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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북한, 러시아에 1만명 병력 파견...벌써 일부는 탈영후 도주 - 북한, 러시아에 1만명 병력 파견, 쿠르스크에 집중 배치 - 러시아-북한 모두 병력 파견 합리화하기 위한 북러조약 비준 -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효과는 제한적일 것”
  • 기사등록 2024-10-17 04:35:02
  • 수정 2024-10-17 06:4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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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러시아에 1만명 병력 파견, 쿠르스크에 집중 배치]


북한이 러시아에 파병한 병력의 규모가 당초 알려진 3천명이 아닌 1만명 수준인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곧바로 우크라이나군이 점령중인 쿠르스크 주에 집중배치됐으나, 일부는탈영한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전쟁 상황에는 특별한 변수가 되지는 못할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16일, 서방의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쟁 노력을 강화하기 위해 러시아에 1만 명의 군인을 파견했다”면서 “이로인해 모스크바와 평양간 군사적 관계가 심화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역시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 포스트도 자국군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군이 제11공수돌격여단에 북한군 장병으로 구성된 '부랴트 특별대대'를 조직하고 있다”면서 “이들은 현재 소형 무기와 탄약을 보급받고 있으며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8월 공격한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에 배치될 수 있다”고 전했다. 다만 키이우포스트는 북한군의 병력이 3천명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지난 14일, “러시아가 이번 가을 우크라이나에 대한 전면적인 침공을 지원하기 위한 계획에 북한의 실제 전쟁 개입이 포함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 정보총국(HUR) 소식통은 키이우포스트에 “북한이 무기와 장비뿐 아니라 러시아의 병력 손실도 메꾸기 위해 대규모 지원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리 국가정보원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돕고자 북한이 병력을 보냈다는 보도가 사실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정밀 추적 중”이라고 16일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도 “정부는 관련 보도 내용을 포함해 러북 군사협력 동향을 면밀히 주시해오고 있다”면서 “협력이 무기 거래뿐 아니라 무기 생산 및 군 인력 파견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보도에 심각한 우려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북한 모두 병력 파견 합리화하기 위한 북러조약 비준]


눈여겨볼 것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설이 러시아와 북한이 지난 6월 체결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조약) 비준에 관한 법안을 하원(국가두마)에 제출한 것과 맞물린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타스통신은 “2024년 6월 19일 평양에서 체결된 러시아 연방과 북한의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비준한다는 내용의 연방법안이 이날 하원 전자 데이터베이스에 게시됐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 6월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국빈 방문했을 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정상회담한 뒤 체결한 북러조약의 효력을 발생시키기 위한 절차다. 러시아에서 조약 비준 절차는 하원을 통해 진행된다. 따라서 러시아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을 법적으로 마무리하기 위해 공식적 법률행위로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이에 발맞춰 북한도 최고인민회의를 개최한다고 예고한 바 있다. 아직 최고인민회의에 관한 보도가 나오지는 않았으나 북러조약 비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러시아의 하원 데이터베이스에 올라온 북러조약 사본에는 쌍방 중 어느 한쪽이 무력 침공을 받아 전쟁상태에 처하면 다른 쪽이 유엔헌장 제51조와 북한·러시아법에 준해 지체 없이 군사 원조를 제공한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어 북러가 군사 동맹 수준으로 관계를 끌어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 밖에도 북러조약은 국제무대와 다극화된 새로운 세계질서에서 협력, 식량·에너지·정보통신기술 분야 대처 협력, 무역·투자·과학기술 분야 협력 등 여러 분야에서 긴밀한 공조를 다짐하는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또 '이 조약은 비준받아야 하며 비준서가 교환된 날부터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과 '무기한 효력을 가진다'는 내용도 명시돼 있다.


[美 “북한군 러시아 파병, 사실이라면 우려스러워”]


북한이 러시아에 1만명 수준의 벙력을 파병한 것에 대해 미국 정부가 우려를 나타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국가안보 소통보좌관은 15일 “우리는 독립적으로 그 보도에 대해서 (사실 여부를) 확인할 수 없다”면서도 “북한 군인이 러시아를 위해 싸우고 있다는 아이디어가 만약 사실이라면 북러 국방 관계의 상당한 강화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수개월 동안 이 관계가 급성장하고 심화하고 있다는 것을 언급해 왔다는 점을 상기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커비 보좌관은 “관련 보도가 사실이라면 푸틴의 절박함이 새로운 수준에 도달했음을 시사한다”며 “이 보도는 최근 몇 달 동안 (러시아의) 하루 사상자가 1천 명이 넘는 등 러시아가 계속해서 엄청난 고통을 겪는 상황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러시아를 위해 북한 군인이 싸우고 있다는 보도에 대해 우려한다”면서 “만약 보도가 사실이라면 북러 관계 심화와 함께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는 러시아의 절박한 수준을 보여준다”고 했다.


[북한군 중 일부, 우크라 국경에서 집단 탈영한 듯]


한편, 이미 전장에 투입된 북한군이 탈영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소식통을 인용해 “북한군 18명이 쿠르스크주와 브랸스크주 경계,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7㎞ 떨어진 지점에서 부대를 이탈했다”고 전했다.


우크라인스카 프라우다는 이어 “러시아군이 수색 작업을 시작했으나 상부에는 탈영 사실을 숨기려 하고 있다”고 밝혔다.


키이우인디펜던트도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은 권위주의 북한 정권으로부터 벗어나려는 유혹이 있을 것”이라면서 “그들은 기회만 생기면 탈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이어 “전쟁이 없더라도 북한 징집병들의 삶은 잔혹하고 가혹하며, 싸우기를 거부할 경우의 결과는 극도로 끔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효과는 제한적일 것”]


여기서 눈여겨볼 것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과연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에 어떠한 파급효과를 미칠 것인가의 문제다. 이에 대해 키이우인디펜던트는 16일, “러시아가 북한에 전투병력까지 지원을 요청했다는 것은 그만큼 모스크바가 절박한 상황에 처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면서 “북한군의 전투 참여가 전쟁의 흐름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할 것”이라 내다봤다.


2019년부터 2022년까지 모스크바에서 근무한 영국의 전 국방 무관 존 포먼은 키이우인디펜던트에 “북한군이 최전선에 등장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는 것은 러시아군의 엄청난 사상자로 인한 직접적인 결과”라면서 “북한군들의 군사적 효율성은 의심스럽고 그들은 우크라이나 수비군의 대포밥이 될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대해 젤렌스키 대통령도 “북한군이 보유한 장비의 질과 훈련의 질은 다소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러시아군은 매일 전장에[서 1천명에서 1천 5백명 수준이 사상당하고 있다”면서 “이는 북한군이 1만명 투입되었다 할지라도 그들이 격한 전투 현장에 투입될 경우 1주일 정도 지나면 소멸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그렇기 떄문에 북한군이 전장에 투입된다고 해서 전쟁 상황이 크게 변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본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키이우인디펜던트는 “북한군이 이번에 1만명을 파병했다고 해서 이것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제 시작일 뿐”이라면서 “더 큰 문제는 러시아군이 과연 북한군과 잘 통합해 전투를 벌일 수 있을지는 의문이며, 언어장벽과 물류 문제를 어떻게 극복해 나가는지도 관건”이라 짚었다.


국제전략연구소에 따르면, 조선인민군은 병력 규모 면에서 중국, 인도, 미국에 이어 세계 4위이며, 현역 군인이 128만 명이고 예비군이 60만 명이다. 북한 사회는 군사화가 매우 심하며 모든 인민은 남자는 10년, 여자는 8년 복무를 해야만 한다.


하지만 키이우 인디펜던트와 인터뷰한 전문가들은 북한의 가장 독특하고 치명적인 무기가 우크라이나에서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브래드포드대학의 국제관계 및 안보학 교수인 크리스토프 블루스는 “북한은 두 가지를 제공할 수 있는데, 하나는 대포밥이고, 다른 하나는 1950년대부터 쌓아온 방대한 탄약고”라고 말했다. 그런데 북한의 탄약 재고는 이미 러시아로 넘어와 있다. 실제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서 사용하는 포탄의 절반이 북한에서 공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승리계획 제시한 젤렌스키]


한편,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각) 자국 의회 연설을 통해 자신의 이른바 '승리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라고 키이우인디펜던트가 보도했다. 지금까진 5단계 계획의 개요와 일부 내용만 공개했을 뿐 전체 내용을 발표하진 않았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달 말 유엔총회를 계기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 조 바이든 미 대통령에게 가장 처음 알렸고 유럽 정상들에게도 공유했다. 그런데 이번엔 베르호우나 라다(우크라 의회) 연설을 통해 의원들과 대중에게 좀 더 세부적인 내용을 공개할 예정이라는 것이다. 다만 일부 내용은 여전히 비공개로, 의회 지도부에게만 공유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 미하일로 포돌랴크 대통령실 보좌관은 월스트리트저널(WSJ) 인터뷰에서 “이 제안엔 서방 무기로 러시아 본토 내부를 타격할 수 있도록 승인하고 에이태큼스(ATACMS), 스톰 섀도 등 더 많은 장거리 미사일을 요청하는 내용이 담겼다”면서 “우크라이나에 대한 경제 지원과 안보 보장, 러시아에 대한 제재와 외교적 압박 강화 등의 내용도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젤렌스키 대통령은 17~18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개최되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에서도 '승리 계획'을 제시하고 지지를 호소할 예정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지난 10~11일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독일 등 유럽 4개국을 순방하고 지지를 설득했다. 12일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우크라이나 군사지원 정상회의는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자국의 강력한 태풍으로 인해 불참하면서 행사 자체가 취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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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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