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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수렁에 빠진 러시아, 크름반도는 치명적 피해·동부는 군대 철수 - 하르키우 인근에서 군대 철수한 러시아, 대혼란 - 우크라군 “러시아 남부 드론기지 폭파” - 우크라, 에이태큼스로 크름반도 공격, 혼란에 빠진 러시아
  • 기사등록 2024-06-25 04:5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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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르키우 인근에서 군대 철수한 러시아, 대혼란]


북한을 방문해 대대적으로 큰소리를 쳤던 블라디미르 푸틴의 러시아가 정작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엄청난 수렁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하르키우 인근에서는 군대철수라는 치욕을 자초했으며, 애써 태연하던 크름반도에선 전쟁통을 실감나게 하는 엄청난 치명적 피해를 겪고 있어서다.



텔레그래프는 24일, “러시아군이 현재 하르키우주 북동쪽의 보브찬스크와 국경 마을인 립시(Lyptsi)와 티케(Tykhe)에서 철수하고 있다”면서 “러시아군은 지난 5월초 국경을 넘어 우크라이나 영토로 기습 공격을 감행했지만 우크라이나군의 강력한 대응으로 수렁에 빠졌으며 결국 철수에 이르게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미국에 본부를 둔 전쟁연구소(ISW)는 “러시아가 실제로 하르키우를 점령하려고 기습 공격을 했다기보다 우크라이나 군대를 돈바스 지역의 최전선에서 멀어지게 하기 위해 국경을 넘는 공격을 명령한 것으로 보고 있다”면서 “일부 우크라이나군은 도네츠크 주에서 하르키우 방향으로 부대를 재배치했기 때문에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 전선의 약점을 악용하여 토레츠크-홀리브카 방향으로 공격을 강화할 계획이었던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토레츠크는 바흐무트와 도네츠크 사이의 최전선에 위치한 도시로 비교적 조용했지만, 이번 주 목격자들이 러시아의 집중적인 공격을 목격했다고 보고했다.


그러나 미국이 자국산 무기를 활용해 러시아 본토타격을 허용한 이래 전세는 상당히 요동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르키우 북쪽만 하더라도 과거에는 러시아 국경 안쪽으로 러시아군의 후방부대가 자리잡고 있으면서 우크라이나 영토를 집중적으로 공격해 왔지만, 지금은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군의 후방기지를 직접 공격하면서 심지어 민간인들까지 대피명령을 받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렇게 러시아군의 후방기지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러시아군도 혼란에 빠져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23일에도 러시아 국경지역에서 러시아군 기계화여단이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집중 타격을 받아 상당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군 “러시아 남부 드론기지 폭파”]


우크라이나군은 또한 러시아 남부 캅카스 지역 크라스노다르 소재 무인기(드론) 기지를 폭파했다고 밝혔다. 크라스노다르는 러시아가 점령한 크름반도와 육로로 이어진 인접 대도시다.


우크라이나 해군은 23일(현지시각) SNS에 “러시아 남부 크라스노다르에 지난 21일 공격을 가해 이란산 샤헤드 드론 조작법 훈련 중이던 교관과 훈련병이 사망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 해군은 이어 “해당 공격이 정보기관과 협력 아래 계획·실행됐다”며 “러시아 피해가 미국 민간 위성서비스 기업 플래닛랩스 위성 사진으로도 포착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플래닛랩스 사진 속 러시아군 기지로 추정되는 건물은 한쪽은 완파됐고 다른 쪽은 상당한 피해를 본 것으로 확인된다.


이와 관련해 러시아 측은 해당 주장에 반박 자료를 내거나 드론기지 공격 피해를 보고하지는 않았지만 “같은 날 해당 지역에서 드론 114대를 격추했다”면서 “낙하하는 파편에 1명이 사망했다”고 알렸다.


[우크라, 에이태큼스로 크름반도 공격, 혼란에 빠진 러시아]


최근들어 러시아가 경악할만한 사건을 든다면 바로 23일 우크라이나로부터 강제 병합한 크름반도 인근 해변에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에이태큼스 미사일이 떨어진 사건일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24일, “우크라이나가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를 공격하는 데 사용한 미국산 장거리 미사일 에이태큼스(ATACMS)의 파편이 인근 해변에 떨어지면서 관광객 등 민간인이 사상했다”면서 “복수의 러시아 당국자는 크름반도 세바스토플의 혼잡한 휴양지 상공에서 방공시스템이 발사체를 격추하면서 어린이 3명 포함 최소 5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러시아 보건부는 “이번 사고로 어린이 27명을 포함해 124명이 부상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당시 상황을 담은 한 영상에는 세바스토폴 인근으로 미사일이 접근한 뒤 폭발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파편이 연이어 '쿵' 소리를 내며 모래사장에 떨어지고, 관광객들이 비명을 지르며 달려가는 장면들이 영상에 담겼다.


또 다른 영상들에는 관광객들이 일광욕 의자를 이용해 부상자들을 해변 밖으로 옮기거나, 수영복 차림의 여성들이 피를 흘리는 한 부상자를 눕히고 다급하게 응급처치하는 모습 등도 포착됐다.


앞서 러시아 국방부는 “이날 낮 우크라이나군이 세바스토폴을 향해 에이태큼스 집속탄 미사일 5기를 발사했다”면서 “이 가운데 4기는 러시아군 대공방어시스템에 격추됐으나 나머지 1기는 공중에서 집속탄 탄두가 폭발했다”고 발표했다.


러시아 국방부는 이어 “세바스토폴 민간인에 대한 고의적인 미사일 공격에 대한 1차적 책임은 우크라이나에 무기를 공급한 미국, 그리고 우크라이나에 있다”며 “그런 행동에는 반드시 대응이 따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이번 공격에 대해 보고받았으며 군 고위 간부, 응급 의료진 등과 지속적인 연락을 취했다”고 밝혔다.


그런데 이렇게 러시아의 민간인들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면서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것이라 주장한 러시아군은 정작 22일에 우크라이나 제2의 도시인 하르키우에 러시아의 대대적인 유도 폭탄 공격으로 3명이 사망했으며, 52명이 부상을 입었다. 부상자 중 4명은 심각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부상자 중에는 어린이 3명도 포함되어 있다. 또 이번 공격으로 아파트 건물 일부가 무너져 내리는 등의 피해가 발생했다.


이와 관련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오후 공개한 영상 메시지에선 “러시아 군이 6월에만 2천400발이 넘는 유도 폭탄을 사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했으며 이중 700발이 하르키우를 겨냥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에 크름반도를 미국의 미사일로 공격한 것은 2014년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지역이라는 점에서 러시아 본토로 인정하지 않고 있어서 가능했다.


북한, 시리아, 쿠바 등 극소수를 제외한 국제사회는 크름반도를 러시아가 불법적으로 점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 영토로 본다. 크름반도는 전쟁 전까지만 해도 새하얀 모래밭, 쿠바 스타일의 해변 주점, 양질의 편의시설을 완비한 유명 휴양지이자 ‘푸틴의 심장’이라 부를만큼 푸틴이 애착을 가지고 있는 지역이기도 하다.


실제로 푸틴은 크름반도 강제병합 뒤 '역사를 바로잡았다'며 크름반도를 '거룩한 땅', '성지' 등으로 표현할 정도로 애착을 내비친 바 있다.


그러나 러시아가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크름반도는 러시아군의 보급을 위한 안전 후방으로 활용됐다. 우크라이나군이 최근들어 크름반도 지역을 집중 강타하고 있는 것도 사실 러시아군의 후방기지를 초토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특히 우크라이나군은 크렘린궁에 치명타를 주기 위해 본격적인 휴가 시즌이 시작되는 때에 맞춰 크름반도를 집중 공격할 것이라는 예상이 나돌았었다. 그러한 공격이 러시아 내부를 흔들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당장 크름반도내 휴양지의 관광 매출은 눈에 띄게 줄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흑해함대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이 심해지면서 벌어진 일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 당국은 크름반도 관광을 홍보하고 휴양객 유치에 열을 올렸으나 이번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으로 인해 치명타를 입게 됐다. 또한 푸틴이 그렇게도 애지중지하는 크름반도가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라는 점을 이번에 또다시 부각됨으로 인해 푸틴의 이미지에도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해 보인다.


[이미 무너진 크름반도의 대공 방어망, 충격에 빠진 러시아]


그런데 한가지 확인할 점이 있다.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미사일 5발 중 4발이 피격되었으며 나머지 한 발의 파편이 쏟아지면서 피해가 났다고 해명했지만 과연 그 말이 맞는지는 의심스럽다. 현재 나타난 피해를 보면 피해 규모가 에이태큼스 미사일의 직접적인 타격이 의심스럽기 때문이다.


이러한 판단을 하는 것은 이미 러시아군의 크름반도 대공 방어망이 형편없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텔레그래프는 지난 16일, “최근들어 미국산 미사일이 크름반도의 목표물을 찾아 대대적인 공격으로 아어졌다”면서 “이를 통해 러시아의 크름반도 방공망은 이미 상당부분 무너졌으며, 더 이상 크름반도의 대공 방어망은 제 기능을 하기 어려운 상태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우크라이나 참모총장은 지난 12일 아침 크름반도를 직접 미사일로 타격한 후 “러시아군이 '매우 효과적인' 방공망이라 자랑하던 것들에 의해 요격된 우리 미사일은 하나도 없었다”고 말했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14일에도 우크라이나군이 발사한 12발의 미사일이 S-400 시스템 두 대와 레이더 시설 한 대를 추가로 파괴했다.


텔레그래프는 “2007년에 실전투입된 S-400은 러시아에서 가장 진보된 방공 시스템 중 하나이며 그 가격이 10억 달러가 넘는다”면서 “그러나 S-400은 1986년부터 미군과 함께 사용되어 온 아탁스나 90년대 중반에 개발된 스톰 섀도우와 같은 구형 무기에도 여전히 취약한 것으로 입증되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영국 왕립군사연구소(RUSI)의 군사 과학 책임자인 매튜 새빌은 “사람들은 수년 동안 러시아의 방공망을 과장했다”면서 “우리가 실제로 오랜 기간 동안 확인한 바로는 러시아의 방공망들이 시리아와 이란에서 별다른 기능을 하지 못했으며, 그리고 크름반도에서도 러시아인들을 보호하는데 별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혹평했다.


오슬로 대학의 미사일 기술 박사 연구원인 파비안 호프만도 “서방의 순항 미사일은 러시아 미사일보다 요격하기가 더 어렵고 스텔스 기술이 차별화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영국의 스톰 섀도우는 낮은 고도로 비행하며, 세심하게 제작된 모양으로 러시아 레이더에 탐지되기 어렵기 때문에 크름반도에서 촬영된 영상에서 볼 수 있듯이 러시아의 방공 시스템을 무사히 통과할 수 있다. 그리고 비행이 거의 끝나갈 무렵 미사일은 가파르게 상승한 후 목표물을 향해 급강하한다.


텔레그래프는 “단순히 러시아 방공망의 기술 수준만 문제가 있는 것이 아니라 러시아군의 작전 능력도 문제가 많다”고 지적한다.


이에 대해 매튜 새빌은 “우크라이나의 장거리 미사일 공격에는 대량의 공격용 드론이 동반되기 때문에 러시아가 반격하기 어려운 ‘수적 열세’를 안고 있다”면서 “그러니 이러한 복합 공격에 대비가 되어 있지 않은 러시아군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들어 크름반도내 세바스토폴 인근 벨벡 공군 기지에서 러시아 전투기와 연료 저장고가 파괴된 것도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복합 공격으로 인한 것이었다.


그런데 러시아군이 더욱 치명적인 것은 우크라이나와의 1000km에 달하는 전선, 그리고 칼리닌그라드, 콜라 반도, 핀란드 국경, 블라디보스토크 주변 동쪽을 방어해야 하는 필요성 때문에 무기를 더 드물게 배치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에게 서방의 무기들이 제대로 지원되기만 한다면 전쟁의 판도는 언제든지 급변할 수 있다는 것이 텔레그래프의 진단이었다.


당장 러시아는 더 이상 크름반도를 활용해 우크라이나군 공격의 전진기지로 삼으려던 계획이 완전히 좌절되었다. 이젠 크름반도내 공군기지를 사용하는 것도 불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크름반도에 대한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공격은 러시아에겐 엄청난 치명타가 된 것으로 보인다. 푸틴에게 정말로 당황스러운 사건이 벌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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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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