식적으로 해임 또는 해임되었다고 발표된 10명 외에도 해임설에 연루된 사람은 최소 11명 등 총 21명이 사실상 현재 유고(有故) 상태로 전체의 약 30%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그런데 해임된 장군들의 명단만 봐도 지금 중국군의 상황이 어떠한지 금방 알 수 있다. 두정은 “확실하게 직위에서 해임된 중장(中將)만 9명인데 장진중(張振忠, 전 로켓군 부사령관이자 중앙군사위원회 연합참모부 부참모장), 리좡광(李傳廣, 전 로켓군 부사령관), 쑨진밍(孫金明, 전 로켓군 참모장), 장위린(張育林, 전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부장), 쥐신춘(張育林, 전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부장이자 남부전구 해군사령관), 유하이타오(尤海濤, 전 육군 부사령관), 리펑청(李鵬程, 전 남부전구 해군사령관), 덩지핑(鄧志平, 전 육군 부사령관), 리지중(李志忠, 중앙전구 부사령관) 등이 그들”이며 “3대 주요 소장(少將)도 해임되었는데, 뤼훙(呂宏, 전 로켓군 장비부 장관), 라오원민(饒文敏, 전 중앙군사위원회 장비개발부 부부장), 리통젠(李同建, 전 로켓군 장비부 부부장)이 그들”이라고 짚었다.
두정은 이어 “이외에도 로켓군 부사령관 류광빈(劉光斌) 중장은 오랫동안 ‘실종’ 상태이고, 로켓군 전 부사령관 우궈화(吳國華) 중장은 자살했으며, 전략지원군 전 부사령관 상훙(尚宏) 중장 또한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이전에 ‘실종’되었다”면서 “이밖에도 전 육군 사령관 한웨이궈(韓衛國)와 중앙군사위원회 군수지원부 초대 부장 자오커시(趙克石) 등 위기에 처했다는 소문이 돌았던 은퇴 장군들은 포함되지도 않았으며, 전 중국 공산당 주석 리셴녠(李先念)의 사위이자 국방대학교 정치위원을 지낸 류야저우(劉亞洲)의 비밀 선고까지 포함하면,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 이후 위기에 처한 장군과 각급 장군의 명단은 무려 44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중국 엘리트 정치를 전문으로 하는 캐나다 싱크탱크인 세르시우스 그룹(Cercius Group)의 분석가들은 지난 2024년 12월, “지금까지 우리는 중국 로켓군에 대한 조사를 통해 약 70명이 실종된 것을 추적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한 해외에 망명중인 중국 학자 위안훙빙(袁紅冰)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먀오화(苗華)가 실각한 후 1,300명에 달하는 군인의 이름을 부패연루 혐의로 자백했는데, 그 중에는 장군과 중장이 100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사실 이렇게 엄청난 인원의 군부 고위층들이 실종되거나 사라졌음에도 중국 인민해방군이 유지된다는 것 자체가 신기할 정도다. 아마도 지금 당장 중국이 전쟁을 일으키려 해도 지도부가 실종 상태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지금 실종이나 부패 혐의로 조사받고 있는 중국군 지도부들의 수는 빙산의 일각일 수 있다는 점이다. 중국 공산당의 정치 행태가 완전히 블랙박스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러하다. 그럼에도 분명한 것은 중국 공산당의 대부분 관리들이 부패되어 있고 또한 구제불능이라는 점이다. 그런데 군부는 이들보다 더욱 더 심각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이에 대해 두정은 “중국 국민의 피땀 어린 세금으로 운영되는 중국군은 너무나 부패했는데, 중국 공산당(CCP) 수뇌부는 아무도 책임을 지지 않는다”면서 “이 장군들을 승진시킨 시진핑은 여전히 군에 ‘자신의 명령을 따르라’고 요구한다”고 짚었다.
두정은 그러면서 “중국 공산당은 ‘4대 신뢰’, 곧 자신의 길에 대한 신뢰, 이론에 대한 신뢰, 체제에 대한 신뢰, 문화에 대한 신뢰를 가지고 있다고 철썩처럼 믿고 있는데, 이러한 4대 신뢰는 철저하게 붕괴되어 버렸다”고 한탄했다.
[다가오는 4중전회에서 군부의 공백 채울 수 있을까?]
이런 관점에서 다가오는 10월의 4중전회는 중국의 운명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집회가 될 것이다. 이번 4중전회에서는 국가 경제사회 발전 제15차 5개년 계획 관련 문제를 검토하는 것 외에도 군부를 비롯한 중요한 중국 공산당 지도자들에 대한 인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핵심은 이렇게 엄청난 지도부 공백을 어떤 사람들로 채우느냐이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다시 시진핑의 인맥으로 채울지, 아니면 공청단 등의 반시진핑파로 채워질 것인지가 관건이다. 이로써 중국 정치의 향방도 정해질 것이다.
그런데 최근 중앙군사위원회가 ‘부패 세력의 전면적 근절’과 ‘정치 간부의 이미지와 위신 재건’을 요구하는 문서를 발표하면서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른바 시진핑파와 전쟁을 치르겠다고 선포한 셈인데 그 결과가 어떠할지 기대가 된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혼돈상태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중국의 군부가 어떻게 밑그림을 그려갈지 그 결과가 기대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