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메일전송
[정세분석] 러 본토 공격으로 최고 한 주 보낸 우크라, 당혹감 속에 흔들리는 푸틴 - 러시아 국경 넘은 우크라, 당황한 푸틴 - 러시아 본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푸틴 - 우크라의 러 본토 진격, 푸틴 계획이 무산되었음을 보여줘
  • 기사등록 2024-08-12 04:30:07
기사수정



[러시아 국경 넘은 우크라, 당황한 푸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로 깜짝 진격하는 대담한 작전을 펼친 지 벌써 6일이 지나가지만 러시아는 적절하게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수세로 몰리고 있어 우크라이나 전쟁이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총력 대응을 선언했지만 당혹감이 역력해 보인다.



우크라이나 현지매체인 키이우인디펜던트(Kyiv Independent)는 11일, “러시아 쿠르스크주로 진격했던 우크라이나군이 벨고로드주까지 진입했다”면서 “러시아 당국이 10일 우크라이나의 침공에 대응하기 위해 쿠르스크, 브랸스크, 벨고로드 주 접경 지역에서 이른바 '대테러 작전'을 실시한다고 발표했는데, 이를 보면 현재 우크라이나군이 어디까지 작전을 펼치고 있는지 짐작할 수 있게 한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서 우크라이나군의 침공에 대해 의도적으로 대 테러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대응을 하는 것은 러시아 국민들에게 본토가 공격당하고 또 점령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숨기기 위함인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러시아 대통령실은 지난 8일 쿠르스크주 사태에 대해 당국의 공식적인 발표가 있을 때까지 아예 언급을 하지 말라고 엄명을 내린 바 있다.


▲ 10일(현지시간) 현재 전쟁 상황. 러시아 영토내로 우크라이나군이 상당히 진격했음을 보여준다. [사진=ISW]


미국의 전쟁연구소(ISW)도 11일, “푸틴 대통령이 쿠르스크주의 군사령관에 대해 불만을 표시하면서 과거 러시아 내부의 반란 등 사태에서 효과적으로 처리를 한 바 있는 러시아연방보안국(FSB)의 보르트니코프를 대테러 작전 책임자로 임명했다”면서 “보르트니코프가 이끄는 FSB가 대테러 작전을 위한 복잡한 지휘통제(C2)를 제대로 활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고 오히려 우크라이나 작전에 대한 러시아군 대응의 효율성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군부가 FSB의 작전 지시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할 가능성이 많기 때문에 이로인해 오히려 내부 분열이 일어날 수도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사실 크렘린이 이렇게 공식적인 러시아군 체계가 아닌 FSB를 러시아 본토를 야금야금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반격작전에 투입했다는 것은 그만큼 러시아군 체계에 대한 신뢰가 무너져 있다는 것이고, 푸틴이 FSB를 동원해야 할만큼 당황하고 있다는 의미일 수도 있다.


FSB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에 대한 대응작전을 이끈다는 것 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것은 지휘체계로 인한 혼선 외에도 러시아군이 사실상 대혼돈 상태에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ISW는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쿠르스크주에서 이미 작전을 수행 중인 러시아 징집병, 북부군 그룹화 부대, 우크라이나의 우선순위가 낮은 전선 지역에서 재배치된 부대를 조합하여 쿠르스크주에서 우크라이나 작전을 방어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는 러시아가 선택한 대응의 혼란을 더욱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짚었다.


러시아의 저명한 군사 블로거이자 전 스톰-Z 교관도 “러시아군의 이러한 재배치가 다른 작전 방향의 최전방 부대를 약화시키고 있으며, 러시아의 작전 예비력이 크게 부족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물론 러시아 본토로 진입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기 위해 대규모의 증원 병력이 전선에 도착하면서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속도는 느려지고 있기는 하나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을 막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ISW는 현재 전황과 관련해 “우크라이나 군은 쿠르스크주에서 이전에 보고 된 위치를 대부분 유지하고 있으며 오히려 약간 더 전진했다”고 밝혔다.


ISW는 이어 “푸틴이 다급한 나머지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온 최전선에 징집병들을 투입하고 있는데 이는 불법으로 지난 2022년 3월 8일 전투작전에서 징집병들을 활용하지 않겠다는 대국민 약속을 어긴 것이어서 러시아 내에서 많은 논란과 함께 저항이 예상된다”고 전했다.


중요한 것은 러시아가 모든 수단을 동원해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내 진격을 막고 있지만 오히려 우크라이나군이 점령하는 지역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점령지역이 벨고로드까지 확대되고 있다는 것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군의 진격에 제대로 대응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실제로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우크라이나군이 10일 쿠르스크주의 플레호보를 추가로 점령했다”고 말했다. 우크라이나군은 해당 지역의 원자력 발전소와 가스관 등 에너지 기반 시설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우크라이나군의 61기계화여단은 전날 밤 “가스 수송 중요 거점 쿠르스크 도시 수드자를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텔레그램을 통해 밝히면서 현장에 있는 자국군인들의 영상을 공개했다. 수드자는 러시아 천연가스를 유럽으로 보내는 '우렌고이-포마리-우즈고로드' 가스관의 마지막 수송 측정소가 있는 곳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10일 저녁 정례 연설에서 “침략자(러시아)의 영토로 전쟁을 밀어내기 위한 우리 행동에 대해 보고 받았다”면서 “러시아가 우리 영토에 전쟁을 몰고 왔으니 그들도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 느껴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 본토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한 푸틴]


눈여겨볼 것은 현재 전황으로 판단했을 때 러시아가 과연 자국의 영토를 제대로 통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든다는 점이다. 실제로 러시아 군사블로거와 전문가들도 상황이 심각하다고 경고했다.


우크라이나 출신의 친러시아 군사블로거 유리 포돌랴카는 “위험한 적을 상대로 전면적인 군사작전이 진행 중”이라며 “심각성을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퇴역 장성인 러시아 의회 의원 안드레이 구룰레프는 현지 방송 인터뷰에서 “정신 차리고 상황을 파악해야 한다”면서 “우리는 그들을 이른 시일 안에 쫓아낼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가 사실상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처음으로 영토 일부를 적에게 내주게 된 상황이 닥치다보니 러시아 지도부내에서도 당혹감과 함께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푸틴도 지난 8일, 고위관리들과 회의를 하는 도중에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에 대해 ‘대규모 도발’이라 비난했는데 그러한 용어를 쓴다는 것 자체가 푸틴이 얼마나 당혹감을 느끼고 있는지 말해 준다. 우크라이나와 전쟁을 하면서 러시아 본토는 당연히 우크라이나가 공격해서도 안되고 또한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우크라이나 대통령실 고문인 미하일로 포돌야크는 “쿠르스크주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전쟁에 대한 러시아 국민들의 지지를 시험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만큼 러시아 국민들에게 엄청난 충격을 줄 수 있는 사변이라 본 것이다.


이런 차원에서 게라시모프 총참모장 경질설까지 흘러나온다고 뉴스위크는 전했다. 뉴스위크에 따르면 게라시모프는 우크라이나군이 쿠르스크 지역을 공격할 준비를 하고 있다는 첩보를 무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으며, 지난 8일 푸틴 대통령이 소집한 안보 회의에 불참해 의구심을 키웠다.


[우크라의 러 본토 진격, 푸틴 계획이 무산되었음을 보여줘]


사실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본토 진격은 푸틴이나 러시아 지도부 입장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로 만약 러시아 본토에 진입한 우크라이나군을 영토밖으로 몰아내지 못한다면 러시아 내에서도 대대적인 혼란과 함께 푸틴의 위상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높다. 그만큼 충격적 사건이라는 의미다.


더더욱 중요한 것은 이번 우크라군의 러시아 본토 진격으로 말미암아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 계획이 뿌리부터 흔들릴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더 심각하다.


영국의 BBC는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이 원했던 바와는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음에도 크렘린은 ‘계획대로 진행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이번에 러시아 본토까지 우크라이나군이 진격해 오면서 우크라이나 전쟁은 푸틴의 구상이 완전히 어긋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고 보도했다.


BBC의 지적 그대로 푸틴은 지난해 오른팔이었던 프리고진의 쿠데타 시도로 모스크바 코앞까지 용병 탱크가 밀고왔던 이후 최대 난제에 직면했다. 더더욱 심각한 것은 우크라이나군의 진격 태세가 며칠 공격하고나서 물러서는 그러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우크라이나 정부는 해당 작전과 관련한 세부 정보에 입을 닫고 있지만, 4개 여단이 넘는 병력이 미국과 독일 등 서방제 기갑차량과 야포, 전자전 장비 등으로 무장한 채 투입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예 러시아 본토를 지속적으로 흔들어 버리겠다는 태세가 분명해 보인다.


현재까지의 전황으로 살펴본다면 압도적 공군 전력을 지닌 러시아군이 반격에 나서면 적진 한복판에서 얼마 버티지 못하고 후퇴할 수밖에 없을 것이란 초기 전망을 완전히 뒤엎는 결과여서 특히 주목된다. 이에 대해 워싱턴포스트(WP)는 “(쿠르스크의) 러시아 수비군은 병력이 부족했고 (우크라이나군의 공격 동향을) 알지도 못했던 것처럼 보였다”고 짚었다.


이렇게 만약 우크라이나가 쿠르스크 국경지대 점령을 굳히는데 성공한다면 향후 러시아와의 종전 협상에서 빼앗긴 영토를 돌려받기 위한 중요한 카드로 쓰일 여지가 있다. 실제 미하일로 포돌랴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고문은 지난 7일 “러시아 본토에서의 군사행동이 종전을 위한 대러 협상에서 우크라이나의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런데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본토 공격을 통해 알 수 있는 것 은 러시아의 본토방어가 의외로 허술하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미국 안보전문가 맥스 부트는 WP에 기고한 글에서 “러시아 내부는 방어가 취약했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러시아군은 새로운 위협에 신속히 반응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더불어 또 하나 눈여겨볼 점은 원래 러시아 본토 직접 진격은 미국과 협의가 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이후 미국을 비롯한 동맹국들이 러시아 본토 진격에 대해 적극 지지 의사를 보이면서 무기 지원 확대의사를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렇게 우크라이나군의 러시아 본토 진격은 전쟁 상황 자체를 완전히 뒤집는 역사적 사건이라 평가할 수 있다. 당장 기세 등등하던 푸틴의 평판마저 완전히 무너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 내부의 반응이 더욱 주목된다. 또한 이 문제가 러시아 내부에서 문제가 될수록 크렘린 지도부내의 분열도 가속화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관련기사
TAG
0
기사수정

다른 곳에 퍼가실 때는 아래 고유 링크 주소를 출처로 사용해주세요.

http://www.whytimes.kr/news/view.php?idx=19788
기자프로필
프로필이미지
    추부길 편집인 추부길 편집인의 다른 기사 보기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나도 한마디
※ 로그인 후 의견을 등록하시면, 자신의 의견을 관리하실 수 있습니다. 0/1000
국제/외교더보기
모바일 버전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