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CCTV, 반도체 일취월장 과대 홍보... “민낯 드러냈다!”]
중국 국영 중앙TV(CCTV)가 화웨이의 반도체 기술이 획기적인 진전을 이루었다면서 대대적인 선전전에 나섰지만 이 보도 내용이 거의 대부분 허위임이 드러났다. 실제로 화웨이의 최신 노트북을 완전 분해한 결과가 보도되었는데, 이는 중국의 반도체 현실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 그 민낯이 있는 그대로 드러났다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또한 AI산업을 주도해 간다는 중국의 딥시크도 그 바닥에 미국의 반도체가 깔려 있으며, 인민해방군을 지원하고 있다는 의혹까지 퍼지면서 문제가 되고 있다.
중국 국영 CCTV는 최근 ‘중국의 칩 혁신’이라는 특집 프로그렘을 통해 “화웨이가 5년간 개발에 착수한 첫 번째 훙멍(鸿蒙, Hongmeng) PC(MateBook Fold 노트북)에 5nm 기린 X90 칩이 탑재되었다”면서 “이는 중국의 반도체 산업이 획기적인 발전을 이루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CCTV는 특히 “화웨이의 이러한 성과는 SMIC와 협력하여 미국의 제재를 돌파한 것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면서 “5nm 기린 X90 칩의 공식 발표는 중국이 5nm 칩의 독자적인 설계를 완료할 뿐만 아니라 5nm 공정 생산도 실현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중국에서는 화웨이가 5nm 칩 생산을 달성하는 방법에 대해 SMIC의 N+2 공정과 창디안 테크놀로지의 4nm 패키징 기술을 활용해 대량 생산을 했을 것이라 보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서방의 제재를 뚫고 획기적 기술 진전을 이루었다고 자화자찬하고 있는 것이다.
블룸버그도 이와 관련해 “화웨이가 올해 5월 출시한 신형 컴퓨터가 폴더블 노트북과 태블릿의 기능을 결합했으며, 자체 개발한 운영체제인 훙멍 OS(Hongmeng OS)를 탑재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그러나 화웨이는 이 기기에 사용된 프로세서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았다.
이러한 CCTV의 보도에 대해 세계적인 반도체 연구기관 테크인사이트(TechInsights)는 “화웨이의 노트북을 완전 분해해 본 결과 기린 X90 칩은 SMIC의 7nm(N+2) 공정을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는 SMIC가 아직 5nm 칩을 양산할 수 없음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테크인사이트는 이어 “SMIC의 7nm(N+2) 공정의 첫 번째 상용화가 2023년 8월 화웨이의 Mate E40 Pro 휴대폰에서 발견된 바 있다”면서 “그로부터 거의 2년이 지났지만 중국에서 최고라는 화웨이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아직도 2년 전에 그대로 머물러 있으며 중국이 그렇게 홍보하는 SMIC의 5nm(N+3) 공정은 아직 찾아볼 수가 없다”고 평가했다.
테크인사이트는 그러면서 “화웨이가 2023년 중국에서 생산한 7나노미터 칩을 처음 출시하면서 미국 정계에 충격을 준 바 있지만, 그 이후로 화웨이의 반도체 역량은 소폭 개선되는 데 그쳤다”고 평가했다.
테크인사이트의 이러한 분석은 TSMC를 비롯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인텔, 래피더스(Rapidus) 등 서방의 대기업들이 12~24개월 내에 2nm 공정 제품을 고객사에 공급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비춰보면 중국의 반도체 기술 격차가 세계 수준에 비해 3세대 이상 벌어져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다.
이와 관련해 테크인사이트는 “화웨이가 보여준 중국의 반도체 기술 수준은 미국의 기술 통제로 인해 SMIC의 모바일, PC, 클라우드/AI 애플리케이션 칩 분야에서 기존 파운드리 선두 업체들을 따라잡기 위해 더욱 진보된 공정으로 전환하는 데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그대로 보여준다”면서 “EUV 노광기를 포함한 다양한 장비 접근성이 제한되어 있어 중국 파운드리 업체들은 여전히 첨단 공정 칩 생산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다중 노광 기술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어 칩 크기가 작아짐에 따라 수율 저하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한마디로 EUV가 아닌 구형 DUV를 통해 5nm의 반도체를 만들 수는 있지만 문제는 샘플용으로는 가능할지 모르나 결코 대량생산으로는 갈 수 없다는 것이다. 그동안 중국내에서 5nm의 반도체 개발에 성공했다고 말하는 것들은 다 이러한 눈속임에 불과하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딥시크(DeepSeek)도 위기, “미국 반도체 기술 활용했다!”]
한편, 중국의 AI를 선도하는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딥시크(DeepSeek)도 최근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정부 내부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의 인공지능 기업 DeepSeek가 중국의 군사·정보기관에 지원을 제공하고 해외 동남아시아에 유령회사(페이퍼컴퍼니)를 동원하는 식으로 미국 규제를 우회해 고성능 AI 반도체를 확보했다”면서 “딥시크는 미국발(發) 강력한 반도체 수출 통제 속에서도 뛰어난 성능을 구현해 업계에서 주목받았지만, 이번 주장이 사실이라면 그 기술 성장 배경에 불법적으로 확보한 미국산 칩이 있었다는 분석이 나온다”고 보도했다.
로이터는 이어 “딥시크는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중국 국가 차원에서 군사적·정보적 역량을 강화하는 데 직접적인 기여를 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도 딥시크가 중국 군사·정보 작전을 기꺼이 지원할 가능성이 높으며, 사용자 정보와 통계를 베이징 국가 감시 기관과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이 있다”고 덧붙였다.
로이터는 “미국 정부가 특정 중국 AI 기업을 군사 활동과 연계해 공개적으로 저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라면서 “AI 기술을 둘러싼 미중 패권 경쟁이 훨씬 더 노골적이고 위험한 국면으로 접어들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는 또한 “딥시크는 미국 반도체 수출 통제를 피해 엔비디아 고성능 AI칩 ‘H100’을 입수하려 동남아시아에 유령회사를 세웠다”면서 “H100은 2022년부터 미국 수출 통제에 따라 중국 본토와 마카오 등지로 수출이 금지됐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딥시크가 원격으로 미국 반도체 칩에 접근하기 위해 중국 본토 데이터 센터 사용을 포기하고 동남아 시설을 쓴 정황도 있다”고 덧붙였다.
딥시크는 지난 1월 중국 항저우에서 저비용·고성능 AI 추론 모델 R1을 공개해 업계에 큰 충격을 준 바 있다. 딥시크의 R1은 미국 기술 제재 속에서도 자체 역량으로 이룬 혁신적 성과라는 평가를 받으면서, 중국 매체들은 자국 AI 기술 굴기(우뚝 섬)를 상징하는 사례로 딥시크를 뽑았다. 또한 전 세계도 딥시크의 엄청난 업적을 격찬했지만 알고보니 그 저변에 미국의 반도체칩이 있었다는 사실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로이터도 이에 대해 “이번 의혹을 살펴보았을 때 딥시크가 빠르게 성장하는 과정에서 결국 미국 AI칩과 기술에 의존했을 것이란 확신이 (미 정부 내에서) 커지고 있다”며 “딥시크가 보유한 역량이 과장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딥시크, 서방국가의 기밀 빼내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도]
딥시크는 미국에서도 아마존웹서비스(AWS),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등 주요 클라우드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데. 이 때문에 딥시크를 사용하는 모든 사용자 정보가 중국 정부의 정보 활동에 활용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이와 관련해 미국 유력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최근 보고서에서 “딥시크가 수집한 방대한 데이터는 중국의 국가 감시 시스템을 정교화하고, 소수민족을 탄압하거나 군사적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데 악용될 수 있다”고 정면으로 경고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미국 당국도 딥시크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당연히 미국은 앞으로 딥시크에 대해 화웨이처럼 제재 명단(블랙리스트)에 올리는 방식으로 압박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또한 AWS 등 자국 클라우드 기업들에게 딥시크 서비스를 즉각 중단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이 크다. 우선적으로 미 해군과 항공우주국(NASA)에서는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유럽에서는 데이터 보호에 민감한 통신 당국들이 딥시크 개인정보 처리 방침에 대한 정밀 조사에 착수했고, 이탈리아는 이미 딥시크를 차단했다.
이렇게 화웨이를 통해 중국 반도체 기술의 바닥도 그대로 드러났으며 AI산업에서 세계를 주도할 것이라는 중국의 딥시크도 결국 미국의 반도체를 활용한 것이라는 점에서 그 한계를 엿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중국의 수준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