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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8-02-27 10:1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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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측에 '비핵화' 이야기를 꺼냈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게 자랑인가? 이미 꺼냈어야 할 문제다. 당당하게 이야기를 진즉 했어야 했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핵동결’ 구두선언 후 협상 요구는 아예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이라도 일단 ‘핵동결 선언’을 해야지 분위기 조성이 된다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지금 속줄이 타는 것은 김영철 만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이 천안함 폭침 수괴로 연일 비판하고 있는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행보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외부 일정도 전면 취소하고 호텔 방에서 대한민국의 안보수장들과 대화를 나누었지만 대화 내용도 비공개도 어느 누구도 속 시원하게 이야기해 주지 않는다.


기사를 쓸 것이 없어서 그랬을까?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측에 '비핵화' 이야기를 꺼냈다고 호들갑을 떤다. 그게 자랑인가? 이미 꺼냈어야 할 문제다. 당당하게 이야기를 진즉 했어야 했다. 비핵화도 그냥 비핵화가 아니라 완전하게 검증 가능한 비핵화를 확실하게 요구했어야 했다. 문 대통령이 과연 그렇게 했을까? 아닐 것이다. 슬그머니 운을 떠 봤을 것이다.


그런데 북한 김영철의 반응이 영 신통치 않았을 것이다. 그래서 김영철과 대화한 책임자들이 한결같이 입을 다물고 있는 것 아닐까?


▲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26일 오후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김영철 북한조선노동당 부위원장(통일전선부장)과 오찬을 마치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사진=매일경제 제공)【뉴시스】


구체적으로 살펴 보자.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북한이 대화를 진정 원한다면 진정성을 가지고 대화할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말로만 비핵화’가 아니라 ‘투명한 비핵화’, ‘인증 가능한 비핵화’를 요구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이 진정으로 비핵화를 할 의사가 있다면 비핵화 선언 즉시 IAEA 실사단의 투명한 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이미 거론한 바 있다. 


이러한 절차없이 일단 ‘핵동결’ 구두선언 후 협상 요구는 아예 받아들이지 않겠다고 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전 정권들이 북한에 대해 너무나도 속아왔다”면서 “나는 더 이상 북한에 속지 않겠다”고 선언한 마당이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의 남북대화 기조는 트럼프 대통령의 생각과는 약간 차이가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핵동결은 입구이고 비핵화는 출구”라고 한 바 있다. 문제는 그 핵동결이 어떠한 의미인가에 있다. 북한은 이미 핵동결 선언을 한 뒤 대북지원을 실컷 받고 소위 ‘먹튀’를 한 적이 여러번 있다. 미국은 그러한 북한의 행동에 더 이상 속지 않겠다는 것이다.


특히 북한의 남북대화 제의와 적극성을 갖는 원인이 바로 ‘유엔의 대북제재로 인한 경제 피폐’와 ‘핵무력 완성까지의 시간벌기’이기 때문에 미국은 결코 말로만의 핵동결 선언을 대화의 조건으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말로만이라도 일단 ‘핵동결 선언’을 해야지 분위기 조성이 된다고 북한을 설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더 큰 벽은 북한의 태도다.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의사를 밝힌 것은 핵폐기 대화가 아니라 군축대화, 비핵화 대화를 하겠다는 분명한 의지가 있기 때문이다. 곧 북한을 핵무장 국가로 인정하는 것을 전제로 대화를 시작하자는 것이다. 


기본적으로 미국과 대화할 조건을 전혀 갖추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김영철과 대화를 한 우리 정부 인사들이 입을 닫고 있는 중요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영철은 기본적으로 ‘핵폐기 문제’를 거론한 입장이 아니다. 김영철이 남쪽으로 올 때 분명히 김정은으로부터 지시를 받고 왔을 것이다. 김영철은 김정은의 지시 수준 이상으로는 협상을 할 수 없다. 그저 김정은의 지시대로 입을 열 뿐이고 김정은의 뜻을 한국정부에 입력시키고 설득하려 할 것이다. 너무나도 당연한 남북간 대화의 한계인 것이다.


북한은 관영언론을 통해 연일 “북한의 핵무력은 통일조선의 보물”이라 외친다. 무슨 말인가? “남북이 통일되면 통일된 나라(공산화된 한반도)에 핵을 가지고 있어야 할 것 아닌가? 그것은 남조선 인민들도 좋아할 것이다”라고 생각하고 ‘핵포기 불가’를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북한의 핵이 남조선이 아닌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기 때문에 “남북이 힘을 합쳐 통일을 이루고 미제를 쫓아내자”라고 남쪽을 설득하려 하는 것이다.


두고보라. 김영철은 더 이상 입을 열지 못한다. 말할 수 있는 것은 오직 하나다. “미국과 대화하고 싶다” 이 말뿐! 그러니 “남조선 정부가 미국과 대화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그게 가능하기나 한 일인가? 


문재인 정부의 진실성이나 방향성은 이미 트럼프 정부에 의해 결론이 나 있는 상태다. 그래서 통상을 통해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아마도 문재인 정부는 한미군사훈련의 재연기를 들고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핵문제를 해결해 볼테니 시간을 달라”는 요구일 것이다. 


그런데 미국은 이미 답을 했다. “한국이 한미군사훈련이 참여하지 않겠다면 미국 단독으로라도 하겠다”고 말이다.


지금 속줄이 타는 것은 김영철 만이 아니다. 

김영철이야 김정은의 지시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가면 ‘무능력자’로 낙인 찍히거나 숙청될 것이고, 문재인 정부는 이루지도 못할 북한 비핵화로 미국을 농락한 인물이 되니 같은 신세일 것이다. 되지도 않을 일에 목을 매다는 양쪽 다 신세가 가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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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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