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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분석] 중국의 갑질에 열받은 아프리카, “더이상 굴욕당하지 않겠다!” - “중국의 실수가 미국에 놀라운 기회 제공” - 새로운 공사에서 중국의 입찰 거부한 앙골라 - 아프리카 장악을 위해 모든 외교 쏟아부었던 중국
  • 기사등록 2024-01-23 00: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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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 끝판왕 중국, 아프리카는 실망했다!]


중국이 그동안 ‘다자주의’를 내걸고 아프리카 세력 규합을 위해 전심 전력의 외교를 쏟아 왔지만, 중국이 아프리카 국가들을 상대로 굴욕을 느낄 정도의 갑질을 행함으로 인해, 이젠 등을 돌리고 있다. 그리고 바로 그 틈새를 미국이 파고 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2일(현지시간)자 지면을 통해 “중국의 한 국영기업이 2012년 앙골라 중부 루에나에 기차역을 완공한 후, 역사 내 출발시간과 차표 가격을 표시하는 전광판을 제어하는 컴퓨터 비밀번호를 앙골라 철도 직원들에게 가르쳐주지 않고 자국으로 돌아가 버림으로 인해 지금까지도 10년이 지난 지금도 전광판에 그대로 표시돼 있다”고 보도했다.


WSJ은 이어 “앙골라 국영철도 직원 등 업계 관계자들은 로비토와 콩고를 연결하는 철도노선에서는 중국의 조악한 건설로 역 운영이 멈추기 일쑤였고, 컴퓨터 서버가 나가고, 전화가 끊기고, 열차가 철로를 벗어나는 일도 많았다”고 전했다.


실제로 그동안 중국이 공사를 했던 앙골라의 대서양 항구 로비토와 광물이 풍부한 콩고를 연결하는 800마일의 철도는 사용이 불가능할 정도로 형편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WSJ은 그러면서 “주요 철도에서의 중국의 갑질같은 실수로 인해 미국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중국의 사업적 지배력을 견제할 기회를 얻게 됐다”고 논평했다.


사실 아프리카 남부에 위치한 앙골라는 한때 공산권 국가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가장 큰 중국 인프라 차관의 수혜국이었다는 점에서 앙골라가 중국에 등을 돌렸다는 것은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자칫 아프리카를 향한 중국의 전략이 모두 틀어질 수도 있어서다.


[새로운 공사에서 중국의 입찰 거부한 앙골라]


중국의 갑질에 가까운 실수의 효과는 곧바로 나타났다. 지난 2022년 앙골라는 ‘로비토 회랑’ 노선을 따라 화물 서비스를 재건하고 운영하겠다는 중국의 제안을 거부했다. 대신 미국의 지원을 받는 스위스-포르투갈-벨기에 컨소시엄이 콩고에서 앙골라의 대서양 연안까지 수백만 톤의 구리, 망간, 코발트 등 친환경 에너지 광물을 30년간 운송할 수 있는 ‘로비토 회랑’의 철도 운영권을 확보했다.


미국은 17억달러(약 2조3천억원) 규모의 이 프로젝트가 성공할 수 있도록 2억5천만달러(약 3천344억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로비토 회랑 사업권을 빼앗긴 이후 중국 입찰을 주도해 왔던 시틱(Citic)은 로비토의 컨테이너 항구를 운영할 수 있는 별도의 앙골라 정부 사업권에서도 손을 뗐다.


이번 입찰에서 승리한 컨소시엄의 파트너인 트라피구라의 고위 임원 줄리앙 롤랑은 “시틱과 입찰 경쟁을 벌였을 때 그들은 자신들이 이길 것이라고 확신했다”면서 “정작 그들이 패배하자 화가 나서 항구 운영권까지 철수하겠다고 말했다”고 밝혔다. 그만큼 충격이 컸다는 의미다.


아프리카 국가 중에 중국에서 가장 많은 인프라 차관을 들여온 앙골라가 중국 대신 미국을 선택한 것은 일대 사건으로 여겨졌다. 이에 대해 미국의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9월 철도 입찰에 성공한 것을 두고 “이것은 판도를 바꾸는 지역 투자”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아프리카 장악을 위해 모든 외교 쏟아부었던 중국]


흥미로운 것은 중국이 그동안 아프리카를 장악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모든 외교적 수단을 강구해 왔다는 점이다. 특히 중국은 지난 10년간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을 통해 자원이 풍부한 아프리카에서 영향력을 확대해왔고, 그래서 앙골라 입찰에서도 당연히 자국이 이길 것으로 확신한 것이다.


사실 중국은 브릭스(BRICS·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신흥 경제 5개국)로 불리는 신흥국과 아프리카 대륙에서도 '우군 만들기'에 공을 들여왔다. 그래서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8월 21∼24일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 직접 참석하기도 했고, 남아공 방문 기간 중국·아프리카 정상회담도 따로 주재하며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우호를 과시하기도 했다.


중국은 또한 2017∼2022년 아프리카에 740억달러(약 99조2천억원) 규모의 그린필드 투자(기술과 경영권 확보를 위한 인수·합병(M&A)형 투자가 아니라 생산기지나 지점 설립이 목적인 투자)를 하며 동아프리카에선 제1투자국, 다른 지역에선 유럽·미국에 이어 제3투자국으로 떠올랐고, 해군 함대를 아프리카 곳곳에 파견하는 등 정치·군사적 연대도 강화하고 있다.


[“중국의 실수가 미국에 놀라운 기회 제공”]


그렇게 아프리카는 무조건 미국에 비해 우위를 차지하고 있다고 믿었던 중국이 앙골라의 아주 중요한 프로젝트에서 패배하면서 중국은 엄청난 충격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WSJ은 “바이든 행정부는 아프리카와의 상업적 관계 개선을 외교 정책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있는데, 이번 철도 승리는 미국과 동맹국들이 아프리카에서 경제적 지위와 정치적 영향력을 위해 자신의 힘을 유지할 수 있음을 보여줬다”면서 “중국이 앙골라에서 철도를 건설한 후 사후 관리를 부실하게 한 점도 입찰 결과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미국은 이후 앙골라에 더욱 공을 들이고 있다. 미국 수출입은행은 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열 에너지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앙골라가 미국산 장비를 구입할 수 있도록 9억달러(약 1조2천억원)를 빌려줬고, 지난해 9월에는 미국의 교량엔지니어링 회사인 아크로우(Acrow)가 앙골라에 철교를 판매할 수 있도록 3억6천만달러(약 4천800억원)의 대출 보증을 승인했다.


지난달에는 텍사스에 본사를 둔 철도 컨소시엄인 올-아메리칸 레일 그룹이 앙골라 정부와 앙골라 북부를 가로지르는 콩고행 열차노선 보수를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앙골라 교통부는 농업 무역에 더 초점을 맞춘 이 프로젝트와 관련된 잠재적 투자 규모를 45억 달러로 추산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해 11월, 주앙 루렌소 앙골라 대통령과의 오벌 오피스 회의에서 “이 최초의 프로젝트는 아프리카에 대한 미국의 최대 철도 투자로, 앞으로 몇 세대에 걸쳐 일자리를 창출하고 시장을 연결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은 앙골라군과 항공기, 탱크를 포함한 미국산 무기 수출을 위한 협상에도 들어갔으며, 로이드 오스틴 국방장관 등 여러 고위 관리가 최근 앙골라를 방문했다.


이러한 미국과의 우호 분위기를 강화하기 위해 이번 주에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도 앙골라를 방문할 예정이다.


[콩고에서도 압박 당하는 중국]


한편,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콩고가 2008년 중국과 체결한 62억달러(약 8조3천억원) 규모의 '광물-인프라' 맞교환 협정을 조정하면서 중국에서 70억달러(약 9조4천억원)를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콩고는 “중국이 자국의 구리와 코발트를 채굴해 가는 대가로 현지 기간시설에 투자하기로 한 이전 협정이 자국에 불리하게 이뤄졌고, 중국이 30억달러(약 4조원)를 기간시설에 투자하기로 한 협정상의 의무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다”고 주장해왔다.


재선에 성공한 펠릭스 치세케디 콩고 대통령은 이날 취임 연설에서 “재협상으로 확보한 자금이 곧 배정될 예정이며, 총 70억달러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쇠퇴가 미국에게는 새로운 기회]


사실 그동안 아프리카는 대부분 중국과 러시아가 정치적·경제적으로 장악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또한 미국이 아프리카에 진출한다는 것 자체가 많은 위험 요인을 수반하고 있었다. 워낙 정치적으로 불안한데다 중국과 러시아가 길들인 부패가 지나치게 팽배해 있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스턴 대학교 글로벌 개발 정책 센터의 연구원들에 따르면, 앙골라는 2000년부터 2020년까지 광업, 전력, 운송 및 기타 프로젝트를 위해 254건의 대출을 통해 426억 달러를 빌린 아프리카 최대 중국 인프라 대출 수혜국이었다.


그랬던 중국이 자국의 경제사정을 이유로, 아프리카를 향한 투자를 대대적으로 줄이고 있다. 또한 중국이 그동안 아프리카에 투자했던 도로, 항만, 공항 등의 투자는 대부분 적자이거나 사실상 사용 불능 상태로 빠져들었다. 중국이 해당국의 편의보다는 자국의 이익을 겨냥해 무작정 건설을 주도했기 때문이다.


이렇게 중국이 손을 댄 아프리카의 주요 기반 시설들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완공기일을 십년 넘게 넘기면서도 아직도 공사를 끝내지 못하는 일들까지 겹치면서 중국의 신뢰는 완전히 추락하고 있다.


이런 중국의 일대일로 관련 부실공사는 아프리카 뿐만 아니라 남미에서도 있었다. 지난해 12월 24일(현지시간), 중남미 매체 인포바에와 볼리비아 일간 엘데베르 등에 따르면, 중국의 국영기업이 공사를 한 중부 코차밤바∼산타크루스 고속도로 일부 복선 구간이 11월에 임시 개통했지만, 3주 만에 일부 지점 도로 경사면에서 산사태가 발생한 데 이어, 도로 표면이 심하게 갈라져 차량 통행이 중단된 것으로 확인됐다


일간 엘데베르에 따르면, 이 공사에 엄청난 부패와 부실공사가 함께 얽혀 있어 심각한 후유증을 낳을 가능성이 큰데, 이 공사를 했던 중국 국영기업 중국수전은 앞서 다른 남미 국가인 에콰도르의 최대 수력발전소 건설 사업과 관련해서도 부실 공사와 뇌물 스캔들 중심에 선 바 있어서 주목을 끌고 있다.


겉으로만 거창하지 속은 부실투성이, 돈이면 모든 것이 다 된다는 헛된 망상을 가진 나라가 바로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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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 푸단대학교 한국연구원 객좌교수
    -전 EDUIN News 대표
    -전 OUR NEWS 대표
    -제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정책기획팀장
    -전 대통령실 홍보기획비서관
    -사단법인 한국가정상담연구소 이사장

    -저서: 북한급변사태와 한반도통일, 2012 다시우파다, 선거마케팅, 한국의 정치광고, 국회의원 선거매뉴얼 등 50여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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