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생드니의 고등학교 앞 학생과 교사들 [AFP=연합뉴스]
프랑스 전역에서 교육 환경 개선과 사회적 불평등 해소를 촉구하며 한 달 가까이 이어진 학생 시위가 노동조합 및 '노란 조끼' 운동 세력과의 연대를 통해 대규모 대정부 투쟁으로 급속히 확산하고 있다.
프랑스 내 교육 현장의 열악한 실태와 가중되는 경제적 불평등에 분노한 고등학생들이 주도하는 동동이 한 달째 계속되는 가운데, 행정부 핵심 관계자들은 해당 움직임이 특정 정치 세력에 의해 도구화되고 있다는 지적을 내놓았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은 학생들이 제기하는 문제의식 자체에는 수긍할 수 있는 대목이 존재함을 인정하면서도, 해당 집회가 정치적 목적을 가진 집단에 의해 이용당하고 있다는 견해를 대변인을 통해 전달했다. 세바스티앵 르코르뉘 총리 역시 극좌 성향의 정당인 '굴복하지않는프랑스(LFI)'가 다가오는 선거에서 입지를 다지기 위해 청소년들의 사회 운동을 정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반면 시위에 참여 중인 청소년들과 시민들은 정치적 선동이 아닌 실질적인 사회 불평등과 생활고가 집단 행동의 본질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현장에서는 낙후된 학교 시설 개선과 교원 부족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목소리와 함께 현 정권의 친기업적 정책에 대한 불만이 교차하고 있다. 파리 시내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은 가난한 계층이 차별받는 현실을 비판하며 교육 환경의 근본적인 변화를 촉구했다. 여기에 학부모들과 성인 시민들까지 등교 저지 활동 및 거리 행진에 동참하면서 단순한 학내 문제를 넘어 범사회적 운동으로 발전하는 양상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오는 10월 17일 전국 단위의 대형 집회가 예정되어 있어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이번 집회에는 과거 서민층의 폭발적인 호응을 얻었던 '노란 조끼' 운동의 주요 간부들과 노동조합원들이 대거 합류할 예정이다. 노란 조끼 운동의 핵심 관계자인 제롬 로드리게스는 소셜미디어를 통해 생계 위기에 처한 서민들의 목소리를 내야 할 시점이라며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고등학교 학생회 관계자들 또한 타협 없이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며 대규모 연대 시위를 예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의 배경에 정치권 전반에 대한 깊은 불신과 구조적인 재정 및 통치 체제의 한계가 자리 잡고 있다고 분석한다. 프랑스 정부가 막대한 국가 부채와 재정 적자 문제에 직면한 가운데, 전문가들은 현행 대통령 중심의 권력 구조가 개편되지 않거나 지방 정부로의 권한 분산 등 근본적인 정치 개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국민적 신뢰 회복과 사회적 합의 도출이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