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EU 정상회의 상임의장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유럽연합(EU)이 우크라이나의 회원국 가입을 사사건건 가로막고 있는 헝가리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의사결정 체제 개편이라는 강수를 검토하고 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29일(현지시간) 안토니우 코스타 EU 정상회의 상임의장이 최근 회원국 정상들을 잇달아 만나 가입 후보국의 부문(cluster)별 협상 개시 결정 시, 기존의 '만장일치'가 아닌 '가중다수결(QMV)' 방식을 도입하자고 설득했다고 보도했다. 가중다수결제는 EU 전체 인구의 65% 이상을 차지하는 15개국 이상(전체 회원국의 55%)이 찬성하면 안건이 통과되는 방식이다. 이 제도가 도입되면 특정 한 국가의 반대만으로는 의사결정을 저지할 수 없게 된다.
현재 EU 조약상 가입 후보국은 법령 평가(스크리닝)를 거쳐 6개 주요 부문에 대한 본격적인 협상을 시작해야 한다. 하지만 이 협상을 개시하거나 완료를 승인할 때마다 27개 회원국 전원의 동의가 필수적이다. 우크라이나는 2022년 6월 후보국 지위를 얻은 후 전쟁 중에도 스크리닝 절차를 기록적인 속도로 마쳤으나, 친러시아 성향의 빅토르 오르반 총리가 이끄는 헝가리의 반대에 부딪혀 실질적인 협상 단계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우크라이나와 패키지로 가입 절차를 밟고 있는 몰도바까지 덩달아 발이 묶인 상태다. 마르타 코스 EU 확장담당 집행위원은 "이미 스크리닝 절차는 모두 끝났다"며 "이제는 회원국들이 청신호를 보내 우크라이나의 개혁 속도를 높여줘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EU 지도부는 내달 1일 코펜하겐에서 열리는 비공식 정상회의에서 이 문제를 정식 의제로 다룰 예정이다.
만약 코스타 의장의 제안대로 표결 방식이 변경된다면, 이는 EU 내 의사결정 구조의 역사적인 변화이자 우크라이나의 유럽 통합을 가속화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표결 방식 변경 자체에도 회원국 간의 합의가 필요해, 헝가리를 비롯한 일부 국가의 거센 반발을 어떻게 잠재울지가 향후 협상의 최대 쟁점이 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