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고 안에 북한산 탄약 실은 열차도... 우크라 공격능력 과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 19일 우크라이나 전쟁 사상 단일 사건으론 최대 규모의 공격으로 트베리 지역 토로페츠에 있는 러시아 미사일 무기고를 공격한 데 이어 21일에도 탄약 등을 보관하던 러시아의 군수창고를 또다시 드론으로 공습했다.
로이터 통신은 22일 “우크라이나군 참모부가 이날 성명에서 전날 밤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주 티호레츠크 지역과 서부 트베르주 옥탸브르스키에 있는 창고를 드론으로 공격했다”면서 “티호레츠크 내 창고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탄약고 중 하나로 러시아군의 물류 거점이며 북한에서 제공한 탄약을 포함해 2천t의 탄약을 실은 열차가 탄약고 안에 있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우크라이나 보안 소식통은 “이 공격에 드론이 사용됐다”면서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은 우크라이나 군과 합동 작전으로 티호레츠크의 기지를 공습했고, SBU는 또한 단독으로 옥탸브르스키의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SBU는 지난 1년 동안 러시아 깊숙한 지역에서 정기적으로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
러시아 측도 본토 시설이 공습받은 사실을 일부 인정했다. 비냐민 콘트리티예프 크라스노다르 주지사는 이날 텔레그램에 올린 글을 통해 “우크라이나가 테러공격을 감행했으며, 방공 및 전자전으로 두 대의 드론을 억압했지만 한 대의 파편이 떨어져 화재가 발생해 폭발물로 번졌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주민들은 공습 당시 대피했다”면서 “더 이상의 큰 위협은 없지만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를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군은 지난 18일에도 100대 이상의 가미카제(자폭) 드론을 투입해 미사일 등을 보관하던 러시아 트베리 지역의 토로페츠 마을 인근의 군수창고를 공격한 바 있다.
[용병그룹 바그너그룹의 군수창고도 우크라 드론 공격받아]
이와 함께 러시아의 중요한 무기보관 창고 중 하나인 바그너그룹의 군사기지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을 받아 불길에 휩싸였다. 뉴스위크는 22일,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 지역의 몰키노 기지에서 21일 화재가 발생했다”면서 “바그너그룹의 전투원들은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침공작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해 왔다”고 밝혔다.
뉴스위크는 이어 “바그너그룹의 텔레그램 채널은 기지의 행정 건물과 본부가 불타고 연기가 공중으로 치솟는 영상을 게시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의 독립매체인 메두자는 “몰키노는 거의 10년 동안 바그너의 주요 기지였으며, 러시아 국방부 산하의 전 용병 부대인 러시아 아프리카 군단에 인계될 예정이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바그너그룹 기지의 화재 원인은 직접적으로 밝혀지지 않았지만 지난 21일의 우크라이나에 의한 크라스노다르주 티호레츠크 공격 당시 160여 km북쪽에 있던 이곳도 공격을 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 5월 이후 가장 많은 탱크와 병력 손실]
이렇게 우크라이나군의 대대적인 드론 공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군은 지난 5월 이후 인력 및 장비 면에서 가장 많은 손실을 입은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 국방부가 22일 밝힌 바에 따르면 러시아가 지난 24시간 동안 1,500명의 병력을 잃었는데, 이로써 러시아군은 전쟁이 시작된 이래로 642,420명의 사상자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러시아군은 21일 발표된 전황현황 보고에서 1,440명이 사상당한 것으로 발표했다.
이에 대해 뉴스위크는 “하루동안의 사상자수가 지난 5월 27일의 1,460명을 기록한 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면서 “러시아 본토의 쿠르스크주 공격과 동부의 포크롭스크 공방으로 인해 러시아군의 사상자수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이어 “러시아군의 주력전차도 21일 21대, 22일 22대로 전쟁 개시 이후 8768대를 잃은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이 역시 지난 7월 25일 이후 가장 높은 수치”라고 밝혔다.
[러시아인 절반, 푸틴이 우크라에서 군대 철수 원해]
이런 가운데 러시아인 절반 정도가 푸틴이 우크러이나에서 군대를 철수하기를 원한다는 여론조사가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뉴스위크는 22일, “러시아의 독립 여론 조사 기관인 크로니클스에 따르면 우크라이나가 8월 6일에 쿠르스크 지역을 침공한 것이 전쟁에 대한 국민들의 사기를 급격하게 떨어뜨리는 계기가 되었다”면서 “러시아인들 상당 수가 전쟁이 길어질수록 러시아에게 불리하게 돌아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독립적인 여론 조사 기관인 ExtremeScan과 함께 실시한 이 조사에 따르면 러시아인의 49%가 전쟁의 목적이 달성되지 않았더라도 러시아군 철수와 우크라이나와의 평화 회담을 지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24년 1월에 그러한 움직임을 지지했던 40%에서 9%포인트 증가한 수치이다
뉴스위크는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의 쿠르스크 지역 침공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적인 일이었고, 이로 인해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싸워야 한다는 사람들의 수가 줄어들었다”고 전했다.
이번 여론조사에서 눈길을 끄는 것 중의 하나는 푸틴의 새로운 군사동원령에 대해 불과 29%만이 찬성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심각한 병력 부족으로 추가적인 동원령을 검토하고 있는 푸틴에게는 상당한 압박을 가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러시아 내에서의 여론조사가 반대 의견에 대한 탄압 등의 공포분위기로 인해 그다지 솔직하게 응답을 하지 않는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푸틴의 전쟁 수행에 대한 반감은 이보다 훨씬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또한 뉴스위크는 “전쟁에 대한 지지를 하는 사람들의 대부분은 전쟁을 직접 몸으로 느껴보지 못한 사람들로 실제 전쟁의 참화를 직접 봤거나 구체적으로 전해 들은 사람들은 전쟁에 대한 지지를 하지 않게 된다”고 분석했다.
[우크라군 드론, 정부가 아닌 국민들이 한달에 수십만대 공급]
한편, 최근들어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통해 러시아 지역을 집중 강타하고 있는데 그러한 드론들이 우크라이나 정부가 아닌 국민들이 직접 만들어 제공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와 눈길을 끌었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우크라이나에선 500여 소규모 업체·자원봉사자모임이 한 달에 수십만 대 드론을 만들어 군대에 공급한다”면서 “우크라내의 다양한 자원봉사그룹들이 크라우드 펀딩으로 모금한 돈으로 드론을 직적 구입하거나 3D 프린터로 직접 제작하기도 한다”고 밝혔다.
FP는 이어 “우크라이나엔 독창적인 방식으로 군에 필요한 드론을 공급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소규모 자원봉사단체뿐 아니라 지방정부와 마을도 드론을 구매해 군에 기부한다”고 전했다. 실제로 전직 TV 진행자인 세르히 프리툴라와 활동가인 세르히 스터넨코가 각각 주도하는 두 유명 자선 재단은 드론과 다른 군사 장비를 위해 수천만 달러를 모금했다
이러한 분위기에 따라 정부도 드론 부품에 대한 부가가치세와 수입 관세 면제, 인증 기간을 기존 3~5년에서 2~3개월로 대폭 단축, 무기 제조업체의 이익 상한선 철폐 등의 관련 법과 규정을 바꿔 민간의 드론 생산을 장려하고 있다.
이렇게 정부가 지원하고 민간이 힘을 합치면서 우크라이나에서 소위 ‘드론 혁명’이 일어났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전쟁 초기에는 정찰용 드론이 주로 생산되었지만 이젠 자폭드론까지 다양하게 우크라이나 내에서 생산되고 있다.
이러한 드론 개발 붐은 원래부터 우크라이나가 가지고 있던 핵심 기술들과 합쳐지면서 엄청난 기술적 진보를 이루고 있다. 최근들어 가장 많이 생산되는 드론 제품은 20cm 안팎의 소형 자폭 드론인데, 이 드론은 거의 모든 최전방에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또한 약 9m 날개를 갖는 소형 비행기부터 지뢰를 제거하고 전투를 수행할 수 있는 자율 차량 드론 및 해상 드론까지 다양하게 생산되어 전투에 직접 투입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 본토 깊숙한 곳까지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제트 추진 드론인 ‘잘라니차’를 개발하는데 성공해 실전에 투입되기 시작했다. 아직까지 구체적인 제원을 밝혀지지 않았지만 CNN은 기존의 1500km 사거리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물론 러시아도 드론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9일, 올해 드론 생산량을 지난해보다 약 10배 늘어난 140만대로 늘릴 계획이라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드론 제조 시설 48개를 추가로 설립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미 국무부에 의하면 러시아에서의 드론 증산이 중국에서 들여온 제조장비에 힘입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란, “러시아에 미사일은 보냈지만 발사대는 안보냈다” 주장]
한편, 로이터통신은 22일, “이란이 러시아에 탄도미사일을 대량 공급한 정황이 포착된 가운데 이란 정부가 러시아에 미사일은 보냈지만 발사대는 보내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었다. 서방은 이란이 지난 주 근거리 탄도미사일 '파타흐-360'(Fath-360) 수백기를 러시아에 인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로이터에 따르면 소식통들은 이란이 발사대를 보내지 않은 이유가 불분명하다고 밝혔으나, 전문가들은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발사대를 제작하려 했거나, 이란이 서방과의 긴장 완화를 염두에 두고 짜낸 묘안일 수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설계된 발사대가 필요하다. 이란은 그동안 메르세데스-벤츠 등이 생산하는 트럭을 개조해 정체를 쉽게 위장할 수 있는 미사일 발사대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진다.
이에 대해 영국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의 파비안 힌츠 연구원은 “이란이 민간 트럭으로 만든 발사대가 우크라이나의 혹독한 겨울 환경에서도 작동할 만큼 견고하지 않을 수 있다”면서, “러시아가 자체적으로 군용 차량을 개조해 발사대를 만들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반면 미국 국제과학안보연구소(ISIS)의 데이비드 올브라이트 소장은 “이란이 회담을 위한 약간의 공간을 만들기 위해 발사대를 보류하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판단이 나오는 것은 이란이 이번 주에 뉴욕에서 열리는 유엔총회 기간 중에 '이란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복원이나 지역적 긴장 완화를 위한 외교적 가능성을 유럽과 타진하려 할 텐데 이를 위해 자국이 수출한 미사일이 우크라이나에 떨어지는 일은 일단 막으려고 했다고 본 것이다.
이란은 미사일 판매 의혹이 불거진 당시에는 “추악한 허위 선전”이라고 전면 부인했으나,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이후 기자회견에서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언급하지 않겠다”면서 명확한 부인을 하지 않았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