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의 북한산 무기 창고, 우크라 드론이 급습해 파괴]
우크라이나군이 북한산 무기가 보관중인 러시아 국경 브란스크 지역의 러시아 군사창고를 밤새 공격해 완전히 파괴시켰다. 이로 인해 수십만발의 포탄 등이 불길로 사라져 러시아군은 엄청난 피해를 입은 것으로 보인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0일(현지시간) “전날 밤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이 브란스크의 무기 보관창고를 집중 공격했는데 이 폭발은 10일 새벽시간까지 이어졌다”면서 “러시아의 무기창고에는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수십만발의 탄약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의 안드리 코발렌코가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인용해 “브란스크의 카라체프 마을에 위치한 이 창고는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114킬로미터 떨어진 곳에 있다”면서 “이곳에는 북한으로부터 공급받은 대공포 탄약 뿐만 아니라 다양한 종류의 북한산 탄약들이 보관되어 있었다”고 밝혔다.
자유아시아방송(RFA)도 10일(현지시간) 익명을 요구한 미국 국방부 고위 관리의 말을 빌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사용해 러시아 탄약고를 공격했다”며, “그 결과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수십만 발의 탄약이 파괴되었다”고 확인했다.
RFA는 이어 “이는 전쟁 중 가장 큰 탄약 손실로 기록됐으며, 러시아군은 남아 있는 탄약고를 보호하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비효율적으로 운용할 가능성이 높아 전선에 탄약을 전달하는 속도를 늦추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9일 밤 러시아 브란스크 접경 지역의 무기고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해당 무기고에는 북한이 제공한 미사일과 포탄이 보관되어 있었으며, 러시아군이 사용한 강력한 활공 포탄도 포함되어 있었다”고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총참모부는 이어 “이러한 무기고의 파괴는 러시아 군대에 심각한 물류 문제를 일으켜 러시아의 공격 능력을 크게 감소시킨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알렉산더 보고마즈 브란스크 주지사는 9일(현지시간) 텔레그램에서 포격을 당한 무기고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지만, “브란스크의 일부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면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드론 24기를 요격했다”고 전했다.
RFA는 “이번에 공격을 받은 무기고는 총면적 3.5제곱킬로미터로, 위성사진에서 일부 탄약이 야외에 보관된 모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실제로 유럽우주국의 센티넬-2 위성이 9월 25일 촬영한 위성 이미지를 보면 러시아 브란스크 지역의 카라체프 무기고를 확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앞서 우크라이나군은 지난달에도 북한산 탄도미사일인 KN-23이 들어있는 러시아 무기 창고를 드론으로 공격해 파괴하는 등 최근 한 달 동안에 크라스노다르와 트베르 지역 등 총 네 군데의 탄약창고를 공격했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9월 “크라스노다르의 티호레츠크 기지가 러시아의 ‘3대 탄약 저장 기지 중 하나’이며 북한 탄약이 보관되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우크라이나가 브란스크의 무기 저장고를 공격한 것은 단순하게 북한산 무기를 별도로 추적해 공격한 것은 아니고, 그곳에 활공유도포탄 등이 보관되어 있어서 공격 목표로 삼은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브란스크는 현재 우크라군이 점령중인 쿠르스크 바로 옆이라 브란스크의 탄약창고 공격을 통해 우크라이나 동부 및 쿠르스크 공격을 방해하려는 의도가 담긴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대해 RFA는 “우크라이나의 이번 공격이 러시아의 북한제 무기 사용을 억제하려는 의도는 아니지만 러시아가 심각한 무기 부족 문제를 겪게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러시아가 사용하는 포탄의 절반을 공급하는 북한]
지난 2월 키이우의 SBU 보안국은 “러시아가 12월 말부터 우크라이나에 KN-23과 KN-24로 알려진 북한산 화성-11 미사일 20여 발을 발사해 최소 24명의 민간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연초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모스크바가 우크라이나에 북한 미사일을 배치한 것과 관련한 정보와 첩보가 풍부하다”고 말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의 더타임스는 지난 5일,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가 사용하는 포탄의 절반(연간 약 300만 개)을 북한이 공급하고 있다”면서 “러시아의 푸틴은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의 우위를 점하기 위해 김정은이 보낸 무기에 의존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사 정보국장인 키릴로 부다노프는 “북한이 러시아에 보낸 포탄 때문에 우크라이나 동부에서의 전황이 러시아에게 유리하게 흐르고 있다”면서 “지금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국가는 바로 북한”이라고 성토했다.
더타임스는 이어 “지난 9월 이란은 러시아에 탄도미사일 200발을 선적했고, 중국은 러시아 방위회사를 실질적으로 지원하면서 장거리 드론을 만들고 있다”면서 “이에 대한 정확한 증거도 서방 정보기관들은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 더타임스의 보도를 뒷받침이라도 하듯 RFA는 지난 7일,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탄약의 품질 관리를 위해 인력을 파견했다는 우크라이나 당국자의 증언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매체 키이우포스트는 지난 7일(현지시간) 안드리 코발렌코 우크라이나 국가안보·국방위원회 산하 허위정보대응센터(CCD) 센터장의 말을 빌어 “도네츠크 지역의 북한군 주둔은 주로 소수의 공병 인력과 관련 있으며 이는 북한에서 공급되는 탄약의 품질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안드리 코발렌코 센터장은 이어 “북한군이 탄약 결함을 기록하고 러시아군의 사용을 점검한다”며 “러시아가 북한 탄약에 점점 더 의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미 정보당국은 북한이 2022년 개전 이래 122㎜ 포탄 500만발에 해당하는 컨테이너 1만개 분량의 탄약을 러시아에 지원했다고 추산한다. 그러나 북한산 포탄을 운용하는 러시아군 포병이 부상을 입었다거나 탄도미사일의 절반이 목표 지점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등 북한 무기의 품질을 지적하는 외신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전장에서 북한군의 존재는 지난 3일 도네츠크 전선에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으로 사망한 20여명 가운데 북한군 6명이 포함됐다는 키이우포스트의 보도로 드러났다.
키이우포스트는 “숨진 북한군이 '품질관리팀'이었을 가능성이 크다”면서 “이들이 전투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으며 '경험을 교환하기 위해' 전장에 도착했다”고 전했다.
[우크라 승리계획 검토 위한 지원 회의, 허리케인 때문에 연기]
한편, 미국 등 서방 정상들에게 우크라이나의 ‘승전계획’을 호소하려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계획이 초강력 태풍인 허리케인 때문에 일단 연기됐다.
당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포함한 영국‧프랑스‧독일 등 서방 20개국 정상들은 오는 12일(현지시간) 독일 람슈타인 공군기지에 모여 우크라이나방위연락그룹(UDCG) 회의를 열고,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방안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미국 등에 초강력 허리케인이 불어닥치면서 일단 무기연기된 것이다.
참으로 안타까운 것은 이 회의가 이제까지 국방장관급이 참석하던 모임이었지만, 이번에 처음으로 정상급 회의로 격상돼 우크라이나의 대 러시아 공략이 새로운 전기점을 맞을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일단 모두 보류가 된 것이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러시아에 대한 반격 방안과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경제 지원 내용을 담은 ‘승전계획’을 설명할 예정이었다. 승전계획의 핵심은 우크라이나가 미국산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는 것이다. 미국은 이제까지 확전 우려를 이유로 미국산 미사일의 러시아 본토 타격을 불허했다.
문제는 이 회의체가 사실상 무기연기되었는데 언제 다시 열릴 수 있을 것이냐의 여부다. 특히 바이든의 임기가 3개월 정도 남은 시점이라 대선 전 이 회의를 다시 열지 못한다면 대선 결과에 따라 날짜를 잡을 수 있을지 아니면 완전히 펑크가 날지 결정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물론 대안으로 이 회의를 정상급이 아닌 장관급으로 낮춰 진행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역시 미국의 의지에 달렸다는 점에서 귀추가 주목된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