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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이스라엘 최악의 날, 하루에 군인 21명 몰사 - 하마스 공격에 이스라엘 병사 21명 몰사…개전후 최대 - 네타냐후 “절대적 승리까지 싸움 멈추지 않을 것” - 미·영, 친이란 후티 홍해공격 기반에 다시 대대적 공습
  • 기사등록 2024-01-23 23: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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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마스 공격에 이스라엘 병사 21명 몰사…개전후 최대]


이스라엘이 하마스와의 전쟁 시작후 최악의 날을 맞았다. 하마스의 로켓추진유탄(RPG) 공격으로 가자지구 인근에서 작전을 수행하던 이스라엘군 병사 21명이 한꺼번에 사망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 현지매체인 타임스오브이스라엘(TOI)은 23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 수석대변인인 다니엘 하가리(Daniel Hagari) 소장이 전날 가자지구 중부 분리 장벽에서 600m가량 떨어진 키수핌에서 하마스의 유탄 공격으로 건물이 붕괴하면서 병사 21명이 몰살됐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하가리 소장은 이어 “지금까지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어제 오후 4시께 테러범들이 유탄을 쏴 병사들을 보호하던 탱크를 맞혔다”면서 “동시에 2층짜리 건물 두 채가 붕괴됐다”고 밝혔다.


하가리 소장은 또한 “건물들은 폭발의 충격으로 붕괴했는데, 숨진 병사들은 대부분 완충지대 조성을 위한 구조물 철거를 위해 건물 안에 있었다”면서 “건물 붕괴를 유발한 폭발은 철거를 위해 아군이 설치했던 폭발물이 터진 데 따른 것으로 보이는데, 폭발물이 터진 정확한 원인은 조사 중”이라고 부연했다.


앞서 이스라엘군은 전날 공수여단 소속 장교 3명이 다른 전투 상황에서 사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스라엘군은 이렇게 22일 하루동안 24명의 전사자를 기록했는데, 이는 하마스와의 전쟁 개시 이후 가장 많다. 이로써 이스라엘군의 지상전 누적 전사자 수가 219명으로 늘어나면서 200명 선을 넘어섰다.


이에 대해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는 “전쟁 발발 이후 가장 힘든 날 중 하나”라면서 “우리 영웅들의 이름으로, 우리의 생명을 위해 우리는 절대 승리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헤르조그 이스라엘 대통령도 “사망자 수의 규모를 알게 되면서 견딜 수 없을 정도로 힘든 아침을 맞았다”고 비통해했다.


[네타냐후 “절대적 승리까지 싸움 멈추지 않을 것”]


불의의 일격을 당한 이스라엘의 지도부는 전쟁 중단과 인질 석방 협상에 나서라는 안팎의 압박과 전사자 증가에도 전쟁을 멈추지 않겠다는 의지를 재천명했다.


요아브 갈란트 이스라엘 국방부 장관은 소셜미디어 엑스(X, 구 트위터)에 “힘들고 고통스러운 아침”이라면서도 “이 전쟁은 이스라엘의 향후 수십년의 운명을 결정할 변수다. 병사들의 산화로 우리의 전쟁 목표 달성은 더 긴요해졌다”고 강조했다.


또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도 “우리는 어제 개전후 가장 힘든 하루를 경험했다”며 “영웅들의 이름으로 그리고 우리의 삶을 위해, 절대적인 승리를 쟁취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러한 결의에 따라 이스라엘의 대대적 반격도 재개됐다. 이스라엘군은 23일, “가자지구 남부 최대도시 칸유니스 포위를 완료하고 도심 깊숙이 자리잡은 하마스 요새를 공략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전날(22일) 9사단이 칸 유니스 서쪽에 대한 공세를 주도하고, 7기갑여단과 기바티 보병 여단이 도시를 포위했다”며 “9사단 특공 여단이 칸 유니스 깊은 곳에서 작전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비관론도 터져 나오는 이스라엘 속사정]


그런데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하마스와의 전쟁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이번 이스라엘군의 몰살은 앞으로의 전쟁 분위기에도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에후드 바라크(Ehud Barak) 전 이스라엘 총리는 “네타냐후 총리 정권 지속 시 가자지구 전쟁이 수렁에 빠지게 될 것”이라며 “네타냐후 총리가 물러나야 전쟁을 끝낼 수 있다”고 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2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의 인터뷰를 통해 “네타냐후 총리가 대중의 신뢰를 잃었다”면서 “가자지구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곧바로 선거를 치르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어 “네타냐후 총리가 지난해 10월7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기습공격을 막지 못한 책임을 지고 이미 사임했어야 함에도 여전히 권력에 매달려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또한 “이스라엘 쪽에는 리더십의 공백이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가 취약해진 권력을 계속 유지하려 한다면, 이스라엘은 앞으로 수년 동안 가자지구의 진흙 구렁텅이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더불어 “이스라엘 초대 총리인 다비드 벤구리온이나 이츠하크 라빈 전 총리 같은 지도자들은 국익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권력의 정점에 섰지만, 네타냐후 총리는 자신을 위한 개인적 헌신을 이유로 그렇게 하고 있다”면서 네타냐후 총리에게 “신의 이름으로, 물러나라”고 일갈했다.


이는 2차 세계대전 초기 오판을 거듭한 네빌 체임벌린 당시 영국 총리를 향해 1940년 같은 보수당 상원의원인 레오폴드 에이머리가 한 연설을 인용한 것이다.


바라크 전 총리는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미국 등의 국제사회가 지지하는 팔레스타인 분쟁 해결안인 '두 국가 해법'에 거부 의사를 밝힌 데 대해서도 “그가 두 국가 해법에 반대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앞으로 나아갈 진정한 기회를 파괴했다”고 평가했다.


바라크 전 총리는 그러면서 베잘렐 스모트리히 재무장관과 이타마르 벤-그비르 국가안보장관 등 연정 내 극우 정치인들을 미국 1·6 의회폭동을 주도한 극우 단체 '프라우드 보이스'(Proud Boys)에 비유하며 네타냐후 총리가 그들에게 의존하고 있으며 그들의 인질이 됐다고도 했다.


바라크 전 총리의 이같은 발언은 이스라엘 내에서도 상당한 신임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가 지난 2008년 12월∼2009년 1월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3주간 전쟁을 벌였을 때, 국방장관을 지낸 적이 있을 정도로 전문가적 식견을 가지고 있어서다.


그는 또한 특공대 출신 정통 군인으로 1967년 제3차 중동전쟁, 1973년 제4차 중동전쟁 등에 참전했으며, 1976년 팔레스타인 무장조직에 납치된 항공기 승객 전원을 우간다 엔테베 공항에서 구출한 '엔테베 작전' 등을 지휘했다. 1991∼1995년에는 육군참모총장을 역임했다.


그런 바라크 전 총리가 네타냐후 총리가 내세운 '하마스 제거' 목표는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바라크 전 총리는 “이스라엘은 하마스의 군사력과 통치능력을 파괴하지 않으면 승리를 선언할 수 없지만, 하마스 입장에서는 그저 살아남기만 해도 이기게 된다”며 “이스라엘이 (하마스 지도자) 야히야 신와르를 죽여도 그들(하마스)은 살아남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전쟁의 개념을 잘못 이해하고 있거나, 자신의 정치적 이해 때문에 사실상 달성 불가능한 전쟁 목표를 삼고 있다고 말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이런 관점에서 바라크 전 총리는 “분쟁에서 탈출할 시간이 촉박해졌다”면서 “미국 등 우방이 등을 돌리기 전에 총선을 치러 네타냐후 총리를 물러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영, 친이란 후티 홍해공격 기반에 다시 대대적 공습]


한편, 미국과 영국은 예멘의 친이란 반군 세력인 후티의 상선 공격을 차단하기 위해, 예멘 내 후티 군사시설을 또다시 대대적으로 공습했다.


미국 국방부는 22일(현지시간) “미군과 영국군이 호주, 바레인, 캐나다, 네덜란드의 지원을 받아 예멘에 있는 8개 후티 표적에 대한 추가 공습을 감행했다”고 밝혔다.


현재까지 미군과 영국군은 후티 반군에 대해 8차례 공습했으며, 이번 공격이 이 중 두 번째로 큰 규모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는 “이번 공습이 홍해를 지나는 상선과 해군 함정에 대한 후티의 계속된 공격에 대한 대응”이라면서 “후티의 미사일 및 공중 감시 역량과 관련된 지하 시설과 장소 등을 겨냥한 이번 공습이 후티의 공격에 비례했고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익명의 미국과 영국 당국자, 후티 관계자들을 인용, “예멘 근해에 배치된 미국과 영국 함대가 후티의 미사일 무기고, 로켓 발사대, 지하 무기고, 창고, 레이더, 드론, 미사일 및 공중 감시시설 등을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이번 공습에는 중동에 투입된 미국 항공모함 드와이트 아이젠하워호와 현지 공군기지에서 출격한 전투기들이 폭격을 가하고 다른 군함과 잠수함들도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후티 반군의 수장 압둘 말리크 알후티는 TV 연설을 통해 “미국의 공습이 자신들의 선박 공격과 미국과의 대결을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가자지구의 팔레스타인인을 돕는다는 명분을 내걸고, 작년 11월부터 아시아와 유럽을 잇는 주요 교역로인 홍해를 지나는 상선들을 잇달아 공격해왔다.


한편, 미국이 홍해에서 친이란 예멘 반군 후티의 상선 공격을 막기 위해 군사 작전을 벌이는 가운데, 미 해군 5함대 사령관 브래드 쿠퍼 중장은 22일(현지시간) AP통신과 전화 인터뷰에서 “후티 반군의 선박 공격에 이란이 매우 직접적으로 관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후티 반군은 이스라엘과 전쟁 중인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를 지원한다는 명목으로 지난해 11월부터 홍해를 지나는 선박을 최소 34차례 공격했다.


이란은 하마스와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는 물론 후티 반군에도 오랫동안 무기와 훈련, 자금을 지원해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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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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