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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또 리투아니아에 코 베인 中, "샤오미·화웨이폰 폐기하라" - 샤오미-화웨이폰, 검열기능 통해 중국으로 정보유출 주장 - 샤오미-화웨이, "그런 사실 없다"면서도 확실하게 설명못해 - ZOOM의 안보위협론까지 겹치면서 글로벌 시장 큰 영향줄 듯
  • 기사등록 2021-09-23 12:36:03
  • 수정 2021-09-23 16:3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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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투아니아, "샤오미·화웨이 중국폰 폐기하라" 경고]


중국의 일국양제를 완전히 무시하는 ‘대만대표처’를 개설하면서 중국과 대립각을 세워온 유럽의 발트해 연안국가 리투아니아가 “중국 전자기기 업체 샤오미(小米)의 신형 스마트폰에 검열 기능이 내장됐다”고 경고하면서 “중국제 스마트폰 사용을 멈추고 폐기할 것”을 권고해 파문이 일고 있다.


21일(현지시간) 로이터 통신과 22일(현지시간) CNN 등은 “최근 리투아니아 국방부 사이버 안전센터가 정부 보고서를 통해 샤오미의 ‘미 10T’ 등 신형 기종에서 ‘민주주의 운동(democracy movement)’, ‘대만 독립 만세(Long live Taiwan independence)’, ‘티베트에 자유를(Free Tibet)’ 등의 반중(反中) 성향 단어를 검열하는 기능을 발견했다”면서 “현재 이 검열 기능은 유럽연합(EU) 내에선 가동되지 않고 있었지만, 언제든지 원격으로 작동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이 소프트웨어는 스마트폰의 시스템 앱(app) 속에 들어 있으며, 현재 449개의 단어를 검열할 수 있는데, 검열 단어 명단은 업데이트를 통해 꾸준히 늘어나고 있었다”고 전했다.


또한 “화웨이의 ‘P40 5G’ 스마트폰은 사이버 보안 결함이 있다”면서 “화웨이의 앱스토어인 ‘앱 갤러리’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앱이 포함된 제3의 앱스토어로 연결된다”고 지적했다.


또 보고서는 “샤오미의 스마트폰은 휴대전화 사용 정보를 싱가포르의 한 서버로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었다”며 “리투아니아 뿐 아니라 샤오미 제품을 사용하는 모든 국가에게 해당하는 중대한 문제”라고 경고했다.


이러한 내용을 발표한 마르기리스 아부커비시우스(Margiris Abukevicius) 리투아니아 국방부 차관은 기자회견에서 “중국제 휴대폰을 사지 말고, 이미 샀다면 최대한 빨리(as fast as reasonably possible) 버릴 것을 권고한다”고 강력하게 촉구했다.


[리투아니아 주장에 대한 샤오미의 반응은?]


리투아니아 국방부 사이버안보센터측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화웨이와 샤오미는 처음에는 로이터통신 등의 잇따른 질의에도 입을 다물고 있다가 나중에는 이를 전면 부인했다.


샤오미 측은 “사용자의 통신내용을 검열하지 않고, 스마트폰 사용자들의 행동을 규제하지도 않았고 앞으로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화웨이 측도 “제품이 판매되는 국가의 법과 규정을 준수하고, 사이버 보안과 프라이버시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투아니아가 지적하는 구체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답변하지는 않았다. 아주 원론적인 답변만 한 것이다.


[리투아니아의 주장, 과연 그 파장은?]


영국의 BBC방송은 “이번 리투아니아의 중국산 스마트폰 관련 사용금지 주장은 중국과의 관계가 극히 악화되고 있는 상황 가운데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리투아니아는 이미 중국과 중·동유럽 17국이 인프라 투자, 협력을 논의하는 회의인 17+1 정상회의 협의체를 탈퇴했으며, 지난 3월 대만에 대표부(Taiwan Representative Office)를 설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뿐 아니다. 리투아니아 의회는 중국 신장 위구르 지역 주민들에 대한 중국 정부의 정책을 ‘인종 학살’로 규정하는 결의안을 통과시키기도 했다.


그러면서 유럽연합(EU)에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줄여야 하며, 중국과의 관계 정리를 강력하게 촉구하면서 유럽 사회에 큰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그동안 유럽의 국가들이 중국과의 관계를 고려해 충돌을 원치 않아 왔으나 리투아니아가 앞장서서 반중 캠페인에 불을 지르고 있고 그 와중에 개인의 프라이버시에 민감한 유럽인들을 향해 “개인정보 유출과 관련해 샤오미와 화웨이 스마트폰을 사용하지 말라”고 경고했다는 것은 큰 의미를 갖는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샤오미는 올 2분기 유럽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저가 제품의 인기가 크게 증가하면서 2분기 매출이 전년 동기보다 64% 늘었다. 그러면서 시장 점유율도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도 샤오미는 17%의 점유율을 기록해 1위인 삼성전자(19%)에 근접한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리투아니아의 주장은 유럽 시장 전반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단순하게 스마트폰 시장에 대한 영향 뿐만 아니라 중국과의 외교전에도 상당한 후폭풍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


현재 EU는 리투아니아의 조치를 크게 환영하면서 철저하게 리투아니아 편을 들고 있다. 특히 대만 문제로 촉발된 리투아니아와의 갈등 끝에 중국이 자국 주재 리투아니아 대사를 돌려보낸 것에 대해, 하반기 EU 의장국인 슬로베니아가 이를 비난하고 나서면서 EU와의 갈등은 더욱 커져 가고 있다.


중국은 리투아니아의 이러한 일련의 조치들이 EU와 중국간의 관계를 단절시키기 위한 도발적 행동이라 보면서 강경 대응하고 있지만 중국의 그러한 대응이 오히려 사태를 더 악화시키고 있어서 중국은 당혹스러워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리투아니아의 샤오미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문제 제기는 중국 당국이 직접 나서서 대응할 수도 없는 미묘한 사항이라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더불어 샤오미와 화웨이에서 리투아니아의 주장에 대해 이를 뒤집을 수 있는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리투아니아의 주장이 뼈아프게 다가올 수밖에 없다.


아마도 리투아니아 국방부가 주장한 개인정보 유출이나 검열 가능성 문제는 곧바로 유럽시장에서의 중국 스마트폰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국의 이미지를 악화시킴으로 인해 중국과 EU와의 관계 회복에는 완전히 찬물을 끼얹었다고 볼 수 있다.


[중국의 ZOOM, 안보위협 주장한 미국]


리투아니아가 샤오미와 화웨이 폰에 대한 검열 문제 등을 제기한 바로 그 시점에 미국도 코로나 팬데믹으로 사용량이 급증한 줌(ZOOM)에 대해 안보위협 가능성을 제기해 문제가 되고 있다.


미국은 그동안 꾸준히 ZOOM의 개인정보 유출 가능성 및 국가안보 위협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왔다. 그러나 ZOOM은 개인정보 및 보안 기능을 개선하기 위해 일련의 이니셔티브를 시작했으며 중국과 미국 사이에 방화벽 구축 작업 등의 보완 조치를 취했고 중국 본토에서는 업그레이드된 제품의 직접 판매도 중단했지만 미국은 아직도 ZOOM에 대한 의심의 눈초리를 거두지 않고 있다. 이로 인해 “ZOOM을 미국의 클라우드 컨택센터인 스프트웨어 파이브 나인(Five 9)이 인수하려던 작업을 미국 법무부가 제동을 걸었다”고 일본의 닛케이(NIKKEI)가 22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법무부가 미국의 연방통신위원회(FCC)에 OK 사인을 낼때까지 ZOOM에 대한 인수 절차는 중단되게 된다.


이 역시 전 세계에서 ZOOM을 사용하는 고객들에게는 상당한 불안감을 조성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리투아니아의 샤오미와 화웨이 폰 사용 금지 권고와 맞물리면서 중국산 제품에 대한 불안감도 고조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리투아니아 우습게 봤다가 큰 코 다쳤다!]


리투아니아의 이러한 강력한 공격에 중국은 당황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리투아니아는 인구도 280만 명으로 중국 인구의 500분의 1에 불과하고 국토 면적이 중국의 147분의 1에 불과한 작은 나라이고 국제사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지도 않은 나라여서 우습게 본 점이 있지만 지금 중국은 그러한 리투아니아에 완전히 코를 물린 격이 됐다.


특히 지난 5월 22일(현지시간) 중국이 주도하는 이른바 ’17+1 정상회의'에서 탈퇴한다고 선언한 것은 중국에게 치명타가 되었다. '중국-중부ㆍ동유럽 국가 간 협력체(China-CEEㆍCEEC)'인 ’17+1 정상회의'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일대일로(一帶一路·육·해상 실크로드)’ 프로젝트에 따라 동유럽에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만든 연합체이다.


그런데 리투아니아가 유럽사회에서 외교적으로 발언권이 상당히 강하다는 점을 중국은 간과했다. 당장 리투아니아가 탈퇴한 17+1정상회의는 가동 자체가 완전 중단됐다. 당연히 리투아니아만 제외하고 16+1 체제로 갈 수도 있지 않겠는가 하고 생각할 수 있지만 그렇게 되면 유럽사회가 분열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재가동은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국제문제연구소(PISM)의 중국 전문가 유스티나(Justyna Szczudlik)는 “17+1 체제의 필요성은 물론이고, 유럽연합 국가들의 중국과의 경제적 일체감 조성도 난관에 부딪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만큼 리투아니아의 반중국 분위기가 유럽사회를 강타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중국이 유럽사회에서 다시 자리를 잡기까지는 험난한 길이 예상된다고 말하는 것이다.


특히 리투아니아의 란즈베르지스 외교부장관이 주장하는 포인트, 곧 “17+1체제가 리투아니아에게 전혀 이익을 주지 못했으며 중국의 거센 드라이브에 각국의 입장이 달라 유럽 분열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 유럽사회가 적극 공감하고 있다는 점은 그동안 엄청난 외교적 노력을 쏟아 왔던 유럽사회에서 중국이 다시 발을 내딛기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리투아니아의 이번 샤오미와 화웨이 스마트폰에 대한 도발은 지금까지는 유럽국가들의 외교적 차원의 저항에서 유럽 시민들의 개인적 차원으로 전선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상당히 큰 의미를 갖는다.


특히 이 부분은 중국 정부가 공식적으로 대응하지도 못하고 속으로만 끙끙 앓을 수밖에 없다는 점에서 리투아니아는 중국의 급소를 찔렀다고 봐도 된다.


이렇게 중국은 지금 유럽사회에서 그 조그마한 나라 리투아니아에게 된통 당하고 있다. 입도 뻥긋 못하고 말이다.


그리안해도 미국과의 디커플링에 이어 유럽사회에서도 퇴출 수순으로 들어간 중국의 앞날은 험난할 수밖에 없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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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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