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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고립에 제재까지? ‘최악 시나리오’ 우려하는 중국 - SCMP, "미·유럽, 중국 고립시킬 가능성 점점 커져" - 유럽에서 급부상하는 ‘중국발 안보 위기론 - 러시아보다 경제 제재에 훨씬 더 취약한 중국
  • 기사등록 2022-04-14 12:37:51
  • 수정 2022-04-14 15:3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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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MP, "미·유럽, 중국 고립시킬 가능성 점점 커져"]


러시아에 의한 우크라이나 침공 사태에 중국은 과연 중립을 지키고 있다고 보는가? 중국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중립’을 표방해 왔지만 그러한 중국의 주장이 유럽을 비롯한 서방진영을 전혀 설득시키지도, 이해시키지도 못하면서 미국과 유럽으로부터 완전히 고립당할 위기로 빠져들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빛의 속도로 다시 살아나면서 유럽에서 정치적 풍향이 중국에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12일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이 빛의 속도로 다시 살아나면서 유럽에서 정치적 풍향이 중국에 아주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면서 “중국이 계속해서 러시아를 지원할 경우 이들 국가로부터 고립을 당하게 될 것이고 이 경우 어떻게 극복해 나가야 할 것인지 고민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SCMP는 이어 “중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전쟁과 관련한 심각한 대화에 참여하는 것을 완강히 거부하면서 유럽연합(EU)도 중국이 중재에 나설 것이라는 희망을 거의 포기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한 유럽 고위 외교관은 “우리는 모든 면에서 중국이 필요하지만 지금 그들은 두려워해야 한다”면서 “그들은 세계가 변하고 있고 우리 역시 변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고 두려워할 것이다”고 SCMP에 말했다.


특히 SCMP는 “EU 관리들은 동맹들이 정보를 공유하고 대응책을 모색하면서 중국이 대러 제재를 우회할 어떠한 가능성에 대해서도 면밀히 지켜보며 협력하고 있다고 말한다”면서 “실제로 미국은 러시아에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할 경우 혹독한 대가에 직면할 것이라고 중국 등에 계속해서 경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의 보도 그대로 지나 러몬도 미 상무장관은 최근 “중국 기업이 러시아에 반도체를 팔면 문을 닫을 수 있다”고 경고하면서 중국 최대 파운드리 업체 SMIC(중신궈지)를 콕 집어 언급하기도 했다.


또한 미 의회에도 중국이 러시아 제재를 위반할 경우 글로벌 금융 시스템에서 중국의 대형 은행들을 축출하는 법안이 상정돼 있다.


상황이 이렇기 때문에 “일각에서는 중국에 제재를 가할 경우 역풍을 우려하기도 하지만 중국이 러시아의 전철을 밟아 전쟁을 시작하거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게 발각되면 그런 우려는 분노한 정책 입안자들의 고려사항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SCMP는 분석했다.


SCMP는 또한 “중국은 미국과 EU의 동조를 주시하고 있으며, EU가 미국뿐만 아니라 한국과 일본, 다른 아시아 국가들과도 손잡고 러시아 제재에 나설 것을 우려한다”면서 “미국과 동맹들이 단합해 제재를 가할 것에 대비해 중국이 자구책 마련에 나선 게 확실하지만 세계 경제 강국들이 동시에 중국을 겨냥할 경우 그러한 자구책이 소용이 있을지는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유럽에서 급부상하는 ‘중국발 안보 위기론’]


SCMP의 보도 내용 그대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을 바라보는 유럽의 시선이 완전히 달라졌다. 그동안 중국을 유럽의 경제 파트너로 생각해 왔지만 지금은 중국이란 존재가 유럽에 ‘현존하는 실체적 안보 위협’이며, 중국에 대한 높은 경제 의존도가 유럽에 치명적인 비수(匕首)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유럽에서 쏟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미 그러한 움직임은 구체화되고 있다. 지난 7일(현지 시각) 벨기에 브뤼셀에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외무장관 회담에서는 오는 6월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릴 나토 정상회담에서 ‘나토 안보에 미치는 중국의 영향’을 정식 의제로 채택하기로 했다.


이는 지난 3월 31일 ‘2021 나토 연례 보고서’에서 “중국의 야심과 공세적 행동이 (냉전 이후 서방이 구축해 온) 규칙 기반의 세계 질서와 안보 영역에 체계적 도전을 가하고 있다”는 평가를 내놓은 지 일주일 만에 나온 후속 조치라는 점에서 주목을 끌고 있다.


특히 유럽의 안보를 책임지는 나토가 중국문제를 정식 의제로 올린 것도 이번이 처음이고, 그 내용의 강도도 단순한 진단 정도가 아니라 중국에 대한 본격적 대응을 논의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이와 관련해 독일 일간 디자이트와 주간지 슈피겔 등은 “중국과 EU 간에 신장·위구르 인권 문제, 대만 문제, 리투아니아에 대한 무역 보복 문제 등 해묵은 갈등이 있기는 했지만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시진핑 국가 주석이 대놓고 푸틴 대통령을 포용하면서 갈등의 차원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렇게 러시아가 유럽을 향해 안보 위협을 가하는 행동을 뻔히 보면서도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한다는 것 자체가 사실상 중국이 유럽을 향해 ‘적대적 행위’를 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미국의 정치전문매체인 폴리티코도 “중국의 러시아 지원이 확인되면 EU가 중국에 무역 제재를 부과할 수 있다”면서 EU가 중국과 ‘경제 전쟁’을 벌일 수도 있다고 설명한 것이다.


유럽내의 중국을 향한 불편한 심기는 이미 여기저기서 표출되고 있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 3월 23일 “중국이 노골적 거짓말과 허위 정보 확산 등으로 러시아에 정치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집행위원장도 지난 1일 시진핑 주석과 화상으로 만난 제23차 중·EU 정상 회의에서 “러시아 제재를 지원하지 않겠다면 최소한 방해하지 말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유럽이 특히 주목하는 것은 러시아의 에너지가 유럽사회의 아킬레스건이 되었듯이 중국에 의한 경제 의존 자체가 시진핑 주석의 무기가 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의 푸틴이 천연가스를 무기로 유럽을 공격한 것은 유럽 국가들에게도 아주 좋은 학습효과를 갖게 했다. 그런데 중국 역시 경우에 따라 푸틴과 동일하게 유럽의 약점을 파고들 수도 있다고 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EU 통계기관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지난 2020년 EU와 중국의 교역액은 5천860억 유로(약 781조원)로 중국은 EU의 최대 교역 상대국이었다. 중국 총수입의 약 20%, 총수출의 15% 이상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EU와 미국의 교역액은 5천550억 유로(약 740조 원)로 이보다 적다.


EU는 그동안 미국에 대한 안보 의존을 줄이는 한편, 최대 교역 상대국인 중국과는 경제적인 관계뿐 아니라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여 왔다.


중국도 미국의 중국에 대한 군사적 압박과 대만 문제 등 외교적 갈등에 대응하는 세계 전략의 일환으로 유럽을 중시해야 할 필요가 생겨 양측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 측면도 있었다.


그래서 EU와 중국간에 경제적 결속에 이어 정치적으로도 동반자 수준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밀착도가 더해지다가 지난해 중국의 인권 문제로 인해 잠시 냉각기를 가지고 있었는데 우크라이나 사태가 터지면서 다시는 되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고 보면 될 것이다.


또한 유럽이 가장 우려하는 것 중의 하나는 러시아가 중국의 지원을 통해 서방세계의 경제 제재를 극복하면서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고 유럽을 향해 본격적인 보복에 나설 수도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되면 유럽이 집중 투자하는 친환경 에너지 인프라를 중국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현재의 에너지는 러시아에, 그리고 미래의 에너지는 중국에 발목 잡히면서 유럽 사회 전체를 흔들어 버릴 가능성도 충분히 있을 것이다.


실제로 지금 치러지는 프랑스 대선에서도 넉넉히 앞서가던 마크롱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에너지 가격 폭등 때문에 지지율이 하락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 말은 러시아와 중국이 손을 잡고 마음먹고 유럽사회를 공략한다면 유럽의 여러 정권들이 뒤흔들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결국 푸틴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유럽사회는 크게 각성하기 시작했고, 더 이상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하는 체제나 중국 경제에 예속되는 시스템을 완전히 극복해야 할 필요성을 유럽사회가 깨닫기 시작했다. 이런 각성이 EU가 중국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 시작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할 수 있다.


[러시아보다 경제 제재에 훨씬 더 취약한 중국]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이 긴장하지 않을 수가 없다. 물론 겉으로는 태연한 척 하고 더불어 “서방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지원해서는 안된다”는 말도 하지만 중국이 그렇게 헛기침을 하고 애먼 소리를 할 때가 사실 속으로는 가장 긴장하고 있는 때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


SCMP는 미국 샌디에이고대학의 중국전문가인 빅터 시(Victor Shih)의 말을 빌어 “이번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서방세계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 제재가 이렇게 빨리, 그리고 그토록 가혹하게 진행될 것이라는 것을 중국은 상상하지 못했다”면서 “중국은 외환 보유고 동결 등의 측면에 있어서 러시아보다 훨씬 취약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SCMP는 “유럽과 중국간의 관계가 결정적인 순간을 지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시말해 “서방세계의 러시아에 대한 경제제재 같은 것을 중국이 당하게 될 경우, 이를 극복하는 것에 대해 중국이 여러 갈래로 분석하면서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하지만 중국이 실제로 그러한 제재 조치를 당하게 된다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길은 정말 난망일 것”이라 평가했다.


실제로 중국은 지금 러시아가 당하는 경제제재를 중국도 당할 수 있다는 가정하에 그 대비책을 열심히 강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닛케이아시아는 13일, “러시아에 대한 서방세계의 제재에 겁먹은 중국이 자체적으로 국제 결제시스템을 구축하는 등의 대응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히 중국이 가장 주목하는 것은 러시아의 외환보유고 동결조치다. 중국은 지금 약 3조 달러 이상의 외환을 보유하고 있는데 그 중 약 1조 달러 정도를 미국 재무부에 예치하고 있다. 또한 국가외환관리국(SAFE)이 발표한 최신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 외환보유고의 절반 이상이 달러로 표시되어 있다는 것이 닛케이의 분석이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이 러시아에게 행한 것같이 중국의 외환보유고에 대해서도 똑같은 조치를 취한다는 것은 중국 입장에서는 상상하기도 싫은 시나리오다.


그렇다고 중국이 이를 회피할 대안도 딱히 없다는 것이 중국의 고민이다. 이런 측면에서 지난 6일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이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경우 중국에 대한 모든 제재를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발언한 것은 매우 의미심장하다.


옐런 장관은 “러시아에 대한 제재로 입증된 것처럼 공격적인 국가에 상당한 고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우리가 보여줬다고 믿는다”고 말했다. 앨런 장관의 이러한 발언은 중국에게 섬뜩하게 다가올 수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중국은 진퇴양난이다. 시진핑이 결정한 푸틴과의 브로맨스를 깰 수도 없고 그렇다고 러시아에게 지원할 수도 없는 그런 상황인 것이다.


결국 러시아는 푸틴이 죽이고 있고, 중국은 시진핑 때문에 망가지고 있다고 보면 틀림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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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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