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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19-03-16 13:52:48
  • 수정 2019-03-16 13: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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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에 대한 뉴스보다 ‘전두환씨’ 비난성 논평이 긴 kbs. 조선중앙방송 닮아간다는
–회고록 근거로 재판 받는 전두환. 이런 식이라면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사법처리 대상
–역사의 평가에 맡기거나, 관용, 포용해야 할 사건 계속 들춰내 국민 관심 과거로 돌려


▲ 고(故) 조비오 신부 사자명예훼손 혐의 재판을 받고 나온 전두환 전 대통령이 대기하고 있는 경호차량에 탑승하고 있다.【광주=뉴시스】류형근 기자


출근 길 차 안에서 97.3mhz kbs 7시 뉴스 듣는데, ‘전두환씨’ 관련 논평이 길게 나온다. 조비오 신부 사자 명예훼손 혐의라는 것을 뉴스 듣고 알았다. 구인영장이 발부되자 할 수 없이 출석했단다. 뉴스 앵커가 “이거 왜 이래(전두환씨 말)”를 전하고, 전두환씨가 ‘혐의 전면 부인’ ‘사과가 없었다’며 둘러치고 메치고 하였다.


전두환씨에 대한 긴 논평과 앵커의 긴 비난성 멘트를 들으니, kbs가 조선중앙방송을 닮아간다는 느낌을 받았다. 뉴스 보다 비난성 논평이 훨씬 기니까!


여러가지로 유감이다. 나는 직권남용, 직무유기, 명예훼손, 배임, 사전선거운동위반, 선거중립의무 위반 같은 (권력자의 정치보복 도구가 되기 십상인) 이현령비현령 법이 춤추는 현실이 한심하다. 이러면 국가권력, 특히 검찰권이 무한대로 커진다. 법원권한 역시 커진다. 이들에 대한 인사권을 쥔 권력도 커진다. 따라서 사생결단의 권력 쟁탈전이 벌어진다. 정치에서 본말이 전도된다. 개 같은 나라가 된다.


그리고 (조비오나 전두환이나 내 자신이나) 인간의 기억은 불완전하기 짝이 없는데, 회고록 구절을 근거로 죽은 자 명예훼손이라 그러면서 아흔이 목전인 전직 대통령에 대한 구인장까지 정말 이건 아니다. 전두환 전대통령은 역사의 평가 대상이지 사법적 심판 대상은 아니라고 본다.


나도 전두환 시절에 무기정학 1번, 징역 2번, 잠적에 위장취업 등 고초를 겪으며, 피눈물을 꽤 흘렸고, 빵투할 때 “전두환을 찢어죽이자”는, 광주 5.18 현장에서 울려퍼졌다는 구호도 외쳤지만 정말 이건 아니다.


그나저나 이런 식이면 대한민국 대통령은 단 한 명도 예외없이 사법처리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없다. 회고록은 물론 대통령 기록물도 남기면 안될 것 같다(나중에 이런 저런 시비를 걸어 얼마든지 보자고 할 것 같지만, 이 빗장을 연 것은 김무성 등이다).


그나저나 고종과 송시열 등 조선의 역사적 인물들에 대한 폄하를 심하게 해도 사자 명예훼손으로 걸까 걱정된다. 그리고 이를 지켜보는 김정은과 북한 정권 핵심들은 남한 주도로 통일되면, 50년 뒤든 100년 뒤든 부관참시 당하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나? 적화 통일 하든지, 아니면 통일 안하든지 해야겠다고 생각할 것 같다.


아무튼 이 나라는 수많은 생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자살), 태어나야 할 생명들은 태어나지 못하고(저출산), 수천년 동아시아 역사에서 본래의 위치, 즉 중국보다 훨씬 못 사는 나라로 열심히 달려가고있는데, 역사의 평가에 맡기거나, 관용, 포용해야 할 사건을 계속 들춰내서, 국민의 관심을 과거에 꽁꽁 묶어놓는다.


나라가 정말로 비루하고 비열해지는 것 같다. 특히 법원이 이 후과를 어떻게 감당하리? 작용이 있으면 반작용이 있는 법인데, 법원이 광주민심에 영합하면, 영남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보수 중도 민심에 어떤 영향을 줄지 등은 생각안해 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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