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일하는 트레이더들[UPI=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의 추가 통화 긴축 가능성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미 국채금리가 수십 년 만의 최고치 수준까지 급등하고 있다.
미국 채권시장에서 국채 금리가 연일 치솟으며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현지시간 24일 뉴욕 채권시장에서 마감 이후 미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5.501%까지 상승하며 지난 2004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나타냈다. 전 세계 장기금리의 표준 지표로 통하는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5.22%까지 치솟아 2007년 6월 이후 최대치를 고쳐 썼으며, 기준금리 전망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2년물 국채 금리도 4.94%를 기록하며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채권 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이므로 이는 국채 투매 현상이 거세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이 같은 채권시장 약세는 미국 경제 지표의 견조함과 통화 당국자들의 매파적 언사, 국제유가 오름세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전날에도 10년물 금리가 급등세를 보인 데 이어 이틀 연속 강력한 매도 압력이 유지됐다. 매디슨 인베스트먼츠의 마이크 샌더스 채권 부문 대표는 "재정 수지와 경기 흐름, 지정학적 리스크, 물가 상승 압력이 한데 겹치면서 시장이 생소한 구역에 진입했다"고 진단하며, "최근의 수익률 상승을 단순한 재정적자 문제로만 해석하기는 어렵다"고 지적했다.
금융시장 내에서는 통화 당국의 금리 추가 조정에 대한 기대감이 대폭 강화됐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워치에 따른 금리선물 시장의 10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 금리 인상 확률은 약 70% 수준까지 치솟았으며, 이는 일주일 전 기록했던 49% 안팎에서 눈에 띄게 상승한 수치다. 연준의 마이클 바 이사가 물가안정을 위한 추가적인 정책 조율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 총재 역시 해외 행사에서 연내 한 차례 추가 인상 전망이 타당하다는 의견을 내놓으면서 금리 인상 가능성에 힘을 실었다.
장기 금리의 급격한 오름세는 이미 개인과 가계 등 실물경제 전반에 직접적인 타격을 주고 있다. 대표적 민간 대출인 30년 고정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최근 7%선을 상회하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초 6% 수준에서 대출을 받은 경우와 비교할 때 30년간 부담해야 할 총 원리금 액수 차이가 수만 달러에 달해, 가계의 주거비 및 생계비 부담이 가중되는 양상이다.
미국에서 시작된 국채 매도 파장은 세계 각국의 금융시장으로 퍼져나가고 있다. 일본의 10년물 국채 금리는 3.1%선에 바짝 다가서며 1996년 8월 이후 최고 수준에 다다랐고, 독일의 10년물 국채 금리도 3.6%선까지 올라서며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공포가 전 방위로 확산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