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EPA=연합뉴스 자료사진]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2주 가까이 이어지며 유혈 충돌이 격화하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시위대를 향한 공개 지지와 함께 군사적 개입 가능성을 시사하며 압박 수위를 최고조로 끌어올렸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 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미국은 용감한 이란 국민을 지지한다"는 메시지를 전격 발표했다. 이는 단순한 외교적 수사를 넘어, 최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정부의 시위대 탄압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것과 궤를 같이하는 실력 행사 예고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열린 경제계 인사들과의 회의에서 이란 당국이 과거처럼 시위대를 살해하기 시작할 경우 "매우 세게 때리겠다"며 '외과 수술식' 기습 타격 등 구체적인 군사 옵션 실행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
이란 지도부는 이러한 미국의 움직임을 명백한 내정 간섭이자 주권 침해로 규정하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다.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는 이번 시위의 배후를 미국으로 지목하며 "이슬람 공화국은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아미르 사이드 이라바니 주유엔 이란 대사 역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보낸 서한에서 미국과 이스라엘이 의도적으로 불안과 폭력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하며, 평화로웠던 시위가 변질된 책임이 전적으로 외부 세력에 있다고 주장했다.
현지의 상황은 날로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당초 물가 상승과 경제난에 대한 불만으로 시작된 시위는 이제 하메네이 퇴진 등 신정 체제 자체를 겨냥한 정치 투쟁으로 번졌다. 이란 당국은 여론 확산을 막기 위해 인터넷을 전면 차단하는 등 강도 높은 통제에 나섰으나, 시위는 오히려 전국 주요 도시로 확산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보안군의 실탄 사격 등 강경 진압이 이어지며 사상자 규모도 급격히 불어나고 있다.
미국 기반의 인권운동가통신(HRANA)과 비정부기구 이란인권(IHR) 등의 집계에 따르면, 현재까지 최소 60여 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했으며 구금된 시민은 2,000명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트럼프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마두로를 전격 축출했던 것과 유사한 '정권 관리' 전략을 이란에도 적용할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린 가운데, 루비오 장관의 이번 발언은 중동 정세의 거대한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신호탄이 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