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연합뉴스]
논란이 된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폭스뉴스 기자와 통화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언제 그 나라 전체를 날려버릴지가 문제"라며 "그들은 처신을 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과 관련해 결정을 내리는 단계라며 "아주 큰 일이 머지않은 미래에 일어날 것"이라고 했다. 다만 이란을 경제적으로 고사시키는 방안과 합의에 이르는 방안도 선택지로 함께 언급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주말 캠프 데이비드 일정을 예정보다 일찍 마치고 백악관으로 복귀했다.
이란은 즉각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란군을 통합 지휘하는 중앙군사본부는 성명에서 "미국이 다시 한번 이란에 대한 행동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며 역내 국가들에 미국에 동조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이슬람혁명수비대(IRGC)는 미국이 실제로 공격하면 중동 내 모든 미군 기지가 보복 대상이 된다고 밝혔고, 보복 범위가 인도양의 미 해군 전력까지 넓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미국 국무부는 중동에 체류하는 자국민에게 새 보안 경보를 내리고 "예측하지 못한 긴장이 고조될 가능성이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올해 2월 28일 개전 이후 여러 차례 되풀이된 공격과 보복, 재보복의 양상이 다시 나타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 긴장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후티가 사우디아라비아를 공격한 가운데 불거졌다. 19일 수도 리야드에서는 킹 칼리드 국제공항 연료 저장고 쪽에서 연기가 치솟고 항공편 결항이 잇따랐다. 후티는 최근 홍해 연안의 전략 항구와 지역을 장악하며 홍해 입구인 바브엘만데브 해협에 대한 영향력을 키우고 있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한 상황에서 바브엘만데브까지 흔들리자 중동 원유 공급망에 대한 우려가 커졌다.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두 차례 직접 후티 공습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미국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란 전쟁으로 부담이 커진 터라 예멘에 병력을 더 투입하는 데 신중한 입장이다.
이란은 전쟁 확대를 경고하면서도 외교의 문은 열어두고 있다. 모흐센 레자이 최고국가안보회의(SNSC) 사무총장은 알자지라 인터뷰에서 전쟁 종식을 목표로 한 협상 재개 조건으로 모든 전선에서의 전쟁 종식, 이란 동결 자금 해제, 해상 봉쇄 해제를 중재국을 통해 미국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지난 6월 체결됐다가 유명무실해진 종전 양해각서(MOU)의 불씨를 되살리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후티의 공격은 사우디, 튀르키예, 파키스탄이 지난달 체결한 '메카 공동 방위협정'도 시험대에 올렸다. 3국 가운데 한 나라가 무력 공격을 받으면 세 나라 모두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한다는 내용이다. 튀르키예와 파키스탄은 아직 실제 전투 개입에는 선을 그으며 외교적 해결에 무게를 두고 있으나, 사우디와 후티의 충돌이 격화하면 참전 가능성까지 거론되며 긴장이 최고조에 이를 수 있다. 호르무즈와 바브엘만데브 두 길목이 동시에 흔들리면서 국제 유가도 출렁이고 있다. 다만 한국시간 21일 오전 기준으로는 사우디 원유 수출 회복 가능성이 주목받아 브렌트유가 2.4% 하락한 배럴당 101.4달러,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1.3% 내린 94.83달러에 거래됐다.
시선은 22일부터 뉴욕에서 열리는 제81차 유엔총회로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이 모두 참석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페제시키안 대통령과의 회동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이란은 그동안 주로 중재국을 통해 미국과 접촉해 왔고 이번에도 직접 협상에는 신중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총회 기간 사우디, UAE, 카타르, 바레인, 쿠웨이트, 오만 등 걸프 지역 정상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미국과 이란의 군사적 긴장, 이란이 다시 내세운 종전 조건, 후티의 사우디 공격, 튀르키예·파키스탄의 사우디 지원 가능성까지 얽힌 만큼, 이번 유엔총회는 중동 위기의 향방을 가늠할 외교 무대가 될 전망이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