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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원유 수출길 호르무즈→바브알만데브→수에즈로 또 변경 - 이란 전쟁 여파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 - 홍해 북쪽 수메드 송유관 이용 우회 노선 확보 - 환적 비용 증가 및 유조선 수요 대폭 급증
  • 기사등록 2026-08-27 12: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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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만 근처의 유조선 [AP=연합뉴스]

사우디아라비아가 이란 전쟁과 예멘 후티 반군의 봉쇄로 주요 원유 수송로가 차단되자 수에즈 운하와 이집트 수메드 송유관을 연계한 새로운 북쪽 우회 항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글로벌 원유 물동량의 약 20%를 담당하던 페르시아만 입구 호르무즈 해협은 올해 2월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격으로 전쟁이 발발하면서 완전히 묶였다. 이에 대응해 사우디아라비아 국영 석유기업 아람코는 페르시아만 연안 유전에서 홍해 서부 얀부 항구로 이어지는 동서 송유관을 활용하는 차선책을 마련했다. 초기에는 얀부에서 출발해 바브알만데브 해협을 거쳐 아라비아해로 나가는 경로를 활용했으나, 지난 7월 20일 예멘 후티 반군이 사우디 연계 선박에 대한 해상 봉쇄를 선언하고 무력 공격을 강화하면서 이 남쪽 길목마저 가로막혔다.


중동 정세 악화로 기존 노선이 잇따라 무력화되자 사우디는 홍해 북쪽을 거쳐 지중해로 연결되는 복합 운송 방식을 대체 노선으로 정립했다. 다만 수에즈 운하는 원유를 만재한 초대형 유조선(VLCC)의 직접 통과가 불가능하다. 이 때문에 사우디 유조선들은 홍해 수에즈만의 이집트 아인수크나 터미널에서 1차로 원유를 하역한 뒤, 이집트의 '수메드 송유관'을 통해 지중해 연안 시디케리르항으로 보낸다. 하역을 거쳐 흘수선(배가 물에 잠기는 깊이)을 낮춘 유조선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시디케리르항에서 원유를 다시 적재하거나, 지중해에 대기 중인 다른 유조선에 원유를 실어 내보내는 방식을 취한다.


이처럼 복잡한 하역 process와 우회 항로를 거치면서 물류비용과 수송 시간은 크게 늘어났다. 남아프리카 우회 경로를 이용해 한국, 중국, 일본 등 동아시아로 원유를 보낼 경우 운항 기간이 2주에서 최대 4주까지 늘어나며, 연료비와 운영비 상승으로 인해 배럴당 최소 5달러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맞서 아람코는 수송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국을 관통하는 동서 송유관의 하루 수송 용량을 200만 배럴 늘리는 증설 작업을 추진하며 물류 병목 현상 해소에 집중하고 있다.


항로 변경과 반복적인 환적 작업으로 유조선 운항 효율이 저하되면서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는 선박 확보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덴마크의 대형 유조선 선사 토름(Torm)의 야콥 멜드가르드 최고경영자(CEO)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페르시아만 국가의 국영 석유회사들이 선단 확장 요구에 직면했다"고 밝히며 "시장 상황에 따라 초대형원유운반선은 2배, 대형 정제 연료 유조선은 3배까지 수요가 급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해운 업계는 이번 사태가 장기화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멜드가르드 CEO는 "2022년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당시에도 많은 시장 참여자들이 사태의 조기 종료를 예상했으나 오판으로 끝났다"며 "유럽과 러시아의 에너지 공급망 절단이 장기화됐듯, 이란 전쟁 역시 수개월에서 수년간 교착 상태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유조선 운임 폭등에 힘입어 토름의 2026년 2분기 순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6배 증가한 3억 3,800만 달러(약 4,669억 원)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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