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에 비상착륙한 플라이두바이 여객기의 수직 날개의 방향타가 파손된 모습 [소셜미디어 엑스 캡처]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서 출발해 이스라엘로 향하던 여객기 내부에서 부조종사가 기장을 공격하고 기체를 급강하 시킨 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사법 당국이 범행 동기와 배후에 대한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아랍에미리트 검찰총장은 최근 사우디아라비아 영역 내에 비상 착륙 조치된 플라이두바이 FZ1073편 기내 난동 사태와 관련해 사법 처리를 위한 정식 수사 진행을 명령했다. 사법 당국은 해당 수송기가 자국에 정식 등록된 기체라는 법적 근거를 바탕으로 사건 발생 지역과 관계없이 자국이 정당한 재판관할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수사 기관은 오만 국적을 가진 부조종사가 어떠한 목적으로 이 같은 무모한 행위를 저질렀는지 정황 파악에 집중하고 있으며, 특정 극단주의 무장 세력과의 연계 여부나 사전에 교사된 정황이 존재하는지 여부를 다각도로 확인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 현지 구금 시설에서 진행 중인 피의자 조사 과정에는 이스라엘 측 전담 조사관들도 함께 투입되어 합동 심문을 진행한다. 이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무함마드 빈 자예드 알 나흐얀 아랍에미리트 대통령과의 긴급 전화 회담을 통해 합의한 결과다. 다수의 자국민이 탑승했던 이스라엘 정부는 가자지구 사태 발생 3주년 및 곧 치러질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이번 공중 난동이 조직적 테러와 연관되었을 가능성에 대해 강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다. 다만 이스라엘 안보 기관 관계자들은 현시점 기준 수집된 정보로 미루어 볼 때 범인의 단독 소행일 확률이 더 높다는 초동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네타냐후 총리는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란 정부의 개입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리기에는 시기상조라면서도, 조력자의 존재 가능성이나 이란 당국의 배후 조종 여부를 포함해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선언했다. 한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범행을 저지른 부조종사를 향해 테러리스트 또는 정신 이상자일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한 의구심을 표명했다.
이번 사건은 항공기가 두바이 공항을 이륙한 지 약 2시간이 지난 시점에 시작되었다. 해당 기체는 엔진 이상이나 화재, 환자 발생 등 긴급한 안전 위협 상황을 의미하는 '코드 7700' 응급 신호를 송출했으나, 불과 얼마 지나지 않아 기체 피랍이나 불법적 간섭 상태를 뜻하는 '코드 7500'으로 비상 신호를 급히 변경했다. 탑승자들의 진술에 따르면 오만 출신 부조종사가 인도적 출신의 스미트 마차르 기장을 향해 흉기를 휘두르는 위급한 상황이 전개되었다.
조종사를 공격한 피의자는 항공기를 고의로 추락시키기 위하여 조종간을 앞으로 밀어 기수를 내렸으며, 이에 따라 기체는 단 1분 만에 3만3천 피트 고도에서 1만7천 피트까지 급속도로 떨어졌다. 부상을 입은 기장은 조종실 외부로 탈출해 도움을 요청했고, 탑승하고 있던 이스라엘 승객들이 육탄전 끝에 부조종사를 제압하면서 대형 참사를 막아냈다. 비행 과정에서 수직 날개의 방향타가 파손되는 등 중대한 손상을 입었으나, 승객으로 타 있던 비번 조종사들이 운전대를 잡아 사우디 타북 공항에 기체를 안전하게 착륙시켰다. 사건 직후 항공사 측은 이스라엘을 오가는 모든 운항 노선을 일시 중단 조치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