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AP 연합뉴스 자료사진]
러시아와 중국 양국 정상이 키르기스스탄에서 대면해 전방위적인 양자 협력 방안을 긴밀히 논의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31일(현지시간) 키르기스스탄 수도 비슈케크에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무대를 계기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양자 정상회담을 개최했다. 지난 5월 19일 진행된 푸틴 대통령의 1박 2일간 중국 국빈 방문에 이어 이루어진 올해 두 번째 정상 간 만남이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 자리에서 양국 교류를 한층 강화하기 위한 파격적인 카드를 던졌다. 중국 측이 원한다면 양국 사이의 상호 비자 면제 협정을 기한 없이 영구적으로 개방할 준비가 확립되어 있다고 밝힌 것이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상대국 국민에 대해 최대 30일간의 무비자 입국 제도를 신설한 바 있으며, 지난 5월 회담을 통해 이 조치를 2027년 말까지 늘리기로 합의했다. 러시아의 이번 제안은 양국 관계를 최우선 순위에 두고 한층 밀착시키겠다는 강한 외교적 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회담에서는 그동안 막혀 있던 대규모 에너지 프로젝트인 '시베리아의 힘-2' 가스관 건설 사업의 타결 여부도 주요 의제로 재부각됐다. 해당 프로젝트는 러시아 야말반도에 위치한 가스전에서 출발해 몽골 영토를 거쳐 중국 본토로 연간 500억㎥에 달하는 대용량 천연가스를 수송하는 핵심 인프라 구축 사업이다. 완공될 경우 러시아는 유럽으로의 가스 수출길이 막힌 상황에서 동방으로의 거대한 판로를 안정적으로 확보하게 된다.
다만 가스 공급 단가 산정과 세부 투자 조건 등을 둘러싸고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지난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국빈 회담 당시에도 최종 타결에 이르지 못했다. 러시아 측이 양국 정상의 친밀한 스킨십을 바탕으로 가스관 협의에 속도를 내고자 하는 가운데, 이번 비슈케크 회담을 계기로 공급 가격 격차를 줄이고 합의점에 도달할 수 있을지 국제사회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