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헤즈볼라-이스라엘 화력 대충돌, 항공모함 2개전단 대기시킨 美 - 이스라엘, 헤즈볼라에 선제타격, “공격 징후 무산시켰다” - 네타냐후 “이스라엘 해하는 자들 똑같이 해할 것” - 중동 전략자산 증파한 美, 헤즈볼라 방어는 이스라엘 몫
  • 기사등록 2024-08-26 04:31:32
기사수정



[이스라엘, 헤즈볼라에 선제타격, “공격 징후 무산시켰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이란계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무력으로 충돌하면서 중동 지역 긴장이 급속히 고조되고 있다. 우선 이스라엘을 향한 대대적 기습 공격 징후를 감지한 이스라엘측이 즉각 선제타격에 나서자 이에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향해 드론 공격을 감행하면서 양측이 본격 충돌하는 모양새를 모이고 있다.



CNN은 25일(현지시간) “이날 아침 레바논 북부와 중부에 위치한 헤즈볼라 미사일 부대가 이스라엘을 향해 공격을 준비중이라는 정보를 입수하고 이를 사전에 막기 위해 이스라엘군도 대대적인 선제 타격을 진행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이 약 100대의 전투기를 동원해 40곳 이상의 헤즈볼라 로켓 발사장을 공격해 파괴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스라엘군은 25일 오전 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을 통해 “테러 단체 헤즈볼라가 25일 아침 발사체를 이용해 벤구리온 국제공항을 비롯해 이스라엘 중부 지역까지 타격할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을 파악했다”며 “레바논 남부에 대한 선제 공습을 통해 이런 시도를 무산시켰다”고 말했다.


성명은 이어 “헤즈볼라 로켓 대부분은 이스라엘 북부를 겨냥했었다”며 “우리는 100여기의 전투기를 동원해 수천기에 달하는 레바논 내 로켓 발사대를 동시에 타격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공격 이유는 전혀 근거가 없다”면서 “이스라엘에 대한 1단계 공격으로 320발의 로켓과 드론을 통한 반격을 단행했다”고 주장했다.


이러한 헤즈볼라의 공격에 대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의 여러 지역을 겨냥한 320발 이상의 로켓과 다수의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군사기지 11곳 이상을 타격했는데, 공격 대상에는 메론 기지와 골란고원 4개 장소가 포함됐다”고 밝혔다.


헤즈볼라는 이어 “이번 공격이 지난달 30일 베이루트 남부 공습으로 최고 사령관 푸아드 슈크르가 사망한 것에 대한 보복성 대응”이라고 밝혔다. 또한 “아이언돔(이스라엘 방공망) 플랫폼과 병영을 비롯해 추후 공개할 특수 군사 목표물을 겨냥했다”면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한 푸아드 슈크르 사령관 사망에 대한 1단계 보복 공격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AP통신에 따르면 이날 헤즈볼라의 로켓 일제 사격 당시 이스라엘 최대 항구도시 하이파에서도 폭발음이 들렸으며, 사사와 후르페시를 비롯한 이스라엘 북부의 다수 지역에서 로켓 경보가 울렸다.


이와 관련해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이날 “본토 비상 상황”을 선포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가 1단계 공격이 완료됐다고 밝힘에 따라 이스라엘과의 이날 교전은 일단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이스라엘 카츠 외무장관은 “우리는 전면전을 추구하지 않는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스라엘 측은 상황 전개에 따라 대응할 준비도 돼 있음을 강조했다. 아울러 카츠 장관은 이날 10여 개 국가 카운터파트와 접촉, 헤즈볼라 및 이란에 맞서서 이스라엘을 지지해 달라고 요청했다.


한편,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날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이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에 선제타격에 관해 브리핑했다”고 전했다. 갈란트 장관은 이스라엘 시민에 대한 즉각적인 위협 대응 차원이라고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네타냐후 “이스라엘 해하는 자들 똑같이 해할 것”]


한편, 헤즈볼라와의 북부 상호 공습 직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자국을 향한 위협에 동등하게 맞서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날 안보내각 회의 모두발언에서 “우리는 우리 국가를 수호하기 위해 모든 일을 다하기로 했다”라며 “누가 됐건 우리를 해한다면 우리도 그들을 해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미국 백악관은 “조 바이든 대통령이 상황을 긴밀히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스라엘의 자위권을 지속 지지한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의 중동 맹방으로 꼽힌다.


[이란 연계 ‘저항의 축’ 세력 가운데 가장 막강한 헤즈볼라]


지난 7월 31일 이란 대통령의 취임식 참석차 테헤란을 방문했던 하마스 지도자 하니예가 이스라엘에 의해 암살당한 후 보복을 다짐했던 이란과 저항의 축 세력들이 이스라엘에 대한 대대적 보복을 선언했음에도 아직까지 이렇다 할 공격을 실행하지 않고 있던 상황에서 헤즈볼라의 공격 개시가 다른 저항의 축 세력들의 보복 공격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특히 그 선봉장으로 헤즈볼라가 나섰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레바논 무장 정파 헤즈볼라가 비정부 단체 중에는 세계에서 가장 잘 무장된 세력이기 때문이다.


CNN은 헤즈볼라의 공격력에 대해 “이스라엘의 레바논 점령에 대항하기 위해 창설된 헤즈볼라의 무장 수준은 하마스에 비해 월등하지만, 첨단 무기로 무장한 이스라엘과의 차이는 여전히 크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는 이란,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예멘 반군 후티, 시리아 알아사드 정권 등과 동맹관계를 맺고 이스라엘에 무력으로 저항해왔으며, '저항의 축'의 중심인 이란은 이스라엘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헤즈볼라 무장을 적극 지원해왔다. 이 때문에 헤즈볼라의 무기고는 하마스에 비해 훨씬 크고 더 위협적인 무기들도 적지 않다는 것이 CNN의 판단이다.


CNN에 따르면 핵심 공격 무기인 로켓 중에서는 최대 사거리 40㎞ 안팎의 카추샤 로켓이 주력이지만, 최대 100㎞까지 날아가는 시리아산 카이바르-1 미사일, 최대 사거리 300㎞에 달하는 이란산 지대지 탄도미사일 파테흐-110 등으로 구색을 갖추고 있다.


CNN은 특히 “헤즈볼라는 이스라엘을 넘어 시나이반도까지 날아갈 수 있는 최대 사거리 500km의 스커드 미사일도 보유하고 있다”면서 “로켓·미사일과 함께 헤즈볼라의 주요 공격 수단 가운데 하나인 드론도 이란의 지원을 받아 다양하게 보유하고 있는데, 헤즈볼라가 보유 중인 드론 샤헤드-129 기종의 최대 비행거리는 2천㎞에 달한다”고 밝혔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7일 가자 전쟁 발발 직후부터 하마스에 대한 지지와 연대를 표명하며 이스라엘과 무력 대치해온 헤즈볼라는 그동안 주로 단거리 로켓과 미사일을 활용했다.


하지만 헤즈볼라는 때로 로켓과 미사일로 이스라엘에 적잖은 피해를 안겼고 드론을 이용해 이스라엘 최대 항구인 하이파를 촬영한 뒤 이를 위협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했기 때문에 이스라엘과 전면전이 벌어질 경우 헤즈볼라는 그동안 사용하지 않고 아껴왔던 더 위협적인 무기를 꺼내들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는 점에서 위협적이다.


이에 대해 CNN은 “헤즈볼라의 점점 정교해지는 무기는 이스라엘과 그 지역 동맹에 상당한 피해를 줄 잠재력이 있다"며 "헤즈볼라의 힘이 세지면서 이스라엘과 전면전 발발 가능성이 있는데 이 경우 중동은 미지의 영역으로 들어서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동 전략자산 증파한 美, 헤즈볼라 방어는 이스라엘 몫]


눈여겨볼 것은 이미 항공모함과 잠수함 등 전략자산을 증파한 미국의 대응이다. 중동에는 현재 미 해군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만 2개가 머물고 있다. 오만만(灣)에서 작전 중이던 시어도어 루즈벨트 항모전단에 더해 지난 21일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이 추가로 도착하면서다. 단독으로도 웬만한 국가의 국방력 전체보다 강하다는 평가를 받는데, 이 정도면 사실 중동 전체의 공격력도 능가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렇게 미국의 해군력이 모여 있는 것은 이스라엘과 이란을 위시한 저항의 축 세력들과 정면 충돌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미국은 지금 중동 전쟁 발발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해군력을 집중 투입하면서 이란 등 세력에 강력한 경고를 하고 있다. 실제로 미 국방부는 핵추진 순항 미사일 잠수함(SSGN) 조지아호와 F-22 전투기 편대 등 여타 전략자산에도 잇따라 이동 명령을 내렸고, 11일에는 이동속도를 높이라며 에이브러햄 링컨 전단에 박차를 가하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미사일을 탑재했을 뿐 아니라 특수부대 전개 능력까지 갖춘 조지아호의 동선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중동에서 더 큰 전쟁이 터질 것이란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미국이 지속적으로 이 지역으로 2개 항모전단과 공격잠수함을 포함한 해군 전력을 근접 이동시키고 있다”면서 “(미군은) 그와 관련한 세부사항을 공개하는걸 주저하지 않고 있는데, 이는 명백히 이란과 동맹들이 이스라엘을 상대로 더 강력한 공격에 나서지 못하도록 억제하려는 노력”이라고 진단했다.


NYT는 이어 미 정부 고위당국자를 인용해 “미군은 이란으로부터의 위협에 대처하는데 우선순위를 두고 있고, 헤즈볼라로부터의 공격은 레바논과 국경을 맞댄 이스라엘군이 대부분의 방어를 감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스라엘에 보복 다짐한 이란, “아직은 신중 모드”]


지금부터 관심의 초점은 헤즈볼라를 후원하는 이란이 어떤 태도를 보이는가에 대한 것이다. 이미 대대적 보복을 공언했던 이란 입장에서는 당연히 헤즈볼라의 보복에 힘을 실어주어야 하겠지만 이란은 아직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면서도 이란은 “시점만 정해지지 않았을 뿐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반드시 실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란 관영 인사통신은 아바스 아락치 신임 이란 외무장관이 24일 “이스라엘에 대한 보복은 적절한 시기에 적절한 방법으로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아락치 장관은 독일·영국·프랑스 외무장관과 연쇄적으로 전화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시온주의 체제(이스라엘)가 이란의 주권을 침범한 행위에 대해 책임을 묻지 않고 지나가지는 않을 것”이라며 “보복은 정확하고 계산된 방식으로 이뤄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이란의 움직임은 이스라엘에 대한 적개심이 팽배한 보수파와 중동 전면전 확전을 우려해 성급한 군사 행동을 경고해온 서방 양측을 의식해 발언 수위를 조절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보수파가 다수인 이란 의회의 승인으로 지난 21일 취임한 아락치는 마수드 페제시키안 대통령과 같이 온건·개혁파로 이란이 2015년 핵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경제제재를 완화하는 내용으로 미국 등 서방 국가들과 핵합의를 할 때 협상팀에 몸담았던 인사라는 점에서 이스라엘에 대한 즉각적 보복에 반대 의사를 표명하면서 일단 이스라엘·하마스 간의 휴전 협상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 여부와 수위를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현재 휴전협상을 진행중이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9937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