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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신용평가사 피치, 中경제에 또 찬물 끼얹었다! - 피치, 중국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조정 - 얼마나 심각하기에 피치는 신용등급을 하향했을까? - 충격에 휩싸인 중국, “재정정책 제대로 반영 안됐다”
  • 기사등록 2024-04-11 05:1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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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치, 중국 신용등급 전망 '안정적→부정적' 조정]


중국의 국가신용등급이 또 추락했다. 그리안해도 경기 진작을 위해 갖은 방법들을 다 도입하고 있고, 대외적으로도 경제가 살아나고 있다고 온갖 선전선동을 하고 있는 마당에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가 국가신용등급을 부정적으로 평가하자 중국 당국은 망연자실한 듯 보인다.



블룸버그는 10일(현지시간) “국제신용평가사 피치가 이날 중국이 부동산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 국가부채를 계속 늘림으로 인한 공공재정의 위험을 언급하면서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낮췄다”면서 “피치의 결정이 발표되자 중국 당국은 크게 당황하면서 이러한 결정에 대해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특히 “중국이 부동산 의존 성장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는 과정에서 경제 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재정 정책은 앞으로 몇 년간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것 같고, 이는 부채를 지속적으로 증가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5.8% 수준이었던 중국 정부의 재정적자가 올해 GDP의 7.1%로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엄격한 코로나19 억제 조치로 인해 중국 경제가 타격을 입었던 2020년 재정적자가 GDP의 8.6%에 달했던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피치는 또한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지난해 5.2%에서 4.5%로 낮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중국 경제에 대한 전망을 상향 조정한 씨티그룹이나 국제통화기금(IMF)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피치의 발표가 중국에게 주는 충격이 클 수밖에 없는 것이 중국 경제에 있어 상당히 중요하고도 민감한 시기에 나왔기 때문이다.


다음 주에는 중국 정부가 1분기 성장률을 포함한 주요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며, 중앙은행은 주요 대출 금리를 결정할 예정이다. 금융 시장은 올해 초 제조업과 수출에서 고무적인 수치가 나온 이후 경제가 최악의 상황을 벗어났는지에 대한 단서를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이렇게 중국 당국이 글로벌 국가와 기업들에게 중국 경제가 상승하고 있다는 쇼를 하려고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돌연 피치가 국가신용등급 하향 조정 조치를 발표하면서 찬물을 끼얹은 셈이다.


이에 대해 크레딧 아그리콜의 이코노미스트 샤오지아 지는 “(중국 당국이) 이러한 데이터 발표 준비에 시장이 집중하고 있지만, 이미 (중국 당국에 대한) 신뢰 수준이 낮은 상황에서 피치의 결정은 중국에 대한 단기 시장 심리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중국 당국에 더욱 치명적인 것은 국제적 신용평가사인 무디스 역시 지난해 12월 5일,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는 점이다.


무디스는 당시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은 중국 당국이 부채가 많은 지방 정부와 국영 기업에 대한 재정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는 증거가 늘어나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이는 중국의 재정·경제·제도적 역량에 광범위한 위험을 초래한다고 설명했다.


무디스는 또한 “이번 전망 변화는 구조적, 지속적으로 낮은 중기 경제 성장과 지속적인 부동산 부문 축소를 반영한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얼마나 심각하기에 피치는 신용등급을 하향했을까?]


그렇다면 무디스에 이어 피치는 왜 중국의 국제신용등급을 하향했을까? 가장 중요한 이유는 역시 부채문제이다. 블룸버그에 의하면 중국은 지난 수십 년간 세계 최고 수준의 성장률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경제에 자금을 집중 투입하면서 중국의 공공 부채는 지난 십여 년 동안 빠르게 증가했다. 민간주도의 성장이 아니라 이른바 국가주도의 성장을 해 왔다는 의미다.


문제는 중국 GDP의 1/4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경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자 중국 당국이 가계 경제를 진작시키기 위해 가계와 기업에 새로운 부양책을 쓰고 있는데, 이러한 정책 자체가 공공부채의 증가를 불러왔다는 점이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실제로 국제결제은행의 발표를 보면 지난해 중반 기준 공공 부채는 국내총생산의 80%에 육박했는데 이는 2010년대 중반의 약 2배 수준이다. 이는 일본과 미국 등 많은 선진국보다 훨씬 낮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신흥 시장으로서는 상대적으로 높은 수치라 할 수 있다. 중국의 자체 정부 부채 측정에 따르면 2023년 말 정부 부채는 GDP의 56%로 팬데믹 이후 급격히 증가했다.


물론 이러한 부채 위기가 다른 개발도상국과 같이 금융위기를 불러올 가능성은 아직 낮다. 사실상 정부가 은행 시스템의 1/3 이상을 소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중국의 국채가 투매될 가능성 역시 낮다. 실제로 해외 투자자들은 지난해 10월 이후 꾸준히 중국의 국채를 순매수하고 있기도 하다. 이런 점에서 피치는 중국의 장기 외화 발행자 채무불이행 등급은 A+로 유지한 것이다.


그럼에도 중국의 국가부채 증가가 경제상황에 부정적인 이유는 이로인해 추가 성장의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한마디로 경기 진작을 제대로 할 무기를 잃어버리게 됨으로 인해 중국 경제의 침체가 더욱 지속될 수밖에 없고, 특히 중국 경제의 구조상 지방정부들의 부채가 급격히 증가하면서 중국의 기초가 무너질 수 있다는 우려를 감안해야만 할 것이다.


사실 중국은 올해 주택 시장의 위기 심화, 지방 정부의 부채 위기, 글로벌 성장 둔화, 지정학적 긴장 등으로 코로나19 이후 경제 회복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중국 경제는 하반기 들어 소비가 일부 회복되는 등 반등 조짐이 나타나고 있지만, 중국 당국의 경제회복 동력이 여전히 약하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충격에 휩싸인 중국, “재정정책 제대로 반영 안됐다”]


이렇게 세계적인 신용평가회사인 무디스에 이어 이번에 피치마저도 국가신용등급을 하향 조치하자 중국 당국은 충격에 휩싸였다. 당장 중국 정부는 피치의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 조정에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국 재정부는 이날 피치의 발표 직후 홈페이지에 올린 입장문에서 “피치의 평가 시스템은 중국의 재정 정책이 경제성장을 촉진하고 거시 레버리지 비율을 미래 지향적으로 안정화하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점을 효과적으로 반영하지 못했다”면서 유감을 표명했다.


재정부는 이어 국제사회의 우려가 커지고 있는 지방정부 부채 문제와 관련해 “숨겨진 부채의 규모도 점진적으로 줄어들고 있다”며 “중국의 지방 정부 부채 해결 작업은 질서 정연하게 진행되고 있으며 위험은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재정부는 지난 무디스의 신용등급 하향 전망 당시에도 “부동산 부문과 지방 정부 위험도 통제 가능하다”고 주장한 바 있다. 재정부는 당시 “모니터링 메커니즘 개선, 위장 불법 차입 금지, 신규 플랫폼 기업 설립 차단 등 종합적인 정책을 시행함으로써 리스크를 완화하고 있다”며 “중국의 지난해 말 국가채무는 총 61조위안(약 1경1천200조원)으로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은 국제적 위험선으로 평가받는 60%보다 크게 낮은 50.4%에 불과하다”고 반박했었다.


그러면서 재정부는 “중국은 올해 5% 안팎의 경제성장 목표를 설정했다”면서 “중국 경제의 장기적인 발전 추세는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특히 집권 공산당 관리들은 경제에 대한 부정적인 논평에 더욱 민감하다. 당장 중국 인민들에 대해 자신감을 강화하고 자본 유출을 막기 위해 긍정적인 지표들만 중국내에 노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피치의 신용등급 하향 조치는 상당한 심리적 타격으로 다가올 것으로 보인다.


한마디로 글로벌 신용평가회사들이 중국 경제의 전망을 어둡게 보고 있어서다. 그러니 중국 입장에서는 이만한 악재가 없다. 이렇게 되면 중국 당국이 경제에 관련해 어떠한 희망적 자료들을 쏟아내놓는다 할지라도 색안경을 쓰고 바라볼 수밖에 없을 것이다. 더불어 이미 썰물처럼 빠져나간 글로벌 자금들이 중국으로 유턴하기는 더더욱 어려워질 것이다. 이러니 중국 당국이 암담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 진짜 큰 문제는 중국 당국이 중국 경제에 대한 실상을 여전히 화장하고 분칠하는데만 급급하지 실체를 드러내 놓으면서 솔직하게 대안을 제시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이번 무디스에 이어 피치까지 국가신용등급에 부정적 전망을 했음에도 이를 겸허하게 받아들이려는 생각은 1도 없다. 이러한 중국의 태도가 중국 당국을 더욱 신뢰할 수 없게 만들고 있다. 참으로 답답한 나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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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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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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