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에 군사·외교·경제 수단 동원한 '승리계획' 제시한 젤렌스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에 군사·외교·경제 수단을 동원한 '승리계획'을 말하면서 러시아의 침공을 끝낼 청사진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우크라이나는 자체 제작한 첫 탄도미사일 시험 발사에 성공해 이제 모스크바를 향해 마음껏 공격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BBC는 28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전날 키이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외교적 대책, 경제적 대책, 세계 안보에서 우크라이나의 위치를 이용한 '강력한 패키지'를 마련했다”며 “다음 달 미국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 총회 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을 만나 종전 청사진을 논의할 계획”이라 밝혔다.
BBC는 이어 “종전안을 올해 11월 대선에서 맞붙는 민주당 후보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공화당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에게도 전달할 것”이라 밝혔지만 “종전계획의 구체적인 내용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이번 계획은 러시아가 침략전을 멈추고 물러서도록 강압하는 '승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BBC는 또한 “젤렌스키가 제시하는 승리계획의 성공 여부는 미국이 이 계획에 포함된 내용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느냐의 여부, 그리고 이 계획을 우크라이나가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달려 있다고 젤렌스키 대통령아 밝혔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계획(종전 청사진)을 정말 집행하고 싶다”며 “성공 여부는 미국 대통령에게 달렸고 그에게 제출하는 게 합당하다”고 말했다.
젤렌스키는 이어 “어떤 이들에게는 과도하게 야심찬 것으로 들릴 수도 있겠지만 우리에게는 중요한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를 점령하면서 완충지대를 마련하기 위함이라 밝혔는데, 이러한 러시아 본토 급습도 우크라이나의 승리계획에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 대통령이 말한 ‘승리계획’과 관련해 안보 전문가들은 전략적 균형추로 부상하고 있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 비서구권 국가)를 움직이는 방안이 외교적 대책으로 거론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실제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은 우크라이나 평화 정상회의를 글로벌 사우스 국가 중 한 곳에서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가 브라질,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자국과 협력관계를 유지하는 브릭스(BRICS) 회원국의 개입을 무시하지는 못할 것이라는 기대 때문이다.
[우크라의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 점령은‘ 신의 한 수’]
현실적으로 판단했을 때 우크라이나가 어떠한 계획을 세운다한들 러시아군을 점령지에서 몰아내는 대책에는 많은 어려움이 뒤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동남부에서 조금씩 계속 진군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영토 5분의 1 정도에 달하는 점령지를 유지하고 있다.
이와 함께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들의 지속적인 지원이 있어야만 우크라이나의 승리계획도 추진될 수 있다는 한계도 분명히 있다. 특히 오는 11월의 미 대통령 선거는 우크라이나전의 향방을 결정할 분기점이 될 가능성도 있다.
일단 민주당의 조 바이든 대통령과 해리스 부통령은 우크라이나를 필요할 때까지 계속 지원하겠다는 입장을 견지하고 있지만, 공화당의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지원을 혈세 낭비로 보며 재집권과 동시에 타협을 압박해 바로 종전을 끌어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트럼프의 종전 방안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에 점령된 영토를 포기하는 양보가 내포되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서방진영과 바이든 정부측은 트럼프 방안대로 타협이 이루어진다면 푸틴이 주변국의 주권을 침해한 전쟁 행위가 면죄부를 받게 될 것이고, 그렇게 되면 국제질서가 무너질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런 측면에서 젤렌스키의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일부 장악했다는 것은 앞으로 진행될 휴전 협상에 매우 유용한 카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푸틴은 지금 우크라이나가 동부 4개주에서 철군하고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추진을 포기하라는 조건을 내걸고 있는데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점령은 이에 대해 협상할 수 있는 충분한 카드가 될 수 있어서다.
우크라이나의 최고 군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 장군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현재 1,294㎢의 러시아 영토와 100개의 정착지를 통제하고 있다.
[러시아 본토 공격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 성공한 우크라]
한편, 우크라이나는 러시아 본토를 향해 마음대로 공격할 수 있는 중요한 비장의 무기를 결국 손에 넣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7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최초의 탄도미사일의 긍정적인 시험이 있었다”며 “방산업계가 개발한 새로운 무기(탄도미사일)는 우크라이나의 군사 산업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에서 중요한 이정표를 세웠다”고 말했다. 그러나 더 구체적인 정보는 공개하지 않았다.
젤렌스키의 발언은 우크라이나 국방장관 루스템 우메로프가 “승리를 위해서는 장거리 (타격) 능력과 적의 군사 시설에 대한 공격 제한 해제가 필요하다”며 “우크라이나는 대응을 준비하고 있으며 자체 생산 무기를 준비하고 있다”고 밝힌 지 하루 만에 나온 것이다.
키이우는 지금까지 미국산 에이태큼스와 영국산 스톰 섀도우 등 서방 국가의 장거리 미사일에 의존해야 했다. 그러나 미국과 영국 등은 키이우가 러시아 내부의 목표물을 공격하는 데 자국 무기를 사용하는 것을 제한했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국경을 넘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으로 진격하고 있으나 여전히 러시아 본토 깊은 곳까지 타격하지는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우크라이나는 서방 원조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군사 하드웨어의 국내 생산을 개발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런 이유로 우크라이나는 탄도미사일 개발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안보 싱크탱크인 국방전략센터의 빅토리아 브도비첸코 안보 연구 프로그램 책임자는 뉴스위크와의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드론 및 방위 기술 개발의 최전선에 서 있다”며 “우크라이나 기업들은 자주포, 무인항공기, 드론 대응 소총 생산에 참여하고 있으며 군과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가 자체적으로 개발한 탄도미사일의 경우 사용 제한이 없어 실전에 투입될 경우 우크라이나의 반격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드론·미사일 결합한 우크라의 또다른 신형 무기]
우크라이나가 새로운 탄도미사일 개발에 성공한 데 이어 드론과 미사일을 결합한 형태의 신형 무기 ‘팔랴니치아’를 전투에 처음으로 실전 배치했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포스트는 지난 26일 젤렌스키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행사에서 “오늘 ‘팔랴니치아’ 미사일 드론을 처음으로 성공적으로 실전에서 사용했다”며 “침략자에 대응하기 위한 새로운 무기로, 적에게 타격을 입혔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무기 생산 책임자인 올렉산드르 카미신 전략산업부 장관은 “이는 드론이자 미사일의 능력을 갖췄으며 앞으로 더 많은 미사일 드론이 나올 것”이라며 “우크라이나 방위 기술의 진화의 다음 단계로 우리는 적에게 그 효과를 보여줄 수 있는 순간을 고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키이우포스트에 따르면 ‘팔랴니치아’는 드론과 미사일의 기능을 결합한 새로운 종류의 무기로 드론 기능과 정밀 타격 기능을 통합했다. 물론 아직 구체적인 성능과 제원 등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중앙 본체에 날개가 있고 꼬리 부분에 4개의 조종면이 장착된 순항 미사일의 전형적인 형태를 갖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 드론형 미사일은 지상 플랫폼에서 발사되며 터보젯 엔진으로 구동돼 일반 드론에 비해 먼 거리를 타격할 수 있다. 정확한 사거리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러시아 공군 기지와 다른 전략 자산을 표적으로 삼도록 설계됐다는 점에서 20여곳의 러시아 공군 기지가 타격 반경 내에 들 것으로 보인다.
이름은 우크라이나 전통 빵에서 땄는데, 이 이름은 러시아인이 발음하기 어려워 우크라이나의 정체성과 저항을 상징하는 의미로 발전했다고 한다.
[우크라, 쿠르스크 이어 남동쪽 벨고로드 방향 진격]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주를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가 이번엔 남동쪽 벨고로드주를 향해 진격하기 시작하면서 친크렘린 성향의 언론이 공황 상태에 빠졌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28일,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에 따르면 장갑차의 지원을 받은 우크라이나 군대가 전날 이른 아침 네코테예프카 국경 검문소를 공격했다”면서 “벨고로드에서 돌파를 시도하는 우크라이나 군대의 규모는 불분명했으며 러시아 관리들은 국경이 ‘통제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영 방송 RT는 군사 텔레그램 채널인 보이엔나 크로니카의 말을 인용해 “이번 작전 규모가 쿠르스크 침공 초기와 인원 및 숫자 면에서 거의 동일하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벨고로드의 지역 주지사 뱌체슬라프 글래드코프는 텔레그램에 “우크라이나가 벨고로드주 국경을 돌파하려는 시도가 있다는 정보가 있다”면서 “러시아 국방부에 따르면 국경의 상황은 여전히 어렵지만 통제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키이우 당국자는 최근의 국경 침공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서방 군사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작전의 주요 이점 중 하나는 키이우가 짧은 시간에 어디든 침공할 수 있음을 증명했기 때문에 국경 전체에 걸쳐 러시아를 불안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전 영국 전차 사령관인 해미쉬 드 브레튼-고든은 “전형적인 공격 작전”이라면서 “약점을 공격하고, 러시아가 제한된 자원으로 많은 것을 생각하고 어려운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러시아는 쿠르스크를 강화하는 동안 남쪽으로 (벨고로드 쪽으로) 시선을 돌려 균형을 잃게 될 것”이라면서 “우크라이나가 이러한 공격을 시작한다는 것은 그들이 기동전을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성동격서 식의 전법을 우크라이나가 구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나티아 세스쿠리아 부연구원도 “현재 우크라이나의 목표는 가능한 한 많은 러시아 영토를 점령하여 협상에서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 우크라이나 동부에서 러시아 군대를 우회시켜 완충 지역을 만드는 것”이라면서 “벨고로드 지역에 대한 국경을 넘는 공격도 이 전략의 일부인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