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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미국, 중국을 향해 연이은 강력 경고. 왜? - 美 블링컨 국무, 중국 향해 “대만 건들지 말라” 재차 경고 - 지난 10월 31일, 中 왕이 부장 만나서도 경고한 美 블링컨 - 美, 긴박하게 돌아가는 중국 상황 보며 우려한 듯
  • 기사등록 2021-11-12 21:21:00
  • 수정 2021-11-13 08:4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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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블링컨 국무, 중국 향해 “대만 건들지 말라” 경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중국을 향해 "현 상태를 무력으로 일방적으로 변경하려는 행위에 강하게 반대한다"면서 강력 경고를 하고 나서 그 배경이 주목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1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온라인 대담 프로그램 ‘딜북(DealBook)’에 출연해 대만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위협에 대해 재차 경고하면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하는) 그런 일이 벌어지면 누구라도(미국과 동맹국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의 자기 방어에 대한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 NYT의 DealBook에서 발언하는 블링컨장관


블링컨 장관은 이어 "'하나의 중국' 정책에 대한 지지를 유지하겠지만, 이는 대만 관계법에 근거한 것"이라며 "그러나 최소한 대만은 자신을 지킬 수 있어야 하며, 어느 누구도 현 상태를 뒤집거나 심대하게 평화와 안보를 위협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블링컨 장관은 또 "자기 방어야 말로 중국에 의해 자행될 수 있는 매우 불행한 행동을 억제하는 최고의 수단"이라며 "이것이 우리가 초점을 두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블링컨 장관은 이어 "평화 유지에 있어 우리는 혼자가 아니다“면서 ”역내와 그를 넘어서도 많은 나라들이 있고, 대만의 현 상태 변화를 위협으로 간주하고 있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그들 역시 어떤 일이 벌어진다면 행동에 나설 것"이라고 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은 지난 10월 21일(현지시간) 조 바이든 대통령이 타운홀 미팅에서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때 미국이 방어할 거냐는 질문을 받자 “그렇다”고 말한 것에 이어지는 것으로, 블링컨 장관은 그동안 바이든 행정부가 그런 분쟁에서 미 군사력을 사용할 준비가 됐는지 여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상당히 진전된 발언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미국은 대만관계법에 따라 대만에 자기방어 수단을 제공할 근거를 두고 있으나 전략적 모호성에 기반한 접근으로 중국의 군사행동을 억지해왔지만 블링컨 장관의 이날 발언으로 이젠 전략적 모호성 자체를 버렸다고 할 수 있다.


[中 왕이 부장 만나서도 경고한 美 블링컨]


그런데 블링컨 장관의 10일(현지시간) 발언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었다. 지난 10월 31일(현지시간)에도 이탈리아 로마에서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을 만난 자리에서 블링컨 장관은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중국의 행동에 반대한다”면서 “미국 정부는 중국정부에 의해 현상을 변경하는 어떠한 일방적 조치가 이뤄진다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의 왕이 부장은 “대만 문제가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가장 민감한 문제”라며 “일단 잘못 처리하면 중미 관계에 전면적인 파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면서 왕이 부장은 “최근 일정 기간 대만해협의 상황이 다시 긴장 상태에 빠졌다”면서 “미국은 이것이 중국의 현상 변경에 따른 것이라고 거듭 주장하지만 이는 전혀 사실이 아니다”고 강변했다.


왕이 부장은 이어 “대만 문제의 진정한 ‘현상’은 중국은 하나뿐이고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며 본토와 대만은 같은 나라에 속해 있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마디로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니 미국이 나서서 왈가왈부하지 말라면서 그것이 중국과 미국이 합의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는 것이라 주장한 것이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하나의 중국’ 원칙은 어디까지나 대만 관계법에 근거한 것”이라면서 “‘하나의 중국’ 원칙은 대만이 중국의 영토임을 확인한 것은 아니며 그렇기 때문에 중국이 대만을 복속시키려는 어떠한 군사적 행동에 대해서도 단호히 반대한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다.


이렇게 분위기가 험악하게 돌아가자 이날 블링컨 장관과 왕 부장이 기념 사진을 촬영할 때 팔꿈치 인사를 하지도 않았고 한 걸음 이상 떨어졌다고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이 전했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에 반발하는 중국]


지금 미국과 중국간에는 이렇게 상황이 험악하다. 블링컨 장관의 발언이 나오자 중국의 왕원빈(汪文斌)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정례 브리핑에서 "'하나의 중국' 원칙과 중·미 3대 공보(수교시 공동성명 등 양국관계의 3개 중요문서)는 양국수교와 양국관계의 건전한 발전을 실현하는 기초"라면서 “미국은 실제 행동으로 하나의 중국 원칙을 지키고, 언행을 조심하며 대만 독립 세력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내는 것을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왕원빈 대변인은 "대만은 중국의 일부분으로 세계에서 중국은 하나뿐"이라고 맞섰다. 그러니까 “미국이 대만의 자기방어를 위해 돕는다고 한 것이나 대만이 공격받을 시 미국이 대만을 보호할 것이라는 주장 자체가 중국과의 약속을 어기고 일방적으로 제정한 원칙”이라며 반발한 것이다.


[블링컨 장관이 잇달아 중국 경고를 내놓는 이유?]


오는 15일의 미중정상간 화상회담을 앞두고 블링컨 장관이 이렇게 중국을 향해 강력한 견제 발언을 하는 이유는 지금 대만을 향한 중국의 상황이 심상찮기 때문이다.


미국이 중국의 대만 관련 움직임에 대해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몇 가지 이유가 있어서이다.


우선 중국내의 이상동향이다. 중국은 8일부터 시작된 6중전회를 앞두고 지난 10월말 전국의 국방동원 태세를 격상하는 조치를 내렸다. 만약 단순하게 6중전회를 위한 조치였다면 당연히 베이징을 중심으로 하여 엄격한 통제를 취하였을텐데 이번에 내린 조치는 전국적 비상조치였다.


이번 조치를 내린 곳은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무위원회다. 그러니까 정부적 차원에서 내렸다는 의미다. 10월 23일 내린 이 조치는 “국방동원체제 개혁을 심화해야 한다”면서 “국방동원법, 인민방공법, 국방교통법, 국방교육법 등 국방 관련 4개 법규의 적용을 일시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번 조치의 내용을 보면 단순하게 경비를 강화하는 정도가 아니라 민간의 인원 및 교통수단을 포함해 군사력 동원까지도 검토하고 모집을 준비하라는 것이어서 사실상 전쟁 준비를 하는 것이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했다고 해석할 수 있다.


여기에 중국 상무부는 지난 1일밤 홈페이지에 ‘올겨울과 내년 봄 채소 등 생필품 공급 및 가격 안정에 관한 통지’를 올리면서 각 가정에 “일상생활과 돌발 상황을 대비해 일정량의 생필품을 비축하라”고 했다. 그러면서 각 지방정부에 육류 등 생필품 비축 규모와 채소 공급 계획을 점검하라고 지시한 것이다.


상무부의 이러한 지시와 10월 23일의 전인대 상무위원회의 사실상 비상조치들이 맞물리면서 중국에 지금 긴급한 뭔가의 움직임이 벌어지고 있다고 미국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대만과 관련된 중국의 움직임을 주시하는 또 하나의 이유는 중국의 대만을 향한 도발이 우리가 생각하는 전면적 공격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도 진행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대만이 실효 지배를 하고 있는 마쭈섬이나 우추, 진먼 등에 대해 일방적 점령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미국의 대응을 살피는 방법도 검토될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런 와중에 지난 3일 중국의 저장(浙江)성에서 한국의 해병대에 해당하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육전대의 양서보병전차(상륙돌격장갑차) ZBD-05가 트레일러나 열차에 실려 이동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또한 중국 공군의 전략수송기인 Y-20이 낮게 비행을 했으며, 경찰의 통제 아래 지대공 미사일 이동 발사대로 보이는 차량이 도심을 지나는 모습도 포착됐다. 여기서 주목할 것은 ZBD-05와 Y-20은 중국의 대만 침공에서 선봉에 설 전력들이라는 점이다.


그러자 곧바로 중국이 또 들썩였다. 상무부의 생필품 비축지시에 저장성에서의 특이한 동향까지 퍼져 나가자 곧바로 대만과의 전쟁설이 증폭된 것이다.


그러면서 지난 10월 9일 시진핑 주석이 “완전한 조국 통일의 역사적 임무는 반드시 실현해야 하고 틀림없이 실현할 수 있다”고 강조했던 말까지 다시 부상했다. 시 주석은 2019년 1월에도 “(통일을 위해) 무력 사용을 포기하겠다고 약속하지 않겠다”고 말한 바 있다.


여기에 하나 더. 중국의 국방부는 지난 9일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중국 인민해방군은 이미 대만의 주요 항구와 공항 그리고 주요 항공로를 완벽하게 봉쇄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밝혔다고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지난 9일 보도했다. .


그러면서 “미국과 대만은 약 380개 이상의 프로그램과 2700명 이상의 군인을 포함해 활발한 군사교류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인민해방군은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상륙작전 훈련이나 사이버 공격 등을 통해 얼마든지 대만을 제압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는 말도 SCMP는 전했다.


이 보고서는 특히 “인민해방군이 대만을 점령하기 위한 6가지 시나리오를 개발했다”면서 “지금 당장이라도 대만을 꼼짝 못하게 만들 수 있다”도 했다. 어찌보면 대만 봉쇄작전을 포함해 그 다음 단계로 대만에 상륙해 점령하는 그런 시나리오를 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객관적으로 보면 지금 중국이 대만을 공격할 시점은 분명 아니다. 내년 2월의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있고 또한 내년 가을의 시진핑 장기집권을 위한 당대회도 기다리고 있다.


앞뒤 상황을 보면 만약 시진핑의 중국이 대만을 향해 공격을 한다면 자칫 시진핑의 장기집권은 물론이고 중국 공산당의 해체까지 유발하는 일들이 벌어질 수도 있다. 대단한 도박이 벌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황은 이렇게 뻔한데 도대체 정상적인 생각으로는 판단할 수 없는 것이 또 중국 공산당이라서 미국은 이러한 중국 인민해방군과 중국 공산당 정부의 움직임을 예의 주시하면서 이번에 연속해서 중국 당국에 경고를 날린 것으로 판단된다. 중국이 조금이라도 지금의 현상 변경 시도를 한다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가만있지 않을 것이라 엄포를 놓은 셈이다.


어찌보면 미국과 중국 사이에 상당한 수싸움이 지금 물밑에서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과연 그 결말은 어떻게 나오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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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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