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의 장례식에서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성(중앙)[이란 국영 방송 캡처]
사망한 부친의 장례식에 얼굴을 완전히 가린 채 나타난 의문의 남성을 두고 이란 전역에서 새로 권력을 승계한 최고지도자의 변장설이 걷잡을 수 없이 퍼지고 있다.
미국 뉴욕에 본사를 둔 언론사 CNN은 이달 10일 보도를 통해 최근 거행된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전 이란 최고지도자의 비공개 장례 의식에서 기이한 장면이 목격되었다고 전했다. 고인의 직계 가족과 극소수의 핵심 측근들만 입장이 허용된 삼엄한 통제 속에서, 검은색 야구모자를 깊게 눌러쓰고 마스크로 안면 대부분을 은폐한 정체불명의 남성이 권력 핵심부 인사들 사이에 나란히 선 모습이 국영 방송의 카메라에 포착된 것이다.
이 특이한 광경이 방영되자 이란 현지 사회와 정계 안팎에서는 해당 남성이 올해 2월 말 미국과 이스라엘의 합동 공습으로 부친을 잃고 권좌를 이어받은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으로 대두했다.
실제로 온라인 가상 공간과 각종 소셜미디어에는 이 복면 남성의 독특한 체격 조건과 안경 형태를 모즈타바의 과거 모습과 세밀하게 대조하는 분석 게시물들이 폭발적으로 전해졌다. 이처럼 대중이 가짜 신분 가능성에 열광하는 이면에는 권력 승계 이후 무려 4개월이 넘도록 단 한 번도 대중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새 지도자의 비정상적인 행보가 자리 잡고 있다.
군 통수권은 물론 외교와 국가 안보에 관한 절대적 최종 결정권을 쥔 최고 권력자임에도 불구하고, 모즈타바는 국가적 비상전쟁 국면 속에서 오직 서면 형태로만 성명을 발표했을 뿐 육성 연설이나 야외 공개 활동을 일절 중단한 상태다. 이 때문에 정계 일각에서는 그가 부친이 사망하던 폭격 당시 치명적인 중상을 입었거나 이미 사망했을지도 모른다는 극단적인 실종설까지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학계와 정보 전문가들은 통치자의 고립이 체제 불안정을 가속하는 원인이라고 짚었다.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대학교에서 이란 정치를 연구하는 알리 안사리 교수는 "국민 앞에 공개적으로 모습을 나타내지 않는 최고지도자는 민심의 실질적인 흐름을 파악하거나 통제할 방법이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라고 지적하며 "정치적 소통이 단절된 상황에서 온갖 억측과 음모론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것은 필연적인 현상이다"라고 기이한 과열 분위기의 원인을 규명했다. 혼란을 틈타 심지어 국방색 평상복 차림을 한 모즈타바가 일반 슬픔에 잠긴 조문객들 사이에 자연스럽게 섞여 통곡하고 있다는 인공지능 기법으로 조작된 영상과 허위 사진들이 이란 내 네트워크망을 통해 급속히 유포되기도 했다.
반면 신정 체제를 옹호하는 이란의 친정부 성향 인사들과 관변 언론들은 모즈타바가 자신의 안위와 경호상의 이유로 신분을 철저히 감춘 채 군중 속에서 부친의 넋을 기린 것이라며 변장설을 공식화하려는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이들 역시 최고지도자가 해당 장소에 실제 잠입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물증이나 객관적인 단서는 전혀 내놓지 못하고 있다.
군사적 위기 상황에서 최고 권력자가 직접 전면에 나서 내부 결집을 도모해야 한다는 여론을 외면할 경우, 권위주의 체제 통치자로서의 정당성에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중동 지역의 권위 있는 싱크탱크인 아랍걸프국가연구소 소속의 알리 알포네 선임연구원은 "새 지도자가 제도적인 조직과 법적 권한은 고스란히 물려받았을지언정, 과거 부친이 누렸던 압도적인 카리스마와 군부 통제력을 온전히 확립하기까지는 최소 4년에서 8년이라는 상당한 세월이 걸릴 것"이라고 어두운 전망을 피력했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