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KBS공영노동조합이 11일 ˝알맹이 없는 대통령 회견, 그대로 받아쓴 KBS 보도˝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KBS의 보도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사진은 KBS News 9 보도화면

KBS공영노동조합이 11일 "알맹이 없는 대통령 회견, 그대로 받아쓴 KBS 보도"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통해 KBS의 보도태도를 강력하게 비판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은 "문재인 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을 하고나서 대통령의 현실 인식이 너무나 부족하다는 비판이 거세게 일고 있다"면서 "경제가 어렵다고 하면서도 이른바 ‘사람중심’ 경제정책 기조를 그대로 가져갈 것이라고 한 것이나, 진척 없는 북한 핵무기 폐기에 대한 낙관적인 견해 등에 대해 비판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은 특히 "김태우 수사관의 청와대 내부 비리에 대한 폭로에 대해서는 김태우 씨의 개인 비리라고 예단해 버렸고, 신재민 전 사무관의 폭로 또한 ‘시야 좁은 한 사무관의 철없는 행동’처럼 설명한 것이 그것"이라면서 "이러한 대통령의 인식은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마치 다른 나라에서 온 사람 같다는 평가마저 나오고 있다"고 비판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은 "대통령의 이런 현실인식의 부재도 문제이지만,  KBS 등 이를 보도한 언론의 태도는 더 한심해 보였다"면서 "대통령의 잘못된 인식을 비판하거나 지적하는 것 대신에, 이를 그대로 받아 적는 식의 보도행태를 취했다"는 것이다.

특히 "'KBS뉴스 9'은 1월 10일 대통령의 기자회견을 톱에서 나란히 3꼭지로 보도했는데, 주로 대통령이 한 말을 그대로 전달하는 수준이었고, 비판하는 내용은 찾아보기 힘들었다."면서 "김태우 씨와 신재민 씨에 대한 대통령의 견해는, 현실과 동떨어진 것으로, 마땅히 공영방송 KBS가 비판해야 했지만, 그러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게다가, 청와대가 언론사 기자로 일했던 사람들을 대변인과 수석 등으로 발탁하는 것에 대해, 기자 회견에서도 비판적인 문제제기가 있었지만, 'KBS뉴스9'은 단 한 줄도 보도하지도 않았다는 점도 문제를 삼았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야당대표로 있었을 때, 청와대가 방송사 앵커를 대변인으로 발탁한 것은 ‘권언 유착’이라고 비판했지만, 지금은 오히려 기자가 공정한 역할을 해왔기 때문에 발탁하는 것이라는 식의 이해하기 힘든 설명을 했는데 이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은 것도 비판했다.

대통령은 아무리 심각한 상황이라도, 자신에게 유리하게 해석해 ‘잘될 것’이라고 말하는 것 같았고 'KBS뉴스9'은 그런 대통령의 ‘말씀’을 그대로 전달하기에 바빠 보였다는 것이 KBS공영노동조합의 주장이다. 

KBS공영노동조합은 "이것이 살아있는 권력에 대한 견제이고 비판인가. 이것이 올바른 언론인가"라고 물었다.

특히 신년 기자회견에서 한 기자가 대통령에게 단도직입적으로 질문한 것에 대해, 오히려 KBS 기자가 마치 대통령의 편을 드는 것처럼, 해당 기자에게 “더 공부하라”는 듯이 발언한 것이 SNS상에 알려지면서,  KBS기자들의 권력 편향성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KBS공영노동조합은 KBS가 "더 이상 언론이라는 이름이 부끄럽지 않게 권력을 비호 하지 말고, 비판과 견제, 그 본연의 자세로 돌아오기를 바란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