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영토 확장을 위한 러시아 영토 대공세, 결국 실패]
우크라이나 영토를 더 확보하기 위한 러시아의 여름 대공세가 불과 몇 주만에 실패로 끝났다. 러시아는 특히 개전 이래 최대의 물량 공세를 펼치면서 우크라이나의 주요 지역들을 점령하면서 종전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 했지만 수포로 돌아가면서 오히려 푸틴은 퇴로가 없는 상황으로 몰리게 됐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지난 6월 30일(현지시간) “러시아군이 여러 전선에서 기록적인 수의 공격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에서 러시아가 벌인 여름 공세는 시작한 지 몇 주 만에 주춤해지고 있다”면서 “모스크바는 엄청난 물량작전을 펼치면서 대규모 공세를 펼쳤지만 전장에서 의미 있는 돌파구로 이어지지는 못했다”고 보도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지난 겨울부터 준비해 사실상 5월부터 시작된 이번 대공세는 수미와 하르키우의 북부 국경 지역에서 도네츠크와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의 전선까지 뻗어 있는데, 러시아군은 이 전선에서 처음으로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면서 “모스크바는 겨울 동안 병력을 증강하고, 전술을 개선하고, 미사일 및 드론 공격의 조율을 개선하는 데 주력했는데, 작전 초기에는 성과가 있는 듯 보였다”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의 오픈소스 정보 프로젝트이자 영토 변화를 추적하는 DeepState는 “러시아군은 5월에 작년 11월 이후 가장 빠른 속도로 진격하여 하루 평균 5.5제곱마일을 전진했는데, 이는 4월의 두 배에 달하는 수치였다”면서 “도네츠크 지역, 특히 모스크바의 주요 목표지인 포크롭스크와 코스티안티니우카 지역에서는 꾸준한 진전이 있었으나, 작전이 시작된 지 몇 주가 지나면서 기세가 꺾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쟁연구소(ISW)의 러시아 분석가 앤젤리카 에반스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에서 “러시아는 지금 당장 새롭고 독특한 것을 시작할 능력이 없다”면서 “여름 공세는 봄에 해온 일의 연장선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수미에서는 러시아군이 완전히 교착 상태에 빠진 것으로 보인다”면서 “1월에 이 지역에 재진입하여 올봄에 공세를 강화했지만, 모스크바 군은 더 이상의 진전을 이루지 못했으며, 오히려 우크라이나는 일부 영토를 탈환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수미 출신의 우크라이나 군사 분석가 파블로 나로즈니는 텔레그래프에 “러시아의 주요 목표는 유나키우카”라면서 “유나키우카는 러시아와 수미 중심부를 연결하는 도로에 바로 위치해 있다”고 짚었다. 물론 러시아가 이 마을을 점령하는 데 성공한다면, 그 마을은 넓은 숲 가장자리에 있는 인근 마을들로 이동하는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ISW에 따르면, 격렬한 전투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는 러시아의 지역 내 진격을 늦추는 데 성공했으며, 러시아는 진격을 이끌기 위해 수천 명의 훈련이 부족한 군인을 파견했지만, 뜻하는 바를 이루지는 못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이러한 패턴이 전선 전반에서 발견된다는 점이다.
[러시아 최대 점령 목표였던 수미지역 공격도 결국 실패]
이와 관련해 도네츠크의 쿠피안스크 방면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는 우크라이나 고위 하사관은 텔레그래프에 “러시아의 공세는 전반적으로 중단되었다”면서 “그들은 병력과 드론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지만, 보병은 훈련이 매우 부족하거나 아예 없다”고 말했다.
수미 지역은 우크라이나가 지난 2024년 러시아 쿠르스크를 공격할 때 침공의 발판으로 삼았던 지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는 반드시 점령해야 할 지역으로 손꼽고 있다. 푸틴도 상트페테르부르크 경제 포럼에서 이와 관련해 “우리는 수미지역을 점령하려는 계획을 가지고 있다”면서 “이를 위해 더 높은 목표를 세울 수도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최고 사령관인 올렉산드르 시르스키는 지난 29일, “이번 주를 기점으로 수미에서의 러시아의 진전이 완전히 중단되었다”면서 “전선은 이미 안정화되었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돈바스 전체 장악하려던 계획도 실패]
물론 수미가 상징적이고 전략적인 목표이기는 하지만, 이는 여름 공세의 일부에 불과하다.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러시아가 드니프로페트로우스크 지역 국경을 돌파하고 동부 돈바스 지역 전체를 장악하기 위한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쟁연구소(ISW)의 러시아 분석가 앤젤리카 에반스는 “러시아는 크라마토르스크, 코스티아티니우카, 슬로뱐스크를 포함하는 소위 우크라이나 요새 지대(Fortress Belt)에 집중해 왔다”면서 “하지만 전쟁 초기 몇 달 동안 이 도시들을 점령하는 데 필요한 매우 신속하고 광범위한 진격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짚었다.
실제로 도네츠크에서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의 중요한 물류 중심지인 코스티아티니우카를 점령하게 되면 크라마토르스크와 슬로비얀스크를 공격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되며, 푸틴은 돈바스 지역 전체를 통제하는 데 한 걸음 더 가까워지게 된다. 하지만 러시아의 공격 속도와 병력의 숫자나 훈련 부족을 고려하면 이런 일은 일어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
실제로 일부 지역에서는 러시아군의 병력이 최대 20대 1까지 우위를 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코스티아티니우카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은 자신들의 입지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이와 관련해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의 전장 전문가인 닉 레이놀즈는 “러시아군은 그들이 겪고 있는 소모전의 수준을 고려하면 까다로운 입장에 처해 있다”고 짚었다.
또한 토레츠크 북쪽에서는 병력이 일부 진전을 이루었지만, 도시 주변에서 벌어진 시가전으로 진격 속도가 느려졌다. 한편, 포크롭스크에서는 공격 속도가 여전히 빠르지만 결과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 지난 6월 29일,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보고된 전투의 4분의 1 이상이 도시 주변에서 벌어졌지만 아무런 진전도 없었다.
이에 대해 안보 및 국방 분석가인 마이클 클라크 교수는 “러시아는 한동안 도시를 점령하지 못했다”면서 “마치 소련 시대처럼 실질적인 전략적 가치가 없는 작은 마을과 마을들을 상대로 점령한 후 승리를 자축하고 있다”고 말했다.
클라크 교수는 이어 “러시아가 수미와 하르키우에서 새로운 주요 전선을 개척하려 하고 드니프로페트로프스크로 진격을 시도하고 있는데, 병력을 얇게 분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전쟁 초기 우크라이나군에게 당했던 악몽이 되살아날 수도 있다”고 짚었다.
ISW의 에반스도 “러시아인들은 위험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이로 인해 푸틴의 영향력이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그렇다고 러시아군이 중요한 성과를 전혀 못 거둔 것은 아니다. 러시아군은 이번 주 도네츠크 서부에서 귀중한 리튬 매장지를 점령했다. 셰브첸코 마을 바로 외곽에 위치한 이 광산은 위치 추적 영상에 따르면 현재 러시아군이 확실하게 점령하고 있다. 이 지역의 면적은 100에이커에 불과하지만, 우크라이나에서 가장 풍부한 리튬 매장지 중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곳의 손실은 키이우의 장기적인 개발 목표, 특히 전후 재건 사업에 대한 서방의 투자를 유치하는 데 큰 타격이 될 수도 있다.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역이 점령목표임을 확고하게 밝혀]
눈여겨볼 것은 러시아군이 전장에서의 군사력 증강은 더딘 반면, 최근 몇 주 동안 민간인을 상대로 여러 차례 파괴적인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지난 6월 30일 키이우에서는 러시아의 미사일 및 드론 공격으로 최소 9명이 사망했고, 지난 6월 17일에도 이와 유사한 파괴적인 공격으로 28명이 사망했다.
또한 러시아는 지난 6월 27일에도 드니프로에 치명적인 미사일 공격을 가해 최소 19명이 사망하고 30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한 지역이 아닌, 우크라이나 전역으로 공격력을 분산하기로 한 전술적 결정은 러시아의 장기적 목표가 2022년에 불법적으로 합병한 4개 지역만이 아니라 우크라이나 전역을 점령하는 것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이에 대해 ISW의 에반스는 “2025년 1월 이후 공격이 눈에 띄게 심화되는 것을 목격했고, 지난 6개월 동안 상황은 더욱 악화되었다”면서 “이는 사람들이 떠나도록 설득하고 앞으로 이 도시들을 더 쉽게 점령할 수 있도록 하려는 노력”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에반스는 “결국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체를 차지하겠다는 의지를 다시금 표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푸틴도 우크라이나 전역이 러시아의 점령 목표라고 분명히 밝힌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푸틴의 과욕은 러시아를 무너뜨리는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지금 러시아 경제는 최악의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으며, 러시아의 전쟁 경제가 민생까지 완전히 망치고 있다는 점에서 오히려 푸틴 정권의 취약함을 추동시키는 결과를 불러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또 하나, 푸틴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사항은 우크라이나가 그렇게 만만한 나라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지금도 이를 망각하고 있는데 바로 그러한 판단 착각 때문에 러시아는 그야말로 나락으로 떨어질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할 것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