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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美에 병력 철수·배상금 요구…조건 이행 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유지 - 최고국가안보회의 6개 강경 요구안 전격 공개 - 대이란 제재 해제 및 동결자산 조건 없는 반환 촉구 - 미군 병력 철수와 전쟁 피해 배상 시까지 봉쇄 지속
  • 기사등록 2026-08-10 05:0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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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테헤란 시내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이란 정부가 호르무즈 해협의 통행을 다시 허용하는 전제조건으로 중동 지역 내 미군 철수와 전쟁 피해에 대한 즉각적인 배상을 공식 요구했다.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SNSC)의 모하마드 바게르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현지 매체 발표를 통해 호르무즈 해협의 통과 봉쇄를 해제하기 위해 미국 측이 이행해야 할 6가지 필수 조건이 담긴 담화문을 전격 공개했다. 해당 담화에는 이란을 둘러싼 해상 봉쇄조치 및 제재 처분을 완전히 철회하는 것은 물론, 한반도 주변 및 중동 지역에 전개된 공군과 해군 전력을 완전히 철수시키라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과거 두 차례 발생한 군사적 충돌로 인한 피해액을 산정해 배상하고, 동결 조치된 국가 자산을 조건 없이 되돌려줄 것을 압박했다. 중동 역내 이란 우방국들에 대한 군사적 공격 중단과 국가적 모욕 행위 금지도 요구사항에 이름을 올렸다.


졸가드르 사무총장은 "미국이 행동을 바로잡을 때까지 호르무즈 해협은 재개방되지 않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이는 종전에 양국 간 논의됐던 잠정 합의안보다 대폭 강화된 조건이다. 이전에 작성된 종전 양해각서(MOU)의 경우 향후 타결될 최종 핵 협정 타임라인에 맞춰 제재를 단계적으로 없애는 방식이었으나, 이번 발표는 해협 재개방에 앞서 선제적인 제재 철회를 필수 요건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인근 국가인 오만과의 항로 개방 논의가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전망이 나왔음에도 불구하고, 실제 운항 재개 여부의 공을 워싱턴으로 넘기며 대미 압박 강도를 극대화하는 모양새다.


외교적 직접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선을 긋는 발언이 이어졌다.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은 테헤란 현지에서 취재진을 만나 "우리는 지금 미국과 협상하고 있지 않다"며 "중재자를 통한 메시지 교환은 있지만, 이것을 협상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단칼에 일축했다. 이어 아라그치 장관은 제3국의 중재 노력에도 불구하고 "미국이 MOU 위반 행위를 멈추고 위반 사항에 대해 배상할 때까지는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없다"고 설명하며 기존 강경 입장을 재확인했다.


군부 역시 강력한 봉쇄 유지 의지를 드러냈다.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사르다르 모헤비 대변인은 반관영 매체를 통해 "오늘 적군은 호르무즈 해협을 다시 열고자 노고를 아끼지 않고 있다"며 "우리의 전략은 이 해협을 사수하는 것이며, 적이 우리의 모든 조건을 수용할 때까지 이 전략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면서 해협 내 물류 차질은 장기화하는 양상이다. 해운 통계 분석업체 케이플러(Kpler)의 집계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 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왕래한 선박 수효는 하루 평균 10여 척 수준에 그쳤다. 이는 무력 충돌이 본격화되기 이전의 통행량과 비교할 때 10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외신들은 이번 강경 성명으로 인해 오만과의 협상을 계기로 싹트던 해상 무역 정상화 기대감이 사실상 무산됐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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