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카야 칼라스 EU 외교안보 고위대표 [EPA 연합뉴스]카야 칼라스 유럽연합 외교안보 고위대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구소련 영향권 복원을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규정하며 대러 압박 강화를 촉구했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9일(현지시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린 유럽의회 본회의 연설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의도를 정면 비판했다. 그는 “푸틴은 우크라이나가 단지 시작일 뿐이라는 점을 숨기지 않고 있다”며 “1991년 해체 이전 소련의 세력권을 되살리려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근 서방의 움직임에 대한 러시아의 대응을 언급하며 긴장 수위를 문제 삼았다. “지난주 ‘의지의 연합’ 회의 직후 푸틴은 평화유지군을 포함한 서방 병력 주둔 시 공격하겠다고 위협했다”며 “이는 유럽 안보를 직접적으로 훼손하는 심각한 긴장 고조 행위”라고 지적했다. 발언은 우크라이나 전쟁이 단순한 지역 분쟁을 넘어 유럽 전체의 안보 질서를 흔들고 있다는 인식을 반영한다.
칼라스 고위대표는 대응 방향도 분명히 했다. 그는 “러시아에 대한 압박을 더욱 강화하고 우크라이나 지원을 확대하며, 전쟁 이후를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U 차원에서 준비 중인 19차 대러시아 제재 패키지와 관련해서는 회원국 의견을 수렴 중이며, 미국 등 파트너들과의 공조도 이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그는 러시아 책임론을 재차 강조했다. “러시아가 침략 전쟁을 끝내고 현재까지 발생한 수십억 유로 규모의 피해를 배상할 때까지 러시아 자산 동결은 유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후 복구 재원 마련과 책임 추궁을 동시에 겨냥한 입장으로 풀이된다.
유럽 주요국에서도 유사한 경고가 이어지고 있다.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는 전날 자국 외교 공관장 회의에서 “푸틴의 제국주의적 계획은 우크라이나 정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그로부터 시작된다”고 비판했다. 유럽 지도부 전반에서 러시아의 장기적 확장 전략에 대한 경계감이 확산되는 흐름이다.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