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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궁지 몰린 시리아 독재자 아사드, “푸틴 지원도 허사, 심각한 타격 불가피” - 진격의 시리아 반군,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격 - 하마의 함락, 러시아와 이란에게 큰 타격 - 가시권에 들어 온 아사드 정권 붕괴설
  • 기사등록 2024-12-07 04:3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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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격의 시리아 반군, 수도 다마스쿠스로 진격]


시리아의 독재자 아사드 정권이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수도까지 점령당할 위기에 몰렸다. 특히 아사드 정권의 몰락은 중동 정세 전반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6일, “아사드 정권은 전략적으로도 매우 중요한 도시인 하마에서 결국 철수했는데 이로써 아사드 대통령은 중대한 패배를 맛보았다”면서 “이렇게 시리아에서 반군의 진격이 가속화되면서 아사드 정권의 몰락이 가시권에 들어왔으며, 이로써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던 러시아와 이란도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하야트타흐리르알샴(HTS)이 주도하는 시리아 반군이 전날까지 계속 남진하면서 중부 거점도시 하마까지 장악했다”면서 “이제 시리아 수도인 다마스쿠스까지 가는 길목에 약 80만명이 거주하는 홈스(Homes)만 남게 되었는데, 반군은 곧바로 홈스 점령작전에 나설 것”이라 밝혔다.


WSJ은 그러면서 “만약 반군이 홈스까지 장악한다면 그야말로 아사드 정권은 풍전등화의 위기에 놓이게 된다”면서 “홈스는 그만큼 중요한 전략적 교차로”라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HTS 지휘관 하산 압둘 가니는 이날 오후 성명에서 “병력이 하마 시내로 진입했다”고 선언하며 “하마 교도소 수감자 수백명을 해방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리아 정부군도 “지난 몇시간 사이 심한 충돌 끝에 테러집단이 도시의 여러 축을 돌파하고 내부로 진입했다”고 인정하며 “하마에 주둔하던 부대들을 도시 밖으로 재배치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정부군은 반군의 하마 시내 진입 사실을 적극 부인하면서 “군이 하마 외곽 방어선에 주둔하고 있다”고 주장했지만 몇 시간도 지나지 않아 결국 퇴각을 공식 시인했다. 2011년 내전 발발 이래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이 통치하던 하마가 반군 수중에 떨어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와 관련해 HTS 수장 아부 무함마드 알졸라니는 하마 점령 후 성명을 통해 “시리아가 40년간 견뎌야만 했던 상처를 씻어내기 위해 이곳에 진입했다”며 “복수 없는 정복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리아 제4의 도시 하마는 인구 약 100만명으로 지난주 반군이 탈환한 제2의 도시 알레포에서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길목에 있다.


[하마의 함락, 러시아와 이란에게 큰 타격]


그런데 눈여겨볼 것은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아사드 정권을 보호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지원을 했음에도 아사드 정권이 계속 밀리고 있다는 점이다.


러시아는 지난 3일, 시리아 반군이 장악한 북부 거점 지역의 병원과 주거지역을 광범위하게 공습해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이란도 내전이 격화되는 시리아에 고위급 군사고문을 보냈으며 파병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반군에 의한 하마시의 함락은 러시아와 이란에게 엄청난 충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짚었다. 실제로 러시아는 전투기 뿐만 아니라 상당한 군사적 지원까지 해 주고 있음에도 반군의 진격을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푸틴의 체면 손상은 물론이고 더더욱 만약 수도 다마스쿠스까지 함락되면서 아사드 정권이 무너진다면 러시아의 위상 저하는 물론이고 이 문제는 우크라이나 전쟁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6일 “러시아는 지난 2011년 시작된 시리아 내전에 아사드 정권을 지원해 왔으며 2015년에는 군대를 파견해 내전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면서 “러시아는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기 위해 공군력으로 결정적 기여를 했으며 시리아에서의 아사드 정권 확대를 위해 다양한 지원을 해 왔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이어 “그럼에도 시리아 반군은 알레포에 이어 이젠 하마시까지 점령하는 수준에 이르렀는데, 사실 러시아의 지원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저항없이 그러한 성과를 얻어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킹스칼리지 런던 전쟁연구소의 마리나 미론 연구원은 뉴스위크에 “러시아는 주로 시리아에서 공군력을 사용했지만 공습후에는 러시아의 지상 특수부대와 시리아군을 지휘하는 역할도 맡아 왔다”면서 “중요한 것은 그동안 시리아를 지원해 왔던 러시아 세력은 푸틴에 의해 암살당한 바그너그룹이었다는 점에서 러시아군이 힘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는 데는 바그너그룹의 쇠퇴와도 연관이 있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시리아에서의 아사드 정권의 위기가 우크라이나에게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영국 싱크탱크인 지정학위원회의 국가안보 연구원인 윌리엄 프리어는 “시리아 문제가 복잡하게 얽혀갈수록 우크라이나에게는 제한적이기는 하지만 유리한 국면이 전개될 수 있다”고 봤다.


그러나 시리아 사태가 우크라이나 전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일단 시리아에 파견된 러시아 공군력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이다. 전투기 몇 대와 운용인력들이 시리아에 묶여 있다고 해서 우크라이나 전쟁에 별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이란 의미다.


그러나 시리아 문제가 푸틴에게 정치적으로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는 있을 것이다. 우선적으로 푸틴의 지원을 받는 시리아가 반군에게도 밀리고 있다는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매우 고무적인 일로 받아들일 것이기 때문이다.


여기에 또다른 관심사항은 러시아가 시리아의 흐메이님 기지와 타르투스 해군 허브의 두 기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들 해군기지가 러시아의 지중해 세력 확장의 발판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뉴스위크는 이와 관련해 “러시아는 이미 시리아의 타루투스 기지를 만약을 대비해 대피시키고 있다”면서 “이러한 사실은 러시아가 가까운 시일내에 시리아에 증원군을 보낼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짚었다.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도 “러시아는 아마도 시리아 해군기지의 병력과 군사자원들을 러시아 북서부와 칼리닌그라드에 있는 해군기지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칼리닌그라드는 발트해에 위치하고 있으며 주변에는 나토국가들로 둘러쌓여 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정보국(GUR)은 “시리아 반군이 하마를 점령함으로써 시리아에 있는 러시아 군인들의 사기가 떨어졌으며 아랍어와 러시아어 동시 통역대가 하마시에 주둔중인 러시아군의 대피를 돕고 있다”고 밝혔다.


[튀르키예의 무장조직, 시리아 반군에 합류설도 나와]


한편, 튀르키예의 지원을 받는 반정부 소규모 무장조직이 HTS에 합세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튀르키예 정부가 사실상 반군의 이번 공세와 연관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지난달 30일 튀르키예 외무부는 “역내 불안정을 피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최근 공격은 긴장 완화를 위한 합의를 훼손하는 것”이라며 개입설을 부인했다.


[가시권에 들어 온 아사드 정권 붕괴설]


이렇게 시리아 반군이 중부 거점도시 하마를 장악하는 등 진격을 이어가는데다 러시아마저도 사실상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아사드 정권과 거리를 두기 시작함으로써 바샤르 알아사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다린 칼리파 선임고문은 아사드 정권 붕괴설에 대해 “현재로서 실제 가능성이 있다”면서 “반군이 이 속도로 홈스로 진격해 일부를 점령한다면 아사드 정권이 실제로 붕괴할 수 있다는 사실을 진지하게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홈스가 수도 다마스쿠스로 가는 마지막 보루라는 점에서 그러한 예측을 한 것이다.


WSJ도 “전문가들은 시리아 반군의 기세를 보면 아사드 정권의 안위가 위태로운 상황으로 접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렇게 아사드 정권의 붕괴설까지 나오게 된 것은 반군의 진격을 러시아군이 나서서 적극적으로 막아줄 것이라 기대했지만, 형식적인 전투기 폭격 외에는 별다른 군사적 지원이 없는데다 심지어 시리아에서 일부 철수를 하고 있다는 보도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아사드 정권을 정치적, 군사적으로 후원해 오던 이란이 이스라엘과의 분쟁으로 불안정해진 것도 큰 요인이 됐다. 이란은 말로는 군사지원도 할 수 있다고 하지만 지금 이란내부의 상황이 군대를 파견할만큼 여유롭지 못하다는 한계가 있다. 또한 이란과 함께 저항의 축을 이루었던 헤즈볼라나 하마스 역시 말로는 군사지원을 외치면서도 실질적으로 군사적 지원을 하기에는 물리적으로 어렵다. 이러한 외부적 여건이 아사드 정권의 존속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하나, 중요한 변수 중의 하나는 양 세력 군인들의 사기 문제다. 텔레그래프는 “HTS는 장교, 특수 부대, 야간 부대, 드론 부대를 보유하고 있고 자체 제작 로켓을 대규모로 생산하기도 하는 반면, 정부군은 월급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등의 이유로 사기가 저하돼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WSJ은 “반군이 단숨에 하마까지 점령하는 등 빠르게 진격한 탓에 보급로가 취약해졌고, 이에 이들이 알레포를 포함한 새 점령지를 효과적으로 유지하고 통치할 수 있을지 의문도 제기된다”고 전했다.


[기대와 우려가 혼재하는 시리아, 차악의 선택?]


한편, 아사드 정권의 붕괴 가능성을 두고 시리아인들에게는 기대와 우려가 혼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자국민을 화학무기까지 써가며 학살한 독재정권의 퇴진을 반기기도 하지만, 시리아 반군의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에 대한 우려도 크다는 것이다.


사실 HTS는 과거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와 연계된 조직으로 미국 정부가 테러단체로 지정한 세력이다. 따라서 어찌보면 차악의 선택이라 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물론 HTS가 시간이 지나면서 알카에다와의 차별성을 강조하며 많이 유화적으로 변했다고 하지만 과거의 본성이 다시 드러난다면 시리아 내전은 끝나고 끝난 것이 아닌 사태로 반전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시리아의 미래가 주목된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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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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