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증하는 원자재 재고, 수요는 실망스러운 수준]
중국 경제가 ‘대략난감’의 상황에 빠졌다. 상품의 재고는 물론이고 원자재의 재고까지 남아 도는 반면 소비 수요는 급감하고 있어서다. 이런 상황이 지속된다면 중국 당국이 예상했던 5% 성장률은 달성 불가능의 수치가 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2일(현지시간) “중국에서는 지금 주요 원자재 재고가 쌓이고 있는데, 이는 철강에서 대두에 이르기까지 가격을 끌어내리고 있는 과잉 공급을 해소하기에는 경제 활동이 너무 미약하다는 증거”라면서 “중국에서 재고가 넘쳐난다는 것은 경제상황이 그만큼 부진하다는 것으로 중국 당국의 5% 성장 목표는 이미 물건너 간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차이신의 왕저 이코노미스트는 “향후 몇 달간 성장 안정화 관련 도전과 어려움이 상당할 것”이라면서 “정책적 지원에 나설 시급한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
왕리성 등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도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추가적인 재정 완화책이 필요하다”고 봤고, 수창을 비롯한 블룸버그이코노믹스의 이코노미스트들도 “총수요 진작을 위해 정부 지출이 핵심적”이라고 주장했다.
블룸버그는 그러면서 중국 경제의 어려운 상황이 공장 활동의 축소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중국의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넉 달째 '경기 수축'을 나타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지난 31일 발표한 바에 따르면, 올해 8월 제조업 PMI가 전월보다 0.3 낮은 49.1을 기록했다.
기업 구매 담당자 조사를 바탕으로 작성되는 PMI 통계는 경기 동향을 보여주는 지표다. 50보다 높으면 경기 확장, 낮으면 경기 수축 국면을 의미한다. 그런데 문제는 PMI의 추이다. 중국 제조업 PMI는 지난해 10월 49.5에서 11월 49.4, 12월 49.0, 올해 1월 49.2, 2월 49.1로 5개월 연속 '기준치 50'을 하회했다가 지난 3월 반년 만에 기준치를 넘으며 경기 확장 국면에 진입했다.
그러나 지난 4월(50.4)를 유지했지만 5월부터 또다시 49.5를 기록하며 수축 국면으로 들어섰다. 그 이후 PMI는 약세 국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실제로 6월은 5월과 같은 49.5를 유지했지만, 7월과 8월 들어서는 각각 전달에 비해 0.1, 0.3 더 떨어지며 넉달째 50을 하회하고 있다. 8월 제조업 PMI는 로이터통신 시장 전망치인 49.5보다도 낮았다.
또한 제조업 PMI를 구성하는 5대 지수 모두 기준치에 미치지 못했다는 점도 눈여겨볼만하다. 우선 생산 지수는 전월에 비해 0.3 하락해 49.8을 기록했다. 신규 주문 지수도 48.9로 전월 대비 0.4 하락했으며, 원자재 재고 지수도 47.6으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고, 종업원 지수 역시 48.1로 전월 대비 0.2 하락했다. 다만 납품지수만 49.6으로 전월 대비 0.3 상승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중국 당국이 내세우고 있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 5%는 사실상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들이 나온다. 특히 중국 당국은 성장률 목표 달성을 위해 소비재·생산설비 신형 갱신 등 내수 진작 정책을 내놨으나, 미국 등 서방 진영과 무역 마찰이 잇따르는 데다 중국 경제 핵심인 부동산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으면서 전반적 경기 활성화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특히 지난달 중국 공산당이 제20기 3중전회를 열어 중장기 경제 대책을 내놓았음에도 비현실적인 내용들이 많고 또한 달성하지도 못할 의욕적 목표들만 나열되면서 경제 둔화 상태는 지속될 수밖에 없다는 비관적 전망들이 넘쳐난다.
이에 대해 스위스의 글로벌 투자은행 UBS는 최근 보고서에서 부동산 침체 등을 이유로 올해 중국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4.9%에서 4.6%로 내린 바 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최근의 경제 데이터를 보면 중국 경제가 거의 20여년만에 처음으로 실물 경제 대출이 위축되었고, 고정 자산 투자도 깜짝 놀랄 만큼 둔화되었으며, 수출 역시 예상보다 약세를 보였다”면서 “부동산 침체와 침체된 일자리 시장으로 인해 기업과 소비자가 지출을 꺼리면서 신용 수요는 여전히 부진했다”고 밝혔다.
불룸버그는 이어 “외부 수요도 압박을 받고 있으며, 미국과 유로존의 제조업 활동 지표에 따르면 8월에는 더 큰 침체가 나타날 것으로 예상됐다”면서 “미국과 유럽 연합은 베이징이 국가 보조금을 통해 산업에 과잉 생산 능력을 구축했다고 비난한 후 상거래에 새로운 장벽을 부과하기 시작했는데, 이는 무역 보호주의가 또 다른 장애물로 부상하고 있음을 말해 준다”고 설명했다.
[내수 부진으로 우울한 경제, 살릴 방법도 막막하다!]
지금의 중국 경제 상황과 관련해 로이터통신도 1일(현지시간) “수년간 지속된 부동산 위기로 인해 내수가 침체되고 전기 자동차와 같은 중국 수출에 대한 서방의 규제가 다가오면서 제조업체들의 심리는 여전히 우울한 상태”라면서 “생산자들은 공장 출고 가격이 7월의 46.3에서 42로 급락하여 14개월 만에 최악이라고 보고했으며, 신규 주문 및 신규 수출 주문 하위 지수는 여전히 마이너스 영역에 머물러 있고 제조업체는 고용 중단을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마디로 그야말로 우울한 분석과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핀포인트 자산 관리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지웨이 장은 “재정 정책 기조가 여전히 상당히 제한적이어서 경제 모멘텀 약화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 “경제 안정화를 달성하려면 재정 정책 기조가 훨씬 더 지원적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서 수출이 상반기만큼 안정적인 성장 동력이 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미국 경제가 둔화되면 이 점이 중국 경제를 더욱 어렵게 만들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로이터는 “가계 자산의 70%가 부동산에 집중되어 있고, 부동산 자산이 정점에 달했을 때 경제의 4분의 1을 차지했던 소비자들은 지갑을 굳게 닫았다”면서 “지난 3년 동안 소비자 지출에 큰 부담을 주었던 부동산 부문의 침체를 완화하기 위한 추가적인 노력이 없다면 내수 부양을 위한 노력은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 지적했다.
문제는 부동산 문제가 더욱 더 어려운 상황으로 빠져들 수 있다는 점이다. 로이터의 조사에 의하면 2024년 주택 가격은 8.5%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5월 조사에서 예상한 5.0% 하락보다 더 큰 폭으로 하락한다는 점에서 그 후과가 주목된다.
[경기 침체로 음식점 100만개 이상 폐업, 이것이 중국의 현실]
실제로 지금 중국 경제가 얼마나 어려운지는 중국 인민들이 실생활에서 어떠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 보면 안다.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지난 30일, “최근 몇 달 동안 중국에서는 백만 개가 넘는 식당이 문을 닫았다”면서 “지역 언론들 보도에 따르면 화려한 쇼핑몰을 포함해 심지어 국수가게까지 불황으로 폐업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케이터링 업계 뉴스 서비스인 창관쥐는 “올해 상반기에 3만 개의 국수집을 포함해 105만6000곳의 음식 및 음료 매장이 문을 닫았다”면서 “이는 작년 한 해 동안에 문을 닫은 총 매장 수와 비슷하며 2022년의 4배 수준”이라고 전했다.
이러한 흐름의 상징적 브랜드가 바로 딘타이펑이다. RFA는 “딘타이펑은 사실 중국 고급 식당의 실태를 대표적으로 보여주는 것으로 현재 중국 경제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는지 여실히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그만큼 중국의 중산층들마저도 생활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반영한다”는 것이 RFA의 설명이다.
RFA는 그러면서 “중국내에서 괜찮은 식당들이 사라지는 것은 지방정부의 재정이 어려워졌음을 보여준다”면서 “월급마저 받지 못하는 공무원들이 늘어나면서 당연히 외식 산업에도 엄청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4년 상반기 요식업 부문의 전체 수입은 전년 대비 2.9% 감소했지만, 같은 기간 수익은 88.8%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과 수익의 격차가 이렇게 큰 것은 음식점들이 대대적으로 가격을 인하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이징의 경우 미슐랭 별을 단 식당들마저 문을 닫으면서 충격을 받은 소위 이름이 있는 고급 레스토랑들이 60~80% 정도까지 가격을 내렸다. 그래야만 손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이익은 급감할 수밖에 없다.
그러다보니 베이징의 고급호텔들마저 엄청나게 가격을 내렸다. 실제로 베이징 번화가의 4성급 호텔의 경우 스타벅스 커피 값의 절반 수준인 20위안(약 3700원)으로 무한 리필 면 요리를 먹을 수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전에는 잘 나갔던 소위 파인다이닝 식당들은 줄줄이 문을 닫았다. 실제로 시장조사 업체 레드밀빅데이터는 7월 상하이에서 1인 객단가 500위안(약 9만5000원) 이상 고급 음식점은 전체의 0.59%인 1400개로, 작년 5월(2700개)에 비해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상황이 이러함에도 중국 정부는 아직도 정신을 못차리고 있다. 경제를 살리려면 정책 방향을 과거의 개혁개방으로 되돌리면 된다. 민간경제에 더 치중하면서 시장경제가 다시 살아나도록 하면 당연히 회복의 길로 갈 수 있다. 그러나 그 길로 가면 공산당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그 방향으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를 보면 시진핑은 마치 ‘주먹 쥔 원숭이’ 같기도 하다. 원숭이 사냥꾼들이 원숭이를 사냥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원숭이가 주먹을 펴야만 손을 넣을 수 있을 정도의 조그만 구멍을 나무에 파거나 호로병을 걸어놓고 그 속에 원숭이가 좋아하는 쌀을 넣어 놓는다. 그러면 원숭이는 나무에 손을 넣고 손 가득히 쌀을 움켜쥔다. 그러면 끝이다.
이때 숨어 있던 사냥꾼이 원숭이를 잡기 위해 다가가면 원숭이는 필사적으로 달아나려 하지만 달아나지 못한다. 이때 원숭이가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은 쥐고 있는 쌀을 놓으면 된다. 그러면 구멍에서 손이 빠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원숭이는 손에 쥐고 있는 쌀이 아까워서 쌀을 쥔 손을 펴지 않는다. 원숭이는 결국 쌀 한 줌에 대한 욕심과 집착 때문에 잡히게 된다. 시진핑이 바로 한 손에 쌀을 쥔 원숭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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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20023-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