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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10-01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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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코넬대 [AP=연합뉴스]

미국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에서 발생한 집단 성폭행 의혹 사건이 대학 당국의 유야무야된 대처 속에 묻힐 뻔했으나, 교내 학생기자들의 끈질긴 취재와 소신 보도로 세상에 다시 드러났다.


코넬대 학생신문인 '코넬 데일리 선(The Cornell Daily Sun)'은 지난 2024년 처음 교내 집단 성폭행 의혹이 불거졌을 당시부터 최근까지 해당 사건에 대한 관심을 놓지 않고 다각도로 취재를 이어왔다. 2024년 11월 당시 코넬대 캠퍼스에는 사교클럽 건물 내에서 한 여학생이 성폭력을 당했다는 내용의 '성폭력 범죄 경보' 이메일이 발송되면서 큰 충격과 분노가 일었다. 당시 학생들은 가해 장소로 지목된 남성 사교클럽 '카이 파이(Chi Phi)' 건물에 달걀을 던지는 등 격렬하게 항의했고, 대학 측은 성폭력 대책 태스크포스를 꾸려 성적 동의 교육과 신고 절차 개선 등의 권고안을 마련했으나 이후 캠퍼스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시들어갔다.


그러나 당시 학부 4학년이었던 시리즈 쿠스바 기자는 사건 뒤에 숨겨진 진실에 대한 의문과 우려를 포기하지 않았다. 쿠스바 기자는 익명의 피해자인 '제인 도' 및 담당 변호인과 꾸준히 소통하며 신뢰 관계를 형성했고, 가해 지목 학생들의 징계 처리와 관련해 대학 행정 담당자들을 상대로 다각도의 인터뷰를 진행하며 관련 기록을 축적했다. 올해 초 20세의 소피아 대서 신임 편집장이 신문사를 이끌게 되자, 호주 유학 중이던 쿠스바 기자는 국제전화까지 걸어 사건 보도에 대한 강한 의지를 전달했다. 대서 편집장 역시 신문사가 이 사건을 결코 유야무야 넘기지 않겠다는 방침을 세우고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피해자 측이 가해자로 지목된 남성 7명과 학교 법인을 상대로 정식 소송을 제기한 지난달 14일, 코넬 데일리 선은 그동안 수집한 정보를 바탕으로 사건 당일 밤의 구체적 정황을 재구성한 상세 추적 기사를 게재했다. 더 나아가 신문사는 무죄 추정의 원칙을 인식하면서도 대학 지도부의 은폐 시도에 맞서 교내 구성원들의 알 권리와 안전을 위해 가해 지목 남성들의 실명을 전격 공개하는 결단을 내렸다. 현재 소셜미디어와 학내 신문에 명단이 공개된 가해 지목인 가운데는 한국계 이씨 성을 가진 학생 1명도 포함되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서 편집장은 "우리의 가장 중요한 의무는 책임성"이라며 "그것이 많은 사람이 듣고 싶어 하지 않는 내용이든, 혹은 들으려 하는 내용이든 간에 이를 사실대로 보도해야 할 책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피해 여학생의 용기 있는 문제 제기와 학생기자들의 집요한 집필 활동이 이어지고, 이후 주요 미국 언론들까지 이 사건을 집중 조명하면서 현지 검찰은 수사를 전면 재개했다. 한편 사건 당시 20세였던 피해자는 심각한 충격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학교를 떠났으며, 피해자 변호인은 가해 지목자 7명 중 2명만 퇴학당하고 나머지는 정학이나 에세이 작성 등 형식적인 처분에 그쳤다고 지적했다. 해당 사교클럽 본부는 사건 발생 직후 가해 의혹 회원들을 제명 처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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