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분야 휴전' 언급 이후 자국은 러시아에 대한 공격을 자제했으나 러시아는 공습을 그치지 않았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공식 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군이 미국 대통령의 에너지 부문 휴전 제안을 존중해 이틀 동안 러시아 정유공장과 에너지 기반시설에 대한 타격을 전면 중단했음을 확인했다. 하지만 러시아는 미 행정부의 이 같은 요청을 철저히 무시한 채 우크라이나 전역의 주요 인프라를 계속해서 타격하며 전쟁을 멈출 의사가 전혀 없음을 단적으로 증명해 보였다고 일침을 가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에 따르면 최근 이틀 동안에만 우크라이나 영토 내 19개 지역이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노출됐다. 군 당국은 전날 밤부터 이날 낮 사이 러시아군이 제트추진 드론과 자폭형 배회탄약, 탄도미사일 등 100여 대에 달하는 첨단·중기급 무기체계를 총동원해 우크라이나 전역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특히 수도 키이우에서는 민간인들이 거주하는 주거용 건물이 폭격으로 크게 파괴되면서 최소 4명이 목숨을 잃는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이 같은 대치 상황의 배경에는 미 행정부의 일방적인 정전 타진이 자리 잡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양국 간 에너지 시설 상호 공격 중단 합의를 기습 발표했다. 이러한 파격 행보는 다음 달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자국 내 기름값 폭등 등 물가 불안을 잡기 위한 정치적 계산이 반영된 조치로 풀이된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만나 러시아산 경유의 글로벌 공급에 합의하는 등 파격 행보를 보여 서방 우방국들과 우크라이나의 강한 반발을 사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측은 대화의 문을 완전히 닫지는 않겠다는 입장을 유지하면서도 실질적인 대러 압박을 주문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긴장 완화를 위한 상호 조치를 취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강조하면서, 이를 현실화하려면 국제사회가 러시아를 향해 보다 실효성 있는 압박책을 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올겨울 러시아가 에너지 휴전에 끝내 동의하지 않는다면 우리 역시 이에 상응하는 강력한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엄중 경고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