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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디플레이션 위기 빠진 중국 경제, 추석 특수마저도 실종됐다! - 중국 경제 악화 가속화, 커지는 디플레이션 압력 - 중국에서 사라진 추석 대목, 여행도 안가고 선물도 안산다 - 심각한 소비 부진, 앞으로는 더 어렵다!
  • 기사등록 2024-09-10 04:5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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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경제 악화 가속화, 커지는 디플레이션 압력]


중국 경제의 성장동력이 완전히 무뎌지고 있는 가운데 장기 물가 하락을 동반한 경기침체를 뜻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중국인들의 최대 명절이라 할 수 있는 추석 특수마저도 완전히 실종되는 분위기를 보이면서 중국 당국이 패닉에 빠졌다.



블룸버그는 9일(현지시간) “중국 경제가 더욱 더 악화 조짐이 커지면서 디플레이션 위험이 증대되고 있다”면서 “2021년 이래 가장 낮은 소비자물가지수로 인해 연간 5% 성장률 목표에 비상이 걸렸으며, 가계 소비를 늘리는 특단의 방안이 없다면 심각한 위기를 맞을 수도 있을 것”이라 경고했다.


실제로 중국국가통계국에 의하면 변동성이 큰 식품 및 에너지 비용을 제외한 소비자 물가지수는 8월에 전년 동월 대비 0.3% 상승에 그쳐 2021년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결국 소비자 수요가 상승할 조짐이 없다면 당연히 이 요인이 기업 수익과 임금 및 지출 감소 등의 부정적인 악순환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블룸버그는 이어 “중국의 CSI 300 지수는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있으며 실적 부진과 경기 회복 부진으로 약세 심리가 지속되면서 국내 지수는 5년래 최저치로 떨어질 위기에 처해 있다”고 봤다.


블룸버그는 더불어 “실제로 중국의 8월 CPI(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또다시 예상치를 하회하며 0%대에 머물렀는데, 이러한 경향으로 인해 장기 물가 하락을 동반한 경기침체를 뜻하는 디플레이션 공포가 커지는 가운데 성장 동력 약화가 우려된다”면서 “위안화는 국내 및 해외 거래 모두에서 소폭 하락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는 또한 “경제 전반의 물가를 측정하는 지표인 국내총생산 디플레이터에 따르면 중국 경제는 1999년 이후 가장 긴 물가 하락 행진과 싸우고 있다”면서 “소비 및 투자 수요 감소로 인해 전기차와 태양광을 비롯한 중국경제 핵심 산업분야에서 치열한 가격 전쟁이 벌어지고 있으며, 소비자들이 구매를 미루고 기업들이 임금을 삭감하면서 중국의 성장률 목표인 5% 달성 가능성이 낮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NBS의 수석 통계학자 동 리좐이 발표한 자료를 인용해 “물가가 소폭 상승한 것도 더운 날씨와 폭우로 인한 식료품 비용 상승 때문”이라면서 “특히 신선 채소류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가격이 21.8% 상승하여 CPI에 0.44% 포인트 기여했다”고 밝혔다. 그나마 약간 상승한 것도 사실은 경제 효과가 아니라 기후변수였음을 밝힌 것이다.


블룸버그는 이어 “생산자물가지수가 전년 동월 대비 1.8% 하락해 경제학자들의 예상치인 1.5%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2022년 말부터 계속된 디플레이션에 갇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중국 물가가 낮게 유지되는 원인으로 내수 부진을 꼽았다. 실제로 올해 초 당국의 통화정책 완화에도 7월 중국 실물경제에 공급된 위안화 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800억 위안(약 15조 원) 줄어든 247조9300억 위안으로 2005년 이후 19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했다. 중국 경기에 대한 우려로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실물경제 주체들이 신규 대출을 줄이거나 기존 대출을 상환한 결과로 풀이된다.


이에 중국 정부가 내수 진작으로 물가 상승을 유도하지 않을 경우 정부가 제시한 연간 물가상승률 목표치(3% 안팎)는 물론 연간 경제성장률 목표(5% 내외) 달성도 어려워질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미셸 람 소시에테제네럴(SG) 중국 부문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의 디플레이션 압력이 더욱 고착화되고 있다”면서 “이는 가격·임금 하락의 악순환을 부추길 수 있으며, 더욱 급진적인 정부 정책 대응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강 전 중국 인민은행 총재도 지난주 한 금융 포럼에서 “지금은 디플레이션 압력에 맞서 싸우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을 정도다.


블룸버그는 이 전 행장의 발언을 두고 “물가 하락을 상대로 한 국가적 싸움을 저명한 중국 인사가 인정한 드문 사례”라며 “소비자들이 구매를 늦추고 기업들이 임금을 삭감하면서 약화한 수요는 중국의 성장률 목표인 '5% 안팎' 달성 가능성을 낮추고 있다”고 짚었다.


결국 중국에서의 디플레이션 우려는 중국 전체 경제성장률을 주저앉힐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물가가 낮아진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가 일어나지 않는다는 뜻인데, 소비 심리가 이렇게 얼어붙으면 수익성이 떨어진 기업은 투자와 채용을 미루고 직원 임금을 삭감한다. 이는 결국 더 큰 소비 위축을 불러와 올해 중국 정부가 목표한 ‘5% 안팎’ 성장률 달성 가능성을 낮출 수밖에 없다. 중국 성장률이 1분기 5.3%에서 2분기 4.7%로 둔화한 것도 소비 부진 영향이 컸다.


이에 중국 정부는 낡은 제품을 새 제품으로 바꿀 때 보조금을 주는 ‘이구환신(以舊換新)’ 정책을 실시 중이지만 이는 근본적인 대책도 아니고 ‘언 발에 오줌누기’여서 제대로된 효과는 기대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결론적으로 본다면 중국 정부가 경제를 살리겠다는 진정한 의지가 보이지 읺는다고 할 수 있다. 진짜 문제는 지금의 중국경제가 이렇게 어려워진 원인에 대해 제대로 알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아런 상황에서 중국의 안보 강화를 내세우는 정책들이 더욱 더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사실상 시진핑 정부가 중국 경제를 살리겠다는 의지가 없다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러한 안보 우선의 정책 기조가 바뀌지 않는다면 중국 당국이 어떠한 방법을 쓴다할지라도 ‘백약이 무효’라는 측면에서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중국에서 사라진 추석 대목, 여행도 안가고 선물도 안산다]


이러한 중국 경제의 현실을 그대로 엿볼 수 있는 것이 바로 중국에서 가장 큰 명절 중 하나인 중추절(추석) 대목이 완전히 사라졌다는 점이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을 비롯해 성주망 등 중국의 지역매체들이 전하는 바에 따르면 중추절에 가장 많이 찾는 월병마저 가격을 대폭 내렸음에도 팔리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현지매체인 ‘시대주보(时代周报)’에 따르면 2023년 중국 월병 생산량은 32만톤이었는데 올해는 가격을 전년보다 20% 이상 낮췄음에도 30만톤 미만 정도밖에 팔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이와 관련해 관영 중국중앙TV(CCTV)는 “올해 월병 시장에 ‘간소화’ 바람이 불고 있다”며 “500위안(약 9만원) 이상 고가의 월병 선물 세트는 더 이상 보기 어렵고, 100~200위안 가격대가 가장 인기를 끌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매해 중추절만 되면 품귀현상이 일어나면서 가격 상승 붐이 일었던 마오타이주 역시 판매량이 20% 이상 줄어드는 등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에 대해 RFA는 “과거 같으면 지방정부들을 중심으로 선물이 오고갔지만 올해는 지방정부의 재정이 악화되면서 마오타이주 등의 선물 구매가 완전히 줄어든 탓이 크다”고 설명했다.


사실 중국 경제에서 마오타이주의 판매량은 ‘마오타이 지수’로 불리면서 실물 경제의 현황을 반영한다. 인간관계를 중시하는 중국에서 마오타이주가 오고가는 것이 경제활동의 분주함을 나타낸다는 점에서 그러하다. 그런데 이렇게 마오타이주의 판매량이 급감한다는 것은 그만큼 경제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뜻한다는 것이 RFA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한 주류 취급 상인은 “중추절 국주(國酒)로 꼽히는 마오타이를 포함한 바이주(白酒) 시장이 근 10년 만에 가장 차갑다”라며 “소매 채널은 가격 파동을 우려해 비축 의지가 강하지 않고, 기업 선물·복지 등 기존 대형 고객 수요도 위축돼 단체 구매가 영향을 받았다”라고 현지 매체에 전했다.


이와 함께 중추절을 앞두고 관광업계도 울상이다. 비행기를 타야 하는 값비싼 장거리 여행보다는 주변 근교 등 비교적 저렴한 중·단거리 여행 선호도가 뚜렷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실제로 9일 중국 최대 온라인 여행사 씨트립의 시장 분석 플랫폼 ‘플라이트AI’ 데이터에 따르면, 올해 중추절 연휴 기간(9월 15~17일)의 국내 항공권 평균 편도 가격은 약 770위안(세금 포함)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중추절보다 25% 낮은 수준이다. 중국 2위 온라인 여행사 취날 역시 중추절 연휴 기간 항공권 가격이 여름 휴가철의 4분의 1 수준으로 떨어져 6월과 비슷한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를 내놨다. 이 정도면 한마디로 중추절 특수가 완전히 실종되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다.


[심각한 소비 부진, 앞으로는 더 어렵다!]


결국 중국에서 이러한 현상이 일어난다는 것은 그만큼 소비 부진이 심각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중국에서 5년 전보다 재정적으로 나아졌는지 묻는 설문조사에서 ‘부유해졌다’는 답변 비율이 2014년 77%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지난해엔 39%로 급락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 경제는 40년 전 세계에 경제를 개방한 이래 경험한 적 없는 위기에 직면해 있다”라며 “이전부터 저축 경향이 강했던 중국 소비자들은 더욱 검소해졌다”라고 전했다.


문제는 상황이 이러함에도 시진핑 주석은 그저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낙관론을 펴고 있다는 점이다. 분명한 것은 시진핑의 그러한 근거없는 자신감은 한마디로 중국 경제에 대한 무지와 오판에서 비롯된 것이라 할 수 있다.


그게 아니라면 시진핑 주석이 진짜로 경제 구조를 잘 모르고 아랫것들이 써주는 가짜 경제현실만 읽다보니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하기야 중국내에서 모든 경제 통계를 숨기고 또한 부정적 자료를 노출시키지 못하도록 강제하고 있으니 그러한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경제의 미래는 더욱 더 암담하다고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그러한 중국 경제 상황이 글로벌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그런 점에서 중국 경제 당사자들이 제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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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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