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러시아 드론 공격으로 파괴된 키이우의 아파트 [EPA 연합뉴스 자료사진]중국 드론 전문가들이 서방의 제재 대상인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를 직접 방문해 군사용 드론의 조립과 시험 비행, 기술 교육에 깊숙이 관여한 정황이 드러났다. 그동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중립'을 표방하며 무기 지원 의혹을 부인해온 중국의 주장이 정면으로 반박되는 구체적인 증거가 제시된 셈이다.
로이터 통신은 25일(현지시간) 복수의 유럽 안보 기관 소식통과 내부 문건을 인용해, 중국 드론업체 AEE 소속 전문가들이 지난해 2분기 이후 러시아 국영 방산업체 알마즈-안테이의 자회사인 'IEMZ 쿠폴'을 최소 6차례 이상 방문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러시아 우드무르트 공화국 이젭스크에 위치한 제조 시설에서 드론을 직접 조립하고 러시아 직원들에게 운용법을 전수했으며, 체바르쿨 군사 시험장에서 진행된 시험 비행에도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중국과 러시아가 서방의 감시를 피하기 위해 치밀한 '신분 위장'을 시도한 정황도 포착됐다. 러시아 국방부 보고서에는 이들이 러시아 현지 업체 소속으로 기재됐으나, 실상은 중국 AEE 직원들이었다는 것이 안보 당국의 분석이다. 또한 수직 이착륙(VTOL) 드론 제조사인 '후난 하오톈이'의 최고경영자(CEO)가 러시아 드론 부서 관계자와 밀착 동행하는 모습이 확인되는 등 양국 군수업체 간의 유착 관계가 임계점을 넘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중국 외교부는 이번 보도에 대해 "중국은 이중용도 품목의 수출을 엄격하게 통제하고 있다"며 기존의 부인 입장을 되풀이했다. 하지만 로이터는 지난 7월에도 러시아가 중국산 엔진을 '공업용 냉각기'로 위장 반입해 가르피야(Garpiya) 자폭 드론 수천 대를 생산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어, 중국의 해명은 설득력을 잃고 있다.
이번 정황은 중국과 러시아의 군사 협력이 단순한 부품 공급이나 완제품 수출을 넘어, 현장 기술 전수와 신형 드론 공동 개발이라는 '전략적 결속' 단계로 진화했음을 시사한다. 유럽 안보 전문가들은 중국의 숙련된 기술력이 러시아의 대량 생산 체제와 결합할 경우, 우크라이나 전장의 드론 전력 균형이 급격히 무너질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