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 전투기, 국경너머 러 본토 첫 폭격]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 본토 목표물을 타격하는 일이 벌어졌다. 러시아는 경천동지할 일이지만 문제는 이러한 우크라이나의 공중타격이 이제 시작이라는 점이다. 심지어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최첨단 스텔스 전투기 SU-57을 포격하는 일도 발생해 러시아를 경악하게 만들었다.
영국의 스카이뉴스는 10일,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와의 전쟁 발발 이후 처음으로 러시아 본토의 목표물을 타격했다”고 단독 보도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소식통은 스카이 뉴스에 “우크라이나 공군이 9일 러시아 서부 벨고로드 지역의 러시아군 지휘 거점(Russian command node)을 타격했다”면서 “피해 평가는 아직 진행중이지만, (목표물이)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벨고로드는 우크라이나 동북부와 가까운 국경 근처 러시아 지역이다.
스카이 뉴스는 이어 “우크라이나 공군이 싣고 간 포탄을 러시아 본토 목표물에 투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그 이전에는 우크라이나군이 드론을 통해 러시아 본토를 수차례 공격해 왔었다. 이런 점에서 스카이뉴스는 “전투기를 동원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은 러시아 입장에서 새로운 확전으로 여길 수 있다”고 짚었다. 일단 이번 공격에 서방 국가가 지원한 무기가 사용됐는지 등 어떤 종류의 탄약이 사용됐는지는 즉시 확인되지 않고 있다.
주목할 것은 우크라이나 전투기의 러시아 본토 타격이 최근 미국과 프랑스, 영국 등이 러시아 본토를 공격하는데 자국산 무기를 사용해도 좋다고 허락한 이후 우크라이나 전투기로 본격적인 러시아 본토 타격이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이는 앞으로 우크라이나 공군이 자국의 전투기를 활용해 러시아 본토를 얼마든지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의 대응이 주목된다.
[우크라이나, 러시아 내 최고의 Su-57 전투기 타격]
우크라이나 전투기가 러시아 본토 벨고로드를 타격한 것과는 별개로 러시아군의 최신예 스텔스 전투기 수호이(Su)-57 전투기를 처음으로 공격해 파손시켜 주목을 끌고 있다.
영국의 텔레그래프는 10일, 우크라이나 국방부 산하 정보총국(GUR)의 발표를 인용해 “러시아의 Su-57 다목적 전투기가 전선에서 589㎞ 떨어진 러시아 아스트라한의 비행장에서 공격당했다”면서 “Su-57은 러시아의 가장 현대적인 전투기로, Kh-59와 Kh-69 미사일을 탑재할 수 있는데, 이 비행기가 손상된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공격 수단과 경위 등은 구체적으로 공개하지 않았다.
이번에 우크라이나군의 공격을 받은 아스트라한(Astrakhan)은 러시아 서남부 카스피해 연안에 있으며 러시아가 점령 중인 크름반도에서도 상당히 떨어진 본토 지역이다.
우크라이나 정보총국(GUR)은 Su-57 피격의 근거로 두 장의 위성사진을 공개했다. 사진을 보면 지난 7일 촬영됐다는 이미지에는 Su-57이 온전한 상태로 비행장에 대기 중이었지만, 이튿날 사진에는 같은 지점에 검게 그을린 흔적이 보인다.
그런데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SU-57 피격이 주목을 받는 것은 러시아도 몇 대만 보유하고 있을 정도로 최첨단의 최신형이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에 따르면 러시아는 2022년 2월 전쟁 개시 이후 357대의 항공기를 잃었는데, 그 중 Su-57 전투기는 한 대도 없었다. 실제로 Su-57은 스텔스 성능을 갖추고 뛰어난 기동성을 보이는 5세대 전투기로 분류된다. 미국의 F-22, F-35 등도 5세대 전투기다.
이 폭격기는 노후화된 MiG-29와 Su-27을 대체하기 위해 설계되었으며, 2020년 12월에야 러시아 공군에서 운용되기 시작했다. Su-57 전투기 한 대당 제작 비용은 약 22억 루블(340억원)에 달한다.
Su-57은 레이더 흡수 섬유 유리와 같은 스텔스 능력뿐만 아니라 '슈퍼 기동성'과 Kh-59 및 Kh-69 초음속 미사일을 탑재하고 발사할 수 있는 큰 적재 용량으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이날 SU-57 피격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언급하지 않았지만, 러시아 군사 블로거들은 “악투빈스크(Akhtubinsk)의 비행장이 3대의 드론 공격을 받았다”면서 “SU-57 한 대가 공격을 받아 파괴되었으며 현재 복구가 가능한지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또한 텔레그램 채널 구독자가 120만명에 달하는 군사 블로거 라이바는 “러시아 당국이 취약한 비행장에서 러시아 전투기를 보호하기 위해 충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서 “파괴된 SU-57 수리 비용으로 얼마든지 방공망 조치를 취할 수 있었지만 지난 2년 넘은 전쟁 기간동안 우크라이나군의 빈번한 공격에도 불구하고 군 책임자들은 어떠한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러시아 당국은 어떠한 의사표현도 하고 있지 않지만 로이터 통신은 이날 러시아 국영 리아노보스티 통신 소속 언론인 알렉산드르 카르첸코가 소셜미디어에 “군용 항공기를 보호할 격납고가 부족하다”는 메시지를 게재한 것이 이번 일과 관련있을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러시아의 SU-57을 파괴한 것에 대해 환호를 보내고 있다. 우크라이나 언론들은 이번 작전에 대해 “러시아의 뺨을 때렸다”고 보도했다.
[또다시 제기된 러시아의 방공망 허점]
특히 눈여겨볼 것은 우크라이나의 전투기가 러시아 본토 타격을 나섰음에도 러시아의 방공망이 전혀 작동되지 않았으며, 우크라이나의 드론이 러시아의 최첨단 스텔스기를 공격할 때도 마찬가지였다는 점이다. 이는 그동안 러시아의 공중 방어망이 철통같다고 자랑해왔던 것과는 완전 동떨어져 있다는 점에서 러시아군의 실력이 도대체 어느 수준인지 다시한번 돌아보게 만든다.
텔레그래프도 국방 분석가인 바딤 라바스의 말을 빌어 “러시아의 비행장 방어 시스템이 취약하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SU-57 타격만 하더라도 이틀 연속으로 드론이 비행장 방공망을 뚫었다는 것에 주목해야 하는데, 이는 러시아가 비행장을 방어할 방공 시스템이 부족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짚었다.
텔레그래프에 의하면 Su-57을 공격하기 몇 시간 전, 우크라이나 드론은 Tu-22M 중폭격기가 있는 러시아 남부 북오세티아의 모즈독 공군기지를 공격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러시아 국방부는 자국군이 드론 3대를 격추했다고 밝혔지만 우크라이나 관리들은 중폭격기에 대한 타격은 없었다고 주장했다.
[우크라이나, 흑해에서 러시아 상륙함 또 파괴]
아울러 우크라이나군 소식통은 8일 오후 흑해에서 아조프해로 이동한 러시아 상륙함 한 척을 타격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텔레그래프는 “이 함정은 우크라이나의 공격으로 침몰하거나 사용할 수 없게 된 7척의 로푸차급 상륙함 중 다섯 번째 함정이 되었다”고 밝혔다.
텔레그래프는 이어 “이번 공격 성공은 러시아가 흑해나 동쪽에서 자유롭게 작전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라며 “러시아의 탄약 및 주요 군수품 수송을 저지함으로써 우크라이나군 군대의 전투를 직접적으로 지원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러시아 군은 이러한 선박을 사용하여 탄약과 보급품을 점령 도시인 마리우폴로 운송하여 전선으로 이동하도록 돕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에 의한 이번 공격은 러시아의 탄약 및 주요 군사 물자 수송을 저지함으로써 우크라이나 군대의 지속적인 전투를 직접 지원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것이다.
텔레그래프는 그러면서 “러시아군에 대한 공격은 우크라이나의 드론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고가의 군함과 전투기를 보호하지 못한 해군과 공군의 실패에 분노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화나게 할 것”이라면서 “푸틴 대통령이 부패하고 무능하다고 생각되는 고위 관리들을 숙청한 지 한 달 만에 러시아 국방부는 이번 공격으로 더 많은 비판에 직면하게 되었다”고 정리했다.
[수렁에 빠진 푸틴, 돌파구 마련할 시간이 부족하다!]
현재의 전쟁 상황과 관련해 블룸버그는 지난 9일, “수개월 동안 러시아 군대는 무기와 탄약이 부족한 우크라이나 군대를 상대로 전장에서 제한적인 성과를 거두었을 뿐”이라면서 “군대의 우위가 약화되기 시작하면서 푸틴 대통령에게는 점점 더 큰 도전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는 이어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유럽 동맹국으로부터 수십억 달러 규모의 무기를 새로 들여오는 가운데, 러시아는 에너지 인프라를 포함한 우크라이나 도시에 미사일과 드론을 계속 발사하고 있지만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는 기회는 점점 좁아지고 있다”면서 “우크라이나 북동쪽 하르키우 지역에서 새로운 전선을 개척하려는 러시아의 시도는 국경을 따라 완충지대를 만들려는 푸틴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이미 수렁에 빠진 것처럼 보인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러시아군은 우크라이나가 무기가 부족한 틈을 타 보브찬스크 주변을 얻기 위해 상당한 병력을 동원해 전투를 벌였지만 엄청난 피해만 입으면서 성과도 거두지 못했고, 우크라이나 동부의 전략적 요충지인 아우디이우카를 점령한 이후 몇 달 동안의 전투에서 막대한 사상자를 내며 소폭 진격했을 뿐이다.
이에 대해 모스크바에 본부를 둔 전략 및 기술 분석 센터의 루슬란 푸코프 대표는 블룸버그에 “우크라이나 군대를 고갈시키려는 러시아의 소모전 전략은 러시아 군대 자체에도 매우 비싸고 피비린내 나는 일로 되돌아 오고 있다”면서 “이는 러시아 측의 과도한 병력 고갈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결국 우크라이나에 반격의 기회를 제공한다”고 꼬집었다.
눈여겨볼 것은 미국의 무기 공급 중단으로 러시아군이 전선 돌파를 위해 엄청난 병력과 물량공세를 펼쳤지만 10대 1의 열세에도 불구하고 대부분 전선을 지켜냈다는 점이다. 그리고 미국이 다시 무기공급을 재개하면서 전세는 우크라이나쪽으로 기울고 있다.
여기에다 서방국가들이 자국 무기로 러시아 본토 타격을 승인하면서 러시아의 입지는 날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리고 이미 우크라이나군에 대한 훈련 교관 파견을 결정한 프랑스군은 어쩌면 나토군 연합은 아니지만 몇몇 국가 연합의 병력파견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음 수가 주목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런던 소재 국제전략문제연구소의 지상전 선임연구원인 벤 배리는 “서방진영의 무기 공급과 원조 재개로 인해 올해 러시아가 승리를 거둘 가능성이 크게 낮아졌다”면서 “러시아가 가장 많은 군인을 보유하고 있지만, 많은 일류 장갑차가 파괴되었는데 러시아군이 전쟁 이전인 2022년 수준으로 군대를 재건하는 데 수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러시아나 우크라이나 양쪽 모두가 안고 있는 고민은 병력 부족이다. 그러나 러시아는 추가 병력을 동원할 여력이 전혀 안보인다. 이는 우크라이나도 마찬가지지만 이런 측면에서 프랑스를 중심으로 병력 파견 가능성이 거론되고 있는 것이다. 이는 푸틴에게 최악의 카드이자 푸틴을 존망의 위기로 몰아가는 최후의 카드가 될 것이다.
-Why Times Newsroom Desk
-미국 Midwest 대학교 박사
-월간 행복한 우리집 편집인
-월간 가정과 상담 편집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