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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2차대전 후 가장 격렬한 전투에 직면한 美해군 - 홍해서 7개월 넘게 거의 매일 공격 감행하는 후티반군 - 공중과 바다, 양면에서 모두 공격하는 후티반군 - 미국 상선 피격당한 후 후티반군 레이더 기지 대대적 공격
  • 기사등록 2024-06-17 04:3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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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해서 7개월 넘게 거의 매일 공격 감행하는 후티반군]


미 해군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치열한 전투에 직면해 있다. 예멘의 후티반군 때문이다. 미 해군은 수십 년 동안 전 세계의 해양에서 소련, 이후 러시아와 중국에 대항하여 전쟁을 치를 준비를 해 왔지만, 미 해군은 지금 정작 그들 대신 예멘에 기반을 둔 친 이란 후티반군과 격렬한 전투를 준비하고 있는 것이다.



AP 통신은 15일(현지시간)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으로 조금은 가려져 있지만 미국이 주도하는 후티 반군 소탕작전은 2차 세계대전 이후 전례없는 치열한 해전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해군 전문가들이 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후티 반군은 지난해 11월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하마스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홍해를 지나는 상선을 공격하기 시작한 이후 7개월 넘게 거의 매일 홍해에서 드론, 미사일 등을 이용해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이로 인해 지난해 11월 이후 후티 반군이 홍해에서 공격한 선박 수는 50척이 넘는다. 그러다보니 이러한 안보 위협에 홍해상을 지나는 선박의 교통량도 급격히 줄어 국제 경제에도 큰 불확실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로이터는 이러한 후티반군의 해상 공격에 대해 “사실 팔레스타인 지원 명분을 내세우고 있지만 예멘에서 자신들의 입지를 강화하려는 목적도 있다”면서 “현재 상황으로는 홍해에서의 후티반군 공격이 거세지면서 미국의 선박을 비롯해 동맹국 및 상업용 선박들이 더 많은 위험에 처해질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고 짚었다.


이에 미국은 홍해에서 다국적 함대를 꾸리고 대응에 나서고 있지만 후티의 공격 강도는 좀처럼 잦아들지 않고 있다. 문제는 후티 반군에 대해 미군 등 동맹국 군대가 반격을 가하면서 피해를 주고 있지만 그럼에도 후티의 공격 강도가 높아지면서 미군에 대규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홍해에 파견된 미군 전함 USS 라분 호를 이끄는 에릭 블룸버그(Eric Blomberg) 사령관은 전함을 방문한 AP 기자에게 “현재 우리가 하고 있는 일이 얼마나 위험한지, 이 전함들이 얼마나 지속적인 위협에 처해있는지 사람들이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며 “단 한 번의 실수도 심각한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홍해에서 미군의 미사일 장착 구축함들을 감독하는 데이비드 로(David Wroe) 준장은 “(후티의 공격이) 거의 매일 발생한다”며 “우리의 몇몇 전함들은 7개월 넘게 홍해에서 이 일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이슬람의 성스러운 금식 기간인 라마단 기간에 잠시 쉬는 것을 제외하고는 거의 매일 홍해, 아덴만, 수로를 연결하고 아라비아 반도와 아프리카를 분리하는 좁은 밥 엘 만데브 해협에서 미사일, 드론 또는 다른 유형의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AP는 “이번 홍해 사태는 후티가 상선과 전함들을 직접적으로 공격한다는 점에서 1980년대 페르시아만에서 이란과 이라크가 서로의 유조선들을 공격한 '유조선 전쟁'과도 다르다”고 짚었다. 당시에는 기뢰 공격이 대부분이었기 때문이다.


[공중과 바다, 양면에서 모두 공격하는 후티반군]


이와 관련해 전직 미 해군이자 미국 허드슨 연구소의 선임연구원인 브라이언 클라크(Bryan Clark)는 AP에 “이는 2차 대전 이후 미 해군이 마주한 가장 지속적이고 어려운 전투”라며 “현재 후티의 공격 강도는 미국이 매번 막을 수 없을 정도의 수준까지 올라가기 직전이다. 그럴 경우 미군은 상당한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후티는 지난 12일 홍해 상선 공격에 처음으로 자폭무인정(수상드론)을 동원하는 등 공격 강도를 높이고 있다. 이에 대해 해양안보자문회사 이오스(EOS) 리스크는 “수상드론은 다량의 폭발물을 실은 채 수백㎞ 바깥의 목표물도 타격할 수 있는 무기로, 후티가 지난해 11월 이후 홍해에서 수상드론을 사용한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영국 해군 해사무역기구(UKMTO)는 14일, 후티반군의 수상드론 공격과 관련해 “리스 소유의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 '튜터'호가 침수됐으며, 선원들은 모두 무사히 대피했다”고 전했다.


이후 미 중부사령부는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성명에서 “미군이 지난 24시간 동안 후티의 레이더 7기와 드론 1대, 무인 수상함 2척을 파괴하며 대응에 나섰다”면서 “(파괴된) 레이더들은 후티가 해양 선박들을 공격 목표로 삼고 상선들을 위험에 빠트리는 것을 가능하게 해왔다”고 설명했다.


위험은 해상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미국이 주도하는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은 레이더 기지, 발사대, 무기고 및 기타 장소를 포함하여 예멘 내부의 후티 진지를 대상으로 수많은 공습을 수행하고 있다. 지난 5월 30일에는 미국과 영국의 공습으로 최소 16명이 사망했는데, 이는 반군이 인정한 가장 치명적인 공격이다.


아이젠하워 비행단의 모든 전투기를 감독하는 마빈 스콧 대위는 이번 작전에서 350발 이상의 폭탄을 투하하고 50발의 미사일을 표적에 발사했다고 말했다. 한편, 후티 반군은 지대공 미사일 시스템을 장착한 MQ-9 리퍼 드론을 여러 대 격추한 것으로 보인다.


스콧은 “우리의 공격으로 후티 반군은 지대공 대응 능력이 많이 약화되었지만 아직도 여전히 공격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항상 후티 반군의 공격에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왜 후티반군에 대해 대대적 공격을 하지 않는 걸까?]


그렇다면 미국은 이렇게 홍해의 군함과 민간 상선을 노리는 후티 반군에 대해 왜 대대적인 공격을 가해 초토화시켜 버리지 않고 있는 것일까?


AP통신은 이에 대해 “몇 가지 이유가 있다”면서 “미국은 특히 이란이 이스라엘에 대규모 드론과 미사일 공격을 감행하고 우라늄을 무기급에 가까운 수준으로 농축한 이후 간접적으로 이란과의 긴장을 완화하기 위해 노력해 왔는데, 그 사이에 후티 반군 문제도 포함되어 있다”고 짚었다.


AP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사우디 주도 연합군과 민간인을 포함해 15만 명 이상이 사망하고 세계 최악의 인도주의적 재난을 초래한 대규모 전쟁을 벌인 바 있었는데 지금은 교착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런데 이란이 종주국인 시아파 지도자들은 후티 반군과의 싸움에 미국이 직접 나서 주기를 고대하고 있다. 그들의 모토가 “알라는 위대하시다. 미국과 이스라엘에게 죽음을, 유대인을 저주하라! 이슬람은 승리한다!”이다. 그렇게 미국과 직접 맞서는 것이 그들에게는 명분도 서고, 또 그래야만 시아파를 넘어 수니파 이슬람 국가들까지 단결시킬 수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후티 반군과의 전쟁에 미국이 아닌 사우디아라비아가 전면에 나선 것도 다 이런 배경이 있었던 것이다. 지금도 미국과 유럽 파트너들이 홍해 수로를 순찰하는 동안 사우디아라비아는 후티 반군과의 평화 협상을 모색하면서 대체로 조용히 지내고 있다. 입장이 난처하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일부 중동 국가들은 미국에게 자국 영토에서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을 하지 말아 달라고 요청해 아이젠하워호의 존재가 더욱 중요해졌다. 이 항공모함은 배치가 연장되었지만 승무원들은 10월 7일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일주일 후 배치되었고 지금까지 단 한 번만 기항했다.


한편, 후티 반군의 공격은 이 지역을 통과하는 해운을 계속 침체시키고 있다. 수에즈 운하를 통한 이집트 경제의 주요 경화 수입원인 수에즈 운하의 수입은 공격이 시작된 이후 절반으로 줄었다. AP 기자들은 한때 붐비던 수로였던 이곳을 통과하는 상선을 단 한 척만 목격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블룸버그 사령관은 “거의 유령 도시나 다름없다”고 인정했다.


[미국 상선 피격당한 후 후티반군 레이더 기지 대대적 공격]


미 해군의 후티 반군에 대한 공격은 16일(현지시간)에도 이어졌다. AP통신은 이날 “미군은 최근 홍해에서 발생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으로 상선 선원 한 명이 실종되고 그가 타고 있던 선박에 불이 붙은 후 예멘의 후티 반군이 운영하는 레이더 시설을 겨냥한 공격을 감행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AP통신은 “이번 공격은 미 해군이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쟁을 중단시키기 위한 반군의 공격으로 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격렬한 전투에 직면한 가운데 발생했다”면서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의 공격은 아시아와 유럽, 중동 간 화물 및 에너지 수송에 필수적인 통로를 통한 교통량이 절반으로 줄어든 상태에서 후티 반군이 전쟁과 무관한 선박과 선원들을 표적으로 삼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번 공격에 대해 미군 중앙 사령부는 “미국의 공습으로 후티 반군이 장악하고 있는 지역 내 레이더 7대가 파괴됐다”면서 “이 레이더를 통해 후티 반군은 해상 선박을 표적으로 삼고 상업용 선박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다”고 밝혔다.


미 해군은 또한 “홍해에서 폭탄을 실은 드론 보트 두 대와 후티 반군이 수로 위로 발사한 드론을 별도로 파괴했다”고 밝혔다.


미국 해사청에 따르면 후티 반군은 11월 이후 50건 이상의 선박 공격을 감행하여 선원 3명을 살해하고 선박 1척을 나포했으며 다른 선박 1척을 침몰시켰다.


이와 관련해 미 해군 중앙 사령부는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 주민을 대신해 행동한다고 주장하지만, 가자지구 분쟁과 아무런 관련이 없는 제3국 국민을 표적으로 삼아 생명을 위협하고 있다”면서 “후티 반군의 국제 상거래에 대한 지속적인 위협으로 인해 가자 지구뿐만 아니라 예멘 국민들에게 절실히 필요한 지원을 제공하는 것이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란은 우라늄 비축, 헤즈볼라·후티는 로켓 쏘고..]


이렇게 미국이 애써 중동전쟁에 직접 개입하는 것을 가능한한 꺼리면서 이란과 대화를 통한 해결을 유도하고 있지만, 그 사이 미국의 경제 제재를 받는 이란은 우라늄 농축시설을 확장하고 또한 이스라엘과 맞서고 있는 헤즈볼라와 후티 반군은 로켓을 쏘면서 저항하자 이를 어떻게 제어할지 미국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미국은 이란과 이스라엘이 전면전 위기로 치달을 때도 미국이 이란을 직접 공격하거나 전선을 확대할 의도가 없다는 사실을 이란에 일깨우면서 확전을 경계해 왔다. 그러는 사이 중동전쟁은 잠잠해지기는커녕 더 확산될 위기로 몰려가고 있다. 그렇다고 11월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전쟁을 확대할 수도 없고 또 그러다보니 이란이 배후에 있는 헤즈볼라나 후티 반군의 반발성 공격도 더 심해지고 있어서 미국은 그야말로 ‘대략난감’ 상황이다.


문제는 이런 상황이 지속되면 될수록 이란을 중심으로 한 소위 ‘악의 축’ 세력들이 더욱 발호할 수 있다는 것이고 그럴수록 이스라엘과의 전쟁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여기에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간 전쟁도 지속되고 있어서 미국의 고민은 날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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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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