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개시 이후 러시아 향해 최대 공격 감행한 우크라이나]
우크라이나의 전쟁 수행 능력이 놀랍다고 할만큼 웅장한 스케일로 러시아를 괴롭히고 있다. 14일(현지시간)에는 러시아로부터 침공을 받은지 3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러시아를 향해 가장 큰 규모의 공격으로 시원하게 앙갚음을 했고 그러면서 전략적 완충지대까지 형성했다. 한마디로 러시아 본토 점령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시사주간지 뉴스위크는 15일, “우크라이나군이 14일(현지시간) 밤새 러시아 내 8개 지역을 공격하여 4개의 군용 비행장을 공격하고 100대 이상의 드론을 발사하여 지금까지 전쟁 중 가장 큰 공격을 가했다”고 보도했다.
이를 구체적으로 본다면 쿠르스크 지역 상공에 드론 37대, 보로네시 지역 상공에 드론 37대, 우크라이나와 국경을 접한 벨고로드 지역 상공에 드론 17대, 니즈니 노브고로드 지역 상공에 드론 11대, 볼고그라드 지역 상공에 드론 9대, 브리안스크 지역 상공에 드론 3대, 오리올 지역 상공에 드론 2대, 로스토프 남부 지역에 미사일 1대 등 117대의 드론과 미사일 4발을 러시아를 향해 날리는 대대적 공격을 감행한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15일, “우크라이나 군은 2022년 러시아 침공 이후 러시아 비행장을 상대로 가장 큰 규모의 드론 공격을 감행했다”면서 “우크라이나 군은 러시아 남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진격을 계속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P는 이어 “러시아군은 쿠르스크에 지원군을 급파하고 최고 사령관이 이끄는 ‘테러 대응’ 작전을 발표했고, 또한 군 관계자들이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막아냈다고 매일 발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9일째 막아내지 못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공군 소속으로 추정되는 텔레그램 채널 파이터보머는 “14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군 비행장 3곳을 공격했으며, 이 중 한 곳은 ‘효과적이었다’”고 밝혔다. 파이터보머가 밝힌 이 비행장은 러시아 킨잘 극초음속 미사일이 배치된 니즈니 노브고로드 지역의 사바슬리카 공군 기지, 보로네시 인근의 볼티모어(말세보) 공군 기지, 같은 지역의 보리소글렙스크 군 비행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별개로 로이터통신은 14일, 우크라이나 보안 소식통을 인용해 “러시아 쿠르스크 지역의 네 번째 군사 공군 기지가 추가로 공격을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격과 관련해 러시아 리서치 사이트인 에이전트스트보는 “NASA 위성의 데이터를 분석해 본 결과 사바슬리카 공군 기지에서 화재가 발생했음이 확실하다”고 발표했다.
또한 미국의 지원을 받는 라디오 자유 유럽/라디오 리버티도 사바슬리카 및 볼티모어 군 비행장 인근의 화재를 확인한 것으로 보이는 NASA 위성 이미지를 공개했다.
이와 함께 러시아 군사 분석가인 이안 마트베예프도 사바슬리카가 피격된 순간을 보여주는 것으로 추정되는 영상을 X(옛 트위터)에 공유하면서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비행장 공격을 막을 충분한 방공 시스템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Pro-Kyiv X 사용자 Special Kherson Cat은 “볼티모어와 보리소글렙스크 비행장은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서 각각 179km과 340km 떨어져 있고, 사바슬리카 공군 기지는 644km 조금 넘는 거리에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로이터통신은 “14일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의 SU-34 전폭기를 격추했다”면서 “러시아의 공군기지들을 공격한 것은 러시아가 활공폭탄으로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려는 능력을 약화시키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순조롭게 진행되는 크루스크 공격, ‘전략적 완충지대’ 형성]
우크라이나군의 공중을 향한 대대적 공격과 함께 육상의 쿠르스크에서는 우크라이나군의 생각대로 작전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특히 전략적 완충지대까지 형성하면서 방어에도 안정성을 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통신은 15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고위 관리들을 만나 인도주의적 상황을 논의하고 키이우가 1,000㎢를 초과하는 점령 지역에 필요하다면 군사령부 사무실을 설치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보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또한 텔레그램을 통해 “우리는 쿠르스크에서 계속 진격하고 있다”며 “14일(현지시간) 새벽부터 여러 지역에서 1~2㎞씩 진격했다”고 적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진 야간 연설에서는 “쿠르스크에서 우크라이나 전사들과 교환할 수 있는 러시아 전쟁 포로들의 수가 늘어나고 있다”면서 “현재 쿠르스크에서의 진격은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으며 전략적 목표에 도달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의 이호르 클리멘코 내무부 장관도 “러시아 본토에 완충지역을 만들고 있는데 이는 일상적인 적의 공격으로부터 우리 군과 국경 지역을 보호하기 위한 것”이라 말했다.
우크라이나측의 이러한 발표는 우크라이나군이 이미 점령한 러시아 본토 지역에서 쉽게 물러설 생각이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이는 그만큼 러시아군의 반격에도 방어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배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영국, 러 본토 공격에 스톰 섀도우 미사일 사용 허가]
이런 상황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공격에 스톰섀도우 미사일을 사용할 수 있다고 확인해 우크라군의 사기를 더해줬다. 영국의 더타임스는 15일, “영국의 총리가 교체되었음에도 우크라이나군이 영국의 스톰섀도우 미사일을 포함해 영국제 무기를 러시아 본토에서 사용하는데 아무런 제한이 없다고 국방부가 확인해 주었다”면서 “이러한 권한은 쿠르스크주 공격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밝혔다.
더타임스는 이어 “우크라이나의 공격이 러시아의 우크라 침공을 지원하는 물류 및 인프라를 노리기 위해 고안된 것이라면 우크라이나가 영국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완벽하게 합법적’”이라면서 “국제법에 맞게 사용된다면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다시말해 민간인을 향해 영국제 무기를 써서는 안되지만 군사시설을 목적으로 무기를 사용하는 것은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을 재확인한 것이다.
[우크라군 공격 좌절시켰다고 선전하는 러시아]
한편, 로이터통신은 “러시아 국방부가 국군이 국경에서 18km 떨어진 러스코예 포레흐노예를 포함한 쿠르스크 내부에서 우크라이나의 일련의 공격을 격퇴했다고 밝혔다”면서 “일부 친러시아 전쟁 블로거들은 전선이 안정화되었다고 말했고, 국영 텔레비전은 모스크바 군이 전세를 역전시키고 있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WP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의 수자 마을을 장악했다는 것은 확실한 사실로 이 지역에서 우크라이나 군인팀이 이 지역 건물에서 러시아 국기를 제거하는 동영상을 확인했는데 그 지역에 러시아군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수자는 국경에서 10㎞ 안팎 떨어진 지역으로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수송하는 가스관의 계측소가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도 “14일 하루만 해도 쿠르스크 주에서 수백명의 러시아군이 항복했다”고 밝혔다.
WP는 이와 관련해 “우크라의 쿠르스크 침공으로 러시아군은 한계에 도달했다”면서 “쿠르스크 공격과 러시아 비행장에 대한 드론 공격의 공통점은 키이우가 모스크바에 보낸 메시지인데, 키이우 영토 내에 위치한 러시아 항공기, 폭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부터 보호받지 못한다는 의미를 보여준 것”이라 전했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영국의 가디언은 15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쿠르스크 지역을 계속 공격하는 가운데, 모스크바가 모든 것이 통제하에 있다는 주장은 점차 힘을 잃고 있다”면서 “14일 우크라이나 TV 기자는 우크라가 점령한 러시아 영토내에서 리포트를 하는 장면도 방송되었는데 이는 러시아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증명한다”고 보도했다.
우크라이나 TV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수자를 포함한 쿠르스크 지역에서 74개 정착촌을 통제하고 있으며, 해당 지역에서 인도적 지원을 제공하고 러시아 국기를 내리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에 의하면 푸틴과 러시아 지도자들은 러시아의 영토 일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점령당하고 있는 지금도 이를 전혀 인정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러시아 일부 지역에서 테러가 발생했으며 러시아군이 이를 저지하고 있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푸틴은 특히 공식회의에서도 우크라군이 러시아 본토를 점령했다는 말을 아예 꺼내지도 못하게 만들고 있다.
문제는 푸틴의 이러한 ‘우크라이나 점령 무시’ 방침이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점이다. BBC는 이와 관련해 “지난해 바그너그룹의 반란 당시 무장 용병들이 모스크바로 진군해 왔지만 이를 하루만에 진정시켰기에 러시아 내에 별 혼란을 불러오지 않았지만 쿠르스크주 점령 사태는 이미 열흘째로 넘어가고 있어서 과거와는 다른 양상을 보이고 있다”면서 “이런 사태가 지속된다면 푸틴과 러시아 지도부에 대한 압박은 상상 이상으로 커질 것이며 푸틴의 위상도 추락을 면치 못할 것”이라 전망했다.
BBC는 이어 “푸틴은 특히 그동안 러시아내에서 ‘안보의 달인’이라는 명성을 얻었었는데 우크라군에 의한 쿠르스크주 점령 사태는 이러한 푸틴의 평판을 완전히 추락시킬 수 있다”면서 “모스크바가 곧바로 지원군을 보냈음에도 우크라이나의 진격을 전혀 막아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기 때문에 푸틴은 교묘한 말장난으로 국민들을 안심시키려 해도 이러한 술수는 결코 오래가지 못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15일, “우크라이나는 그동안 전쟁에 적응을 해 오던 러시아 정부와 사회를 불확실성의 새로운 국면으로 몰아넣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점령이 길어질수록 푸틴을 향한 불만이 폭발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NYT는 이어 러시아 야당정치인 슐로스버그 씨의 말을 빌어 “러시아 영토가 침공당했다는 것은 건드릴 수 없는 레드라인이 손상된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미 레드라인은 무너졌기 때문에 지금 당장보다는 앞으로가 진짜 문제라는 것이다. 그렇다. 레드라인이 무너졌다는 것을 러시아 국민들이 인지하게 되었을 때 푸틴이 과연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