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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헤즈볼라 돈줄-무기고-정보국 때린 이스라엘, 이란 보복 공격 ‘매우 임박’ - 헤즈볼라 핵심 군시설, 수뇌부 이어 자금줄 파괴한 이스라엘 - 이스라엘군 "병원 밑 나스랄라 벙커에 금·현찰 5억달러" - 이스라엘군, 헤즈볼라 정보사령부 겨냥 베이루트 공습
  • 기사등록 2024-10-23 05:0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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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즈볼라 핵심 군시설, 수뇌부 이어 자금줄 파괴한 이스라엘]


이란에 대한 보복 공격이 초임박하고 있는 가운데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의 기반을 파괴하기 위한 공세의 수위를 끌어 올리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이 헤즈볼라의 무기고와 수뇌부 처단, 그리고 정보국 등의 지휘부를 집중 공격하고 있는 가운데 이젠 이란과 연계된 헤즈볼라의 돈줄 파괴에 전념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 다니엘 하가리 소장의 브리핑을 인용해 “지난 20일(현지시간) 밤 이스라엘군은 베이루트 외곽 다히예에 있는 금융기관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세 곳을 공습했다”면서 “이스라엘군은 해당 금융기관들이 헤즈볼라의 자금 조달에 관여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레바논 전역에 흩어져 있는 알카르드 알하산 지점 20여곳을 폭격했는데, 앞으로도 이 은행들을 겨냥한 공격이 이어질 것임을 예고한 것이다.


WSJ은 이어 “알카르드 알하산은 ‘헤즈볼라의 돈줄’로 불리는 곳으로 1983년 설립되었으며, 레바논 현지 시아파 주민들에게 무이자 대출과 현금자동입출금(ATM)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비정부 기구로, 헤즈볼라의 사회적 영향력을 상징해왔다”면서 “미 재무부는 이 은행이 사실상 헤즈볼라의 하부조직이라는 이유로 지난 2007년부터 제재 명단에 올렸다”고 밝혔다.


이스라엘은 알카르드 알하산이 이란으로부터 받은 막대한 자금을 바탕으로 헤즈볼라의 레바논내 영향력을 확대하고 이스라엘에 대한 공격을 뒷받침해 왔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해 다니엘 하가리 소장은 “베이루트에 있는 주레바논 이란 대사관이 헤즈볼라에 현금과 금괴가 전달되는 통로 역할을 해 왔다”면서 “이날 시리아에서 이러한 자금전달에 관여한 인물들을 제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알카르드 알하산 측은 “전국 30여개 지점에서 보관 중이던 금괴와 예금을 안전한 장소로 옮겼다”면서 불안해하는 고객들을 다독이고 있지만 이스라엘의 공격은 당분간 멈추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이스라엘의 알카르드 알하산 공격이 전쟁 이후를 내다 본 큰 그림 속에서 진행되는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다시 말해 지난 2006년 이스라엘과 전면전을 벌인 헤즈볼라가 폐허가 된 베이루트 남부 교외지역과 레바논 남부 일대를 재건하면서 바로 알카르드 알하산의 자금을 활용해 이 지역들에 대한 지배력을 더욱 공고히 했는데, 이번에는 그럴 돈이 없는 상황으로 헤즈볼라를 몰아넣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레바논 출신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단 아지는 “이건 쐐기를 박는 것”이라면서 “헤즈볼라의 자금조달을 방해하는 것을 넘어 지지기반을 공격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익명의 이스라엘 고위 정보당국자는 WSJ에 “20일 밤 알카르드 알하산을 겨냥한 공습은 헤즈볼라와 레바논 시아파 주민들 간의 신뢰를 끊으려는 목적에서 이뤄졌다”고 밝혔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장관도 “알카르드 알하산에 대한 조처는 헤즈볼라와 여타 테러조직의 경제적 자원을 겨냥한 광범위한 캠페인의 일부”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날 알카르드 알하산을 테러조직으로 공식 지정했다.


결국 이스라엘의 헤즈볼라에 대한 수뇌부 제거와 무기고 파괴, 그리고 돈줄까지 철저하게 무너뜨리는 것은 사실상 헤즈볼라의 전면 해체 작업에 들어간 것이라 봐도 무방할 것이다. 최근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처럼 자국을 침공해 잔학행위를 저지를 계획을 짜고 있었다며 강경대응 필요성을 부쩍 강조했다.


[이스라엘군 "병원 밑 나스랄라 벙커에 금·현찰 5억달러"]


한편, 이스라엘군은 21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 외곽 다히예 지역의 알사헬 병원 지하에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가 사용하던 지하 구조물이 있다”며 “이 벙커는 나스랄라가 지난 7월 31일 이스라엘군에 살해되기 전까지 긴급 대피소로 사용하던 곳으로, 지금은 헤즈볼라가 레바논 시민들에게서 빼앗은 돈을 보관하는 조직의 중앙 금융 시설로 사용된다”고 발표했다.


다니엘 하가리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소장)은 브리핑에서 “이 병원 단지를 수년간 지켜봤다”며 “벙커 안에는 금과 현금 5억 달러(약 6천900억원)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앞으로 헤즈볼라가 이 병원 아래에 테러 자금을 보관하는 것을 허용하지 말 것을 레바논 국민과 정부, 국제기구에 요청한다”며 "앞으로 베이루트 다히예를 포함해 레바논 전역의 헤즈볼라 목표물을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하가리 소장은 그러면서 "이스라엘 공군은 이 단지를 계속 감시하고 있지만, 병원 직원들을 타격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통신은 “”이스라엘군 발표 직후 알사헬 병원 건물에 대피령이 내려졌으며, 얼마 지나지 않아 병원 주변 베이루트 남부 지역에 폭음이 들렸다”고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또한 시리아 수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을 표적 공습해 이란이 건넨 자금을 받아오던 헤즈볼라의 재정 부서 책임자를 제거했다.


이와 관련해 하가리 수석대변인은 “헤즈볼라가 이란에서 자금을 공급받는 경로가 크게 3갈래라면서 1) 이란 석유를 시리아에 판매된 대금이 헤즈볼라의 밀수 전담 4400부대로 전달되는 통로, 2) 이란혁명수비대(IRGC) 정예 쿠드스군이 석유를 판매한 대금이 베이루트의 이란대사관을 통해 헤즈볼라로 전달되는 통로, 3) 시리아, 레바논, 예멘, 튀르키예 등지에 이란이 지원하는 공장 건설 등이 그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헤르지 할레비 이스라엘군 참모총장은 이날 레바논 남부를 찾아 전선을 둘러본 후 '알카르드 알하산' 등을 겨눈 공습과 관련해 "이 모든 것은 이란에 대한 대응"이라며 "우리의 표적은 이란이 자금을 지원하고 무기를 보내는 장소"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레바논 전역에서 헤즈볼라의 금융 시스템 '알카르드 알하산' 표적 약 30개를 타격했다"며 "이는 이란에서 자금을 받아 대출을 제공하며 궁극적으로 헤즈볼라 테러에 돈을 대는 곳"이라고 지적했다.


[이스라엘군, 헤즈볼라 정보사령부 겨냥 베이루트 공습]


이스라엘군은 또한 20일(현지시간)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정보사령부와 지하 무기 시설을 공습했다고 AFP 통신이 보도했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성명에서 "오늘 아침 일찍 공군이 베이루트의 헤즈볼라 정보부대 사령부와 지하 무기 작업장에 대한 공습을 실시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레바논 국영 언론은 “이날 아침 베이루트 남부 교외의 헤즈볼라 거점인 다히예 지역에서 이스라엘군의 공습이 2차례 있었다”면서 “그중 하나는 모스크와 병원 근처에 있는 하레트 흐레이크의 주거용 건물을 타격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 이란에 대한 보복공격 "매우 임박"]


이런 가운데 국영 칸 TV는 21일 (현지시간),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장관들의 국무회의에서 이란에 대한 재보복 공격 시작이 대단히 임박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이스라엘 정부는 이란이 10월 1일 이스라엘 국내로 180발의 탄도 미사일을 발사한 데 대해 10월 초부터 강력한 보복을 예고해 왔으며, 이미 공격 목표 지점까지 모두 확정됐다고 알려진 바 있다.


물론 칸TV는 “이란에 대한 보복 시기가 아직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일요일인 20일(현지시간)의 내각 회의에서 장관들은 이 보복 공격이 매우 금방 시작될 것이라고 들었다”고 밝혔다.


이 보도가 나오기 몇 시간 전 미국의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은 이스라엘의 미사일 방어망 확충을 위해 고고도 미사일방어시스템(사드. THAAD)을 추가로 지원하고 이를 운영할 미군 100명도 파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으며 이 사드 시스템은 곧바로 이스라엘에 도착했다.


[무너지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지도부는 살 길 찾아 외국행]


이스라엘의 하마스와 헤즈볼라 세력에 대한 집중 공세로 수뇌부들이 앗달아 제거되자 일부 남은 지도부들은 살 길을 찾아 이스라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국외로 활동 중심지를 옮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AFP 통신은 21일(현지시간) 복수의 하마스 소식통을 인용, “하마스가 당분간 차기 수장을 선임하지 않고 집단지도체제로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면서 “하마스 지도부의 접근법은 (상황이 된다면 내년 3월 열릴 예정인) 다음 선거까지 세상을 떠난 수장이자 순교자인 야히야 신와르의 후임을 지명하지 않는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AFP 통신은 이어 “대신 카타르 도하에 머무는 고위급 인사 5명으로 구성된 위원회에 하마스의 전략적 결정권을 위임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면서 “해당 위원회는 하마스의 최고지도자였던 이스마일 하니예가 지난 7월 31일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폭사한 뒤 신설됐는데, 이는 하니예의 뒤를 이어 수장이 된 야히야 신와르가 가자지구에 머물고 있어 연락이 힘들다는 문제 때문에 일상적인 조직내 의사결정 기능을 마련한다는 취지였다”고 전했다.


이들이 카타르로 몸을 숨기는 것은 카타르가 중동에서 복잡한 갈등의 중재가 이뤄지는 외교의 공간이자 미국의 보호를 받는 서방에 친화적인 아랍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특히 하마스가 최고지도자를 선임하지 않고 집단지도체제를 거론하는 것도 이스라엘의 암살 위협이 상존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헤즈볼라 역시 기존 수뇌부가 전멸하면서 새로운 지도부 선임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우선적으로 새 지도부의 안전이 우려되기 때문이다. 심지어 나스랄라의 제거 이후 그의 사촌 하심 사피에딘까지 또다시 제거되면서 새로운 구심점을 선임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이와 관련해 “아랍에미리트(UAE) 매체 에렘(Erem) 뉴스에 따르면 헤즈볼라의 2인자인 나임 카셈 사무차장이 현재 이란 테헤란에 머물고 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TOI는 이어 익명의 이란 소식통을 인용, “카셈 사무차장이 지난 5일 레바논과 시리아를 공식방문한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장관의 비행기를 타고 이란으로 몸을 피했다”고 주장했다. 이 소식통은 카셈 사무차장을 이스라엘의 암살 시도에서 보호해야 한다는 게 이란 고위층의 뜻이었다면서, 실제로 그가 최근 한 두 차례 연설은 모두 테헤란에서 녹화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하마스나 헤즈볼라 세력들 모두 흔들리고 있다. 과연 또다시 이들이 과거와 같은 조직으로 되살아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그만큼 피해가 컸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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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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