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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27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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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해협의 유조선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수로에 대한 통행료 부과 조치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하며 호르무즈 해협 통제를 시도하는 이란을 향해 공동으로 압박을 가했다.


미 백악관이 미국시간으로 25일 공표한 미중 정상회담 결과 자료에 따르면, 두 나라는 그 어떤 국가나 특정 주체도 국제 수로 이용에 대해 임의로 통행 요금을 부과하는 행위를 허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적 합의를 이뤘다. 비록 해당 합의문 내에 이란이나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명칭이 직접 기재되지는 않았으나, 이란의 핵무기 보유 불허를 명시한 구절 직후에 해당 문구가 배치됐다는 점에서 실질적인 겨냥점은 이란으로 수렴된다. 세계 안보와 통상 안전 확보 차원에서 다뤄진 이번 합의는 호르무즈 해협의 항행 통제권 확보와 통행료 징수를 통해 미국 선박의 교역 활동을 제약하려던 이란 측의 전략적 계산에 단단한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란 입장에서는 군사적 대립 관계에 있는 미국과 우방국인 중국이 손을 잡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에 대해 부담스러운 심정을 감추기 어려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방미 일정에 앞서 이란 외교 수장이 직접 베이징을 방문해 해협 운항 문제 등을 사전 협의했음을 감안하면 이번 발표가 주는 파장은 더욱 도드라진다. 그럼에도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에서 항행의 자유를 보장하는 문구를 수용한 배경에는 자국의 경제적 실리가 크게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은 이란과 안보·전략 측면에서 밀접한 유대 관계를 맺고 있지만, 원유 등 에너지 수입과 해상 물류 유통을 해상 수로에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어 호르무즈 해협의 긴장 고조에 따른 운임 상승과 물류 차질 피해를 직접적으로 입을 수밖에 없다.


결국 미중 간 전략적 경쟁 구도 속에서도 에너지 안보 확립과 공급망 유지는 양보할 수 없는 최우선 국익이라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중국은 이란과의 우호 관계를 상시 유지하면서도, 해협 봉쇄나 통행세 부과처럼 글로벌 원자재 시장과 물류망에 극심한 혼란을 초래하는 과격한 행보에는 확실한 선을 긋는 실리주의적 노선을 선택했다. 아울러 문구 작성 시 이란의 명칭을 명시적으로 넣지 않음으로써 국제 규범 준수라는 명분을 챙기는 동시에 우방인 이란에 대한 최소한의 외교적 배려를 남기는 교묘한 수법을 취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미중 정상 간 합의가 이란의 즉각적인 군사 행동 철회나 통제 의력 상실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한다. 실제로 중국은 그간 호르무즈 해협의 자유로운 운항을 지속해서 요구해 왔으며, 왕이 중국 외교부장 역시 이란과의 외교장관 회담에서 해당 수로의 신속한 개방과 글로벌 에너지 수송로 안정을 공식 촉구한 바 있다. 이란 전쟁 국면에서 중국이 개입한 범위가 중재자에 머물렀던 만큼 이란의 독자적인 군사 작전 결정에 중국의 태도가 결정적 변수가 되기는 어렵다. 그러나 이번 정상회담 합의는 극심한 갈등 관계에 있는 미중 양국이라 할지라도 호르무즈 해협을 포함한 핵심 국제 수로의 안정적 유지라는 영역만큼은 공동의 이해관계가 완벽히 일치함을 명확히 보여줬다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지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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