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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7-21 11:11:05
  • 수정 2020-05-28 15:3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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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 창안제에서 전격 철거된 한국기업 광고판]
[우리는 중국의 본질을 자주 잊고 산다]
[베이징 광고판이 사라진 이유는?]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 이유?]
[중국에 한국 외교는 힘이 없다!]


▲ 베이징 시 창안제 거리의 국내기업 광고판들이 전격 철거됐다. [YTN]


[베이징 창안제에서 전격 철거된 한국기업 광고판]


지난 12일 중국 베이징의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를 장식하고 있던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거리 광고판들이 하룻밤 새 철거되었다. 계약 기간이 2025년 말까지로 되어 있는 버스 정류장의 광고판들이 베이징시 당국에 의해 일방적으로 철거된 것이다.


이유는 간단했다. ‘경관 업그레이드’.

철거방식은 군사작전 그대로였다.


12일 오후 11시부터 4개 철거팀, 100여명을 투입해 창안제 일대 190개(삼성전자 91개, 현대차 99개) 버스 정류장에 설치된 두 회사 광고판 중 67곳을 철거했다.

나머지 광고판들도 모두 철거된다.


사실 이 광고판들은 다름아닌 베이징 시 정부의 요청에 따라 2015년 우리 기업들이 35억 원을 들여 새로 만든 것이었다.


계약 기간도 2025년까지 7년이나 남아있지만, 베이징 시는 ‘창안제 경관을 개선하고 불량 광고물을 정리한다’는 이유로 전격 철거 작전에 나선 것이다.


이렇게 말도 안되는 광고판 철거는 왜 이루어진 것일까?


누구의 지시였으며 이런 일이 일어난 배경은 무엇이었을까?


[우리는 중국의 본질을 자주 잊고 산다]


중국은 북한과 마찬가지로 “당이 명령하면 우리는 한다”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1당 독재의 사회주의 국가이다.


한국의 좌파들 가운데 “사회주의 중국도 저렇게 잘 사는데 대한민국이 사회주의 국가가 된들 무슨 문제가 있느냐?”고 말하는 정신 나간 이들이 있기는 하다.


그런데 중국이라는 사회주의의 본질이 이번 베이징 광고판 철거에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사회주의 중국과 광고판 철거가 무슨 연관성이 있을까?


오래 전에 중국의 쑤저우(蘇州)를 갔을 때 아주 특이한 장면을 목격한 적이 있었다.


어느 도로를 기준으로 집들이 두부 자르듯 참으로 기묘한 형상을 하고 있었다.

쑤저우에 거주하는 분의 설명이 ‘사회주의 중국’의 일면을 그대로 느끼게 해 주었다.

이유인즉슨 쑤저우에서 UN 산하의 주요 국제회의가 열리기로 했는데 도로망이 좁아 확충을 하기로 했단다.

그래서 시 당국이 지도를 놓고 도면을 그려 도로망을 결정했는데 일부 집들은 귀퉁이, 어떤 집들은 1/3이 잘려 나가도록 설계가 된 것이다.


1년 안에 공사를 마쳐야 하니 해당되는 집들을 톱으로 자르듯 정리를 해 버린 것이다.

그래도 꼼짝 못하고 당하는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그러한 체제가 2018년 지금에도 그대로 살아 있다.


[베이징 광고판이 사라진 이유는?]


베이징의 중심가인 창안제(長安街)는 그야말로 중국을 상징하는 대표적 거리이다.


시진핑 주석이 주로 나타나는 거리이기도 하다.


이번 베이징 광고판 철거는 시진핑 주석의 지시로 이루어졌다고 알려진다.


시 주석이 “창안제가 너무 정신없다. 평양 거리는 저렇게 깨끗한데 창안제는 왜 저러느냐?”고 질책했다는 것이다.


시 주석은 당 그 자체이다.

그 지시대로 광고판 없는 깨끗한 창안제로 만드는 대대적 작업이 시작된 것이다.


버스 광고판은 시작이고 부근의 모든 광고판들도 철거될 것이라고 한다.


당연히 한국의 기업들만 피해를 본 것이 아니다.

당연히 사드하고도 관계없다.


‘전격 철거작전’은 앞으로도 대대적으로 이루어진다고 하니 ‘사회주의 중국’의 진면모를 경험하는 기회가 되지 않을까?


[미국이 중국과 무역전쟁을 하는 이유?]


미국이 중국과 제대로 한 번 붙었다.

무역전쟁으로 중국의 기세를 꺾고자 한다.


하기야 미국 무역 적자가 년 5천억 달러인데 그 중 3,500억 달러가 중국 때문에 일어난다고 하니 트럼프 대통령이 열 받을 만하다.


그러면서 중국은 사실상의 철저한 보호무역을 하고 있다.

외국 기업들이 공정한 경쟁 자체를 못하도록 하는 시스템이 작동한다.


그런데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이 그야말로 자유무역 체제, 시장경제 체제로 변화되지 아니하면 미래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는 듯하다.


그래서 무역전쟁을 하면서 두 가지를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다.


하나는 금융시장 개방이고 또 하나가 인터넷망 전면 개방이다.


문제는 들 다 중국의 사회주의 체제를 근본적으로 흔들 수 있는 독소적 요소들이라는 점이다.


잘 알다시피 중국에서는 구글이 안된다. 페이스북은 물론이고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SNS들이 막혀 있다. 이들이 개방된다면 중국의 젊은이들은 새로운 중국을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중국의 깨인 젊은이들은 이미 VPN을 통해 구글에 접속하고 트위터를 사용한다.


▲ 지난 4일 상하이 한 여성이 중국 인터넷에 올린 동영상에서 시진핑 초상화에 먹물을 투척하는 장면. [RFA]


이달 초 상하이에서 시진핑 초상 먹물 사건이 일어났다.

후난(湖南)성 출신의 여성 둥야오충(董瑤瓊·29)이 지난 4일 상하이 하이난항공 건물 주위에 게시된 시진핑 초상 선전물에 먹물을 뿌리는 장면을 SNS에 생방송해 중국이 발칵 뒤집혔다.


먹물 사건 이후 온·오프라인 등 중국 전역에서 유사한 사건이 빈발하자 베이징·둥관·창사·톈진 등 지방 정부는 마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시 주석 초상화 제거 작전을 완료했다.


이것이 중국이다.


어쩌면 중국은 지금 저 깊은 곳에서부터 변화의 물결이 일고 있는지 모른다.

아무리 굳건한 사회주의 체제라도 한번 흔들리기 시작하면 겉잡을 수 없는 파동으로 옮겨갈지 모른다.


[중국에 한국 외교는 영향력도, 힘도 없다!]


베이징의 간판이 한국 간판이었기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지만 미국의 기업들 간판을 저리 처리했다면 외교적 문제로 번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한국기업들이 그렇게 당해도 주중 한국대사관에서 제대로 된 항의한번 하지도 않고 그렇다고 대한민국 외교부가 나설 리도 만무하다.

그러니 한국 기업 간판들이 1차적으로 철거된 것 아니겠는가?


이번 사건으로 또 다시 깨닫는 것은 중국에 한국 외교는 거의 영향력도 없고 힘도 없다는 것, 그리고 역시 중국은 중국이라는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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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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