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네팔과 중국 국경 지대에서 발생한 참사로 사흘 만에 사상자가 대폭 늘어난 가운데 한국인 9명을 비롯한 3천 명에 가까운 이들이 생사를 확인하지 못하고 있다.
네팔 재난 당국과 중국 티베트자치구 정부 집계를 종합하면 지난 26일 중부 바그마티주와 지룽현 일대를 덮친 대규모 홍수 및 토석류로 인한 사망자가 682명으로 집계됐다. 시신 수습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하루 만에 100명 이상의 사망자가 추가로 발견됐다. 네팔 내 실종자 수도 급격히 늘어나 양국의 전체 실종자 수는 2천980명에 달한다. 실종자 중에는 인도, 미국 등 30여 개국 출신 외국인 500여 명이 포함됐으며, 어퍼트리슐리(UT)-1 수력발전소 건설 현장에 투입된 두산에너빌리티와 한국남동발전 소속 한국인 근로자 9명의 소식도 아직 전해지지 않고 있다.
수색 현장은 기상 악화와 2차 재해 우려로 난항을 겪고 있다. 피해 지역에 짙은 안개와 폭우가 쏟아져 헬기를 동원한 구조 활동이 한때 중단되기도 했다. 한국 정부와 관련 기업들이 헬기 6대를 확보했으나 local 당국의 통제 및 날씨 문제로 운항에 차질을 빚었다. 우리 정부는 외교부와 소방청 관계자로 구성된 9명의 신속대응팀을 현지에 추가 파견하기로 결정했다. 현장 수색과 구조 지원을 지휘하기 위해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도 직접 네팔 현지에 도착해 상황을 챙기고 있다.
가장 큰 피해가 발생한 어퍼트리슐리 수력발전소는 토사와 진흙으로 가득 차 있는 상태다. 네팔 재난 당국 관계자는 "100명이 넘는 작업자가 깊이 1.5m에 달하는 진흙으로 막힌 터널 내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헬기 이착륙 공간조차 확보하기 어려운 형국"이라고 밝혔다. 이번 재해로 네팔 전역의 수력 및 태양광 발전소 12곳의 가동이 중지되면서 국가 전체 발전 설비의 10%가 멈춰 섰다. 발전소 현장에서 사라진 노동자 수만 933명으로 조사됐다.
아동과 교육 시설 피해도 심각하다. 유엔아동기금(UNICEF)은 현지 학교 28곳이 완파되거나 파손되어 학령기 아동 1만 명이 직간접적인 타격을 입었다고 파악했다. 한편, 티베트 상류 지역 자연댐 호수의 수위는 전날 최고점 대비 10m가량 내려갔으나 완전 배수가 이루어지기 전까지는 하류 지역의 추가 홍수 위험이 사라지지 않은 상태다.
전문가들은 이번 참사의 원인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히말라야 산맥의 빙하 붕괴를 지목한다. 랑탕리룽산 해발 5,200m 지점에서 폭 600m 규모의 빙하와 암석이 무너지며 규모 5.2의 지진에 맞먹는 충격이 발생했고, 이로 인해 발생한 대량의 토석류가 강을 따라 하류 마을을 쓸고 내려간 것으로 분석된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