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의 이례적 지상작전, “공습후 레펠 강하로 침투”]
이스라엘 특공대가 시리아에 설치된 이란의 핵심적 미사일 기지를 급습해 이를 파괴했다. 특히 이스라엘의 이번 작전은 단순한 미사일을 통한 공격이 아니라 특수부대가 레펠을 타고 직접 강하해 작전을 벌였다는 점에서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된다.
뉴욕타임스(NYT)는 13일, “지난 8일 밤 11시경 수십명의 이스라엘 특수부대 요원들이 시리아 중부 하마주(州) 지역까지 날아가 밧줄을 타고 내려가 지상에서 작전을 벌였는데 지하 미사일 제조시설을 파괴하고, 필요한 무기 개발 관련 정보를 입수했으며 이 과정에서 시리아인 3명이 사망했다”면서 “헬리콥터는 착륙하지는 않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TV는 “이스라엘군은 이란인 2∼4명을 붙잡아 신문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악시오스도 “공습과 기습 파괴 작전은 이스라엘 공군의 최정예 부대인 샬다그(Shaldag) 부대가 주도했다”면서 “샬다그 부대는 은밀한 공습과 전투원 탐색ㆍ구조, 기습공격, 인질 구조, 비정규전, 장거리 침투, 특수 작전 등을 전문으로 한다”고 전했다.
시리아 관영매체 사나(Sana)도 “이스라엘의 작전 과정에서 시리아 군인과 민간인 18명이 숨지고 37명이 다쳤다”면서 “이스라엘 특공대원의 희생은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예루살렘 포스트는 “이번 작전은 최근 수년간 시리아를 상대로 진행된 지상 작전 중에서 가장 대담한 것”이라고 평했다.
그리스의 중동 전문가 에바 쿨루리오티스도 엑스(X·옛 트위터)에서 “특수부대를 태운 이스라엘 헬기가 전투용 헬기와 무인기(드론) 지원을 받아 시설까지 이동했다”며 “작전 장소는 시리아 마시아프 남서쪽으로 6㎞ 떨어진 이란혁명수비대(IRGC) 소속 군사시설”이라고 말했다.
쿨루리오티스는 이어 “이스라엘군이 먼저 공습을 단행한 뒤 특수부대원들이 투입돼 약 1시간에 걸쳐 중요 장비와 문서를 확보했으며, 이후 시설을 폭파한 뒤 철수했다”고 설명했다.
쿨루리오티스는 “(이번에 이스라엘이 급습한 이 시설은) 이란혁명수비대와 직접 연계돼 있으며 탄도미사일과 드론을 개발하고 레바논의 헤즈볼라도 지원하는 곳”이라며 “작년에도 이스라엘군의 공습을 받은 적이 있다”고 부연했다.
실제로 파괴된 미사일 제조공장은 이란이 시리아, 레바논의 무장 정파(政派) 헤즈볼라와 함께 지중해에서 약 2018년부터 40㎞ 떨어진 마시야프 인근의 지하에 짓기 시작한 곳으로 알려져 있다. 이곳에 공장을 지은 이유는 레바논 국경에 가까우면서도 이스라엘의 공습이 어렵다는 장점 때문이었다.
실제로 레바논의 헤즈볼라는 미사일 제조공장을 레바논보다는 시리아에 짓는 것이 이스라엘의 공격 대상에서 좀 더 벗어날 수 있으리라고 판단했다고 한다. 또 레바논 북쪽에 위치한 이 공장에서 생산된 미사일이 신속하게 헤즈볼라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지리적 고려도 작용했다.
특히 눈여겨볼 것은 이곳이 헤즈볼라에게 제공되는 탄도ㆍ크루즈 미사일, 주변의 산소를 사용해 고온(高溫)의 폭발을 일으키는 열압력탄, 급조폭발물 등을 제조하며, 시리아에 설치된 이란의 가장 핵심적인 미사일 제조공장으로 알려져 있다는 점이다. 또한 시리아가 내전 당시에 자국민에게 사용한 화학무기를 개발한 곳도 이곳이었다.
이러한 사실을 인지한 이스라엘은 2018년 초기부터 ‘과학연구센터’라는 명칭이 붙은 이곳을 ‘딥 레이어(Deep Layer)’라는 코드명으로 부르며 계속 주시해 왔다. 그러는 와중에 2018년 8월 이스라엘 정보기관 모사드는 이곳에서 일하는 시리아의 대표적인 로켓공학자 아지즈 아스바르를 차량 폭탄으로 제거한 바 있다.
그런데 악시오스에 따르면 이번 작전을 펼치면서 이스라엘이 공습으로만 해결하지 않고 직접 특공대를 투입한 것은 지하의 특수강화된 방들을 파괴하기가 쉽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었다. 이와 함께 헤즈볼라가 개발중인 최신 무기 정보들을 획득하려면 직접 침투해 자료를 찾아내는 수밖에 없다고 판단해 특공대 투입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군은 먼저 공장 주변에 공습을 두 차례 실시하면서 시리아군의 주의를 분산시켰고, 증원군이 투입되지 못하도록 막았다. 당시 1차공습에서는 공장이 위치한 마시야프 주변의 시리아군 시설 네 곳 이상이 목표가 되었으며 작전대로 모두 파괴했다. 특히 도로와 수도, 전력, 통신 하부구조가 완전히 파괴된 것이 확인됐다. 이어 2차 공습으로 지하 터널로 연결되는 공장 내의 한 빌딩을 파괴했다.
이러한 1차 작전 이후 이스라엘군 헬기가 시리아 영공을 넘어섰고, 폭발물을 휴대한 특공대원 수십 명이 공장 주변에 레펠을 타고 하강 침투했다. 그리고 특공대원들의 지상 접근과 동시에, 이스라엘군 드론은 현장으로 몰려드는 시리아군을 공격했다.
악시오스는 “이번 공장 파괴로 이란과 헤즈볼라가 시리아에서 정밀 중거리 미사일을 생산하는 능력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고 평가하면서 “이스라엘이 사전에 공격 계획을 바이든 행정부에 알렸으며, 미국은 반대하지 않았다”고 보도했다.
NYT도 “중동 지역을 관할하는 미 중부사령부의 마이클 E. 쿠릴라 사령관(대장)이 이스라엘군 북부사령부의 지하 워룸에서 작전 계획을 설명들었다”고 전했다. 한편, 이스라엘군은 이전에도 두 차례 특공대 투입 계획을 세웠으나, 수반된 고(高)위험 탓에 승인을 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라엘군은 이번 시리아 공습 여부를 확인도, 부인도 하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2011년 시리아 내전이 발발한 이래 이란혁명수비대와 연계됐다는 이유로 시리아 내 공공시설, 군기지 등을 종종 공습해왔다.
[이스라엘, 가자-이집트 잇는 하마스 땅굴 모두 파괴]
한편, 이스라엘군은 12일(현지시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와 이집트 국경의 완충지대 '필라델피 회랑' 아래에 하마스가 파놓은 땅굴 중 현재 사용 가능한 곳이 한 군데도 없다”고 밝혔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날 “이스라엘군 162사단장 이트지크 코헨 준장에 따르면 이스라엘군(IDF) 공병대가 현재까지 이집트 접경 라파에서 하마스가 뚫어놓은 터널 총 203개를 찾았다”면서 “이들 대부분을 파괴했으며 파괴한 터널 길이를 모두 더하면 13㎞에 이른다”고 보도했다.
코헨 사단장은 이어 “이스라엘군이 발견한 터널 203개 중 이집트로 이어지는 것이 9개 있었지만 이는 이미 이집트나 하마스가 막아놓은 것으로 확인됐다”면서 “이 과정에서 하마스 라파 여단의 4개 대대가 파괴됐고, 우리는 도시 전체에 대한 작전 통제를 완료했다”고 강조했다. 이 작전에서 사살된 라파 여단의 병사 수는 최소 2,308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TOI은 “현재 IDF가 도시 전체와 필라델피아 회랑으로 알려진 이집트와의 국경 지역을 통제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 공병대는 아직 파괴되지 않은 수십 개의 하마스 땅굴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라면서 “이미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으며 이 작업은 몇 주 안에 끝날 것으로 보인다”고 예상했다.
TOI에 따르면 이집트와 가자지구 사이에 국경을 넘는 터널이 존재한다는 사실은 오랫동안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이집트는 수년 동안 터널을 폭파하고, 터널에 물을 가득 채우기도 했으며, 유독 가스를 주입하고, 심지어 완충지대를 만들기 위해 국경을 따라 주택을 파괴하는 등 국경 간 네트워크를 막기 위해 노력해 왔다.
TOI는 이어 “기자들은 IDF가 보도자료를 통해 공개한 국경 통과 터널 9개 중 하나를 둘러보았는데, 이 터널은 지하가 깊지 않았지만 가자 지구에서 발견된 터널 중 가장 넓고 높았으며, 차량이 통과할 수 있을 정도로 컸다”고 밝혔다.
IDF에 따르면 라파에서는 모든 터널이 다른 터널과 연결되어 있었으며, 일부 군 관계자는 라파가 그 위에 있는 도시보다 더 큰 지하 도시라고 설명했다.
[중동 주둔 美 항공모함 루스벨트, 본국으로 귀환중]
한편, 이스라엘과 이란간의 충돌이 격화되면서 제2 중동전쟁 우려가 커지면서 중동지역에 2개의 항공모함 군단을 파견했던 미국이 평상 모드로 전환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만큼 중동전쟁 발발 우려가 줄어들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TOI은 12일(현지시간) “지난 몇 주 동안 두 척의 항공모함을 중동에 머물게 한 美 국방부가 그 중 USS 시어도어 루스벨트호를 본국으로 귀환하도록 명령했다”면서 “현재 루스벨트함은 본국으로 향하고 있는 중”이라고 보도했다.
TOI에 따르면 루스벨트함은 지난해 가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간 전쟁이 시작되면서 중동지역에 주둔하고 있었는데 본국 귀환을 준비하던 중에 이란과 이스라엘간 정면 충돌 조짐이 벌어지면서 본국 귀환을 늦췄고, 동시에 에이브러험 링컨함이 추가로 파병되면서 중동지역에 두 항모가 주둔하는 비상태세에 돌입했었다.
그런데 11개월째 지속되는 가자전쟁이 어느 정도 소강 상태로 접어들었고 이스라엘과 하마스간의 휴전 회담이 비록 지연되고 있기는 하지만 일단 큰 고비는 넘겼다는 판단하에 링컨 항모만 남고 루스벨트함은 본국 귀환을 결정한 것으로 판단된다.
TOI에 의하면 샌디에이고에 기반을 둔 루스벨트 항모강습단은 지금 인도-태평양사령부의 작전 구역으로 진입했으며 이 강습단의 일원인 USS러셀 구축함은 이미 남중국해에 진입해 작전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