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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9-22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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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 [EPA=연합뉴스]

알리 알자이디 이라크 총리가 이란의 지원을 받는 자국 내 시아파 민병대를 내년 6월까지 해산하겠다고 공약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알자이디 총리가 19일 바그다드 관저에서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고 2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는 "(시아파 민병대) 무장해제 계획은 선택사항이 아니라 필연"이라며 "과거 이를 언급했던 이들은 압력에 굴복하거나 다른 고려사항 탓에 결국 말을 뒤집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내게는 부패 청산 문제와 더불어 명예가 걸린 문제"라고 덧붙였다. 그는 무장해제를 추진하기 위해 이미 시아파 민병대 측과 위원회를 꾸렸으며, 구체적인 합의 조건은 이달 말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실현 가능성에는 회의적인 시각이 적지 않다. NYT는 "중동 외교관들과 이라크 안보 당국자들은 이 일정이 극도로 불안하다고 경고한다"며 "중동의 혼란을 일으키고 세계 경제에 큰 타격을 주는 (이란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는 전쟁 중에 이 시한을 맞추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평가한다"고 전했다.


이라크 내 시아파 민병대는 이란이 주도하는 '저항의 축'의 한 축으로,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와 발맞춰 이라크와 주변 중동국의 미군 시설을 공격해 왔으며 최근에는 사우디아라비아 석유시설 공습 가담 의혹까지 받고 있다. 단순 무장조직 수준을 넘어 이라크 정규군에 버금가는 전투력과 조직력을 갖췄고, 정계에도 진출해 주요 정파로 자리 잡고 있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이란의 지원 속에 등장한 이 조직은 2014년 이슬람국가(IS) 사태를 계기로 인민동원군(PMF)이라는 이름으로 합법화되면서 정치·군사·경제 전 영역에 깊이 뿌리내렸다.


미국은 이란의 개입 차단을 위해 이라크 정부에 시아파 민병대 퇴출을 지속적으로 요구해왔지만, 이들 조직의 실질적 영향력과 방대한 규모·분산성 탓에 좀처럼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런 가운데 이라크 정부는 경제 지원이 필요한 미국과 인접국 이란 사이에서 줄타기 외교를 이어가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다.


올해 5월 취임한 알자이디 총리 본인의 이력도 이런 이라크의 상황과 무관치 않다. 이라크 의회 다수파인 시아파 진영은 애초 이란과 관계가 깊은 누리 알말리키 전 총리를 지명하려 했으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원 중단을 압박하자 대신 사업가 출신의 40대 정치 신인 알자이디를 낙점했다. 이라크는 관례상 실권을 쥔 총리직은 시아파, 의회의장은 수니파, 대통령은 쿠르드족이 맡아왔다.


총리 취임 이후 알자이디는 호르무즈 해협을 우회해 유럽까지 연결하는 송유관 건설 사업을 발표하는 등 경제 분야에 힘을 쏟고 있다. 그는 이번 인터뷰에서 "이라크는 세계와의 경제적 교량을 건설하고자 한다"며 "이 정부에서 이라크는 적대가 아닌 만남의 장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견고한 경제를 건설하려면 무력부터 국가가 통제하고 단속해야 한다"며 시아파 민병대를 다시 겨냥했다.


정계 기반이 취약한 알자이디로서는 이 같은 대형 프로젝트를 성사시키려면 미국의 지원이 필수적이며, 이번 발언 역시 미국의 최우선 요구사항인 시아파 민병대 해체를 부각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그가 민병대 해체를 약속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 6월 미국 측 이라크 특사와 낸 공동성명에서 올해 9월 30일까지 이라크 내 모든 비정규 무장단체를 완전히 해체하겠다고 공언했으나 거센 반발에 부딪혀 흐지부지된 바 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빅토리아 테일러 이라크 담당 국장은 "이라크 정부는 자신들이 이란 전쟁의 당사자가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실제론 이를 통제할 힘이 없다"며 "이란이 강력한 도구로 입증된 이라크 동맹 세력의 무장해제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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